여기서 MBTI에 대한 자세한 분석식 글을 원하셨다면 그건 당신이 날 잘 모르는 거다.

아니면 지나치게 잘 알고 있든지.

ISTP의 인간형은 백과사전형이라고도 불린다.

백과사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아무나 펼쳐보면 어떤 정보라도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절대 맞춤정보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백과사전형 인간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두 가지에 당혹하게 된다.

1. 정보의 홍수

2. 자신이 원하지도 않았던 정보도 홍수

따라서 당신의 대화 상대가 ISTP라면 좀 세심하게 화제를 이끌 필요가 있다.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당신의 대화 상대는 당신이 전혀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들을 또 한보따리 끄집어내서 당신을 아연실색하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걱정할 것은 없다. 당신이 사전을 찾아서 필요한 정보만 추려내는 데 익숙하다면 주변에 있는 백과사전형 인간은 당신이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정보를 알려줄 것이며, 결코 거기에 인색하지 않을 것이다.



백과사전이 정보의 귀천을 따지지 않는 것처럼 ISTP의 인간은 정보의 귀천을 신경쓰지 않으며,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중증 활자중독을 동반한 정보중독증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ISTP형의 서재를 접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 서가에 어떤 책이 꽂혀 있더라도 놀라지 말라. 거기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들>과 사토 케이의 <천국에 눈물은 필요 없어>, 그리고 어디의 누군가가 모델인지도 모를 우라본(...)이 함께 꽂혀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백과사전은 거의 모든 정보를 전문가 수준으로 가지고 있지만, 어떤 분야의 전문서적도 될 수 없다. 깊이있는 맛이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ISTP의 인간은 어떤 분야에라도 평균 이상의 정보력을 발휘하지만 어떤 한 분야에서 진짜 전문가적인 고찰을 해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ISTP는 수동적이다. 그는 최고의 DB는 될 수 있을지언정, 최고의 팀원은 될 수 없다. 물론 팀원 대부분의 능동적이며 창조적인 가운데에 있는 한 명의 ISTP는 그 팀 전체에 최고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ISTP는 최고의 비평가이며, 그는 절대 부당한 비난을 하지 않는다. 동시에 그는 최악의 작가이며, 자기 자신의 DB는 그의 창작활동을 극단적으로 방해한다.
(ISTP의 작가성(?)에 대한 변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최악의 졸작(...)이라고 개인적으로 몇 번이나 말했던 <타나토노트>에 나오는 한 기자의 변을 읽어보시라. 난 그 대사의 뉘앙스는 기억하지만, 그 대사가 주는 깊이있는 맛(?)은 제대로 전달할 자신이 없으니 직접 찾아보시라 :))



모든 MBTI 검사에서 동일한 판정이 나왔다. 나는 ISTP다. 그리고... 대충 저런 성향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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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slove 2005. 3. 24. 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