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큐브로 나온 화엠 시리즈의 신작을 해보고 싶어서 근질근질합니다만, 게임큐브가 없어서 눈물만 흘리고 있답니다.
그래서 철지난 GBA용 봉인의 검을 꺼내서 하드모드를 진행중인데... 이거 정말 좌절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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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즐겼던 건, 스토리로는 문장의 수수께끼였고, 시스템 적으로는 외전 트라키아 776입니다.
트라키아 776이 어렵다 못해먹겠다 하시는 분들 참 많은데, 사실 1주기 플레이 때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2주기 플레이에서는 1주기에서 아쉬웠던 점들을 보완해 가며 꽤 재미있게 플레이했답니다.
트라키아 776은 그 사기적인 난이도와 함께 다섯 가지 난이도 하락 요인이 있습니다.
1. 체격 시스템의 도입과 그로 인한 포획, 구출 시스템 추가.
전작 성전의 계보와 트라키아 776의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역시 교환 커맨드의 부활과 체격 시스템의 도입이겠지요.
체격 시스템의 도입과 함께 재이동이 가능하면서 자신의 체격과 상관없이 체격 19까지의 캐릭터를 포획 혹은 구출할 수 있는 기병과 비병 계열 캐릭터들이 더욱 각광받게 됩니다. 문장의 비밀 1부에서 처음부터 등장하는 제이건은 스테이지 2부터는 아예 출전을 안시키지만, 트라키아 776에서는 저 구출 때문에라도 빈 자리가 있으면(물론 없으면 찬밥 되지만) 기병을 우선 채워넣게 되더군요.
포획으로 비싼 무기, 특히 무게 20이라서 도둑으로는 절대 훔쳐내지 못하는 데빌 시리즈를 훔쳐내는 건 기본이고, 구출 시스템을 잘 이용하면 마도사나 아쳐 계열도 자신있게 전방위로 나가서 공격하는 게 가능합니다. 공격한 다음 비행동 기병 캐릭터로 구출해 오면 되니까요. (물론 후방에 받아서 내려줄 캐릭터 한 명은 대기하고 있어야 합니다만 :)
하지만 사실 체격 시스템의 제일 수혜직업은 도둑입니다. 그건 두 번째 항목으로 넘길까요.
2. 훔치기 커맨드, 그 사기의 세계
네. 훔치기 커맨드가 트라키아 776에서 새로 선보였지요. 그 이후 작품인 봉인의 검에서도 훔치기 커맨드를 쓸 수 있습니다만, 트라키아 776에 비해 많이 약화되었습니다. 사실 사기성 짙은 훔치기 커맨드 때문에 트라키아 776은 난이도가 대폭 하락합니다. 이걸 통한 노가다가 가능하게 되었으니까요.
우선, 적에게 근접해서 훔치기를 사용합니다. 그럼 적의 소지품 중 훔칠 수 있는 것은 흰색으로, 없는 것은 회색으로 표시됩니다. 훔칠 수 있는 물건의 조건은 '자신의 체격보다 무게가 낮을 것'입니다. 체격 20짜리 도둑을 만들었다면 훔치지 못할 물건이라고는 데빌 시리즈밖에 없는 거죠. (묵념) 데빌 시리즈 외에 무게 20짜리 아이템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_-.
어쨌든 적을 맨몸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나서는 아군으로 둘러싸고 도둑은 계속 빈몸의 적에게 훔치기를 사용해서 물약 같은 걸 넘겨줬다 뺏었다를 반복합니다. 물약을 줄 때도 경험치는 꼬박꼬박 들어옵니다. 물론 뺏을 때는 말할 필요도 없지요. 물약을 줄 수 있는 것을 사용해서 맷집이 되는 캐릭터를 둘러싸고 물약을 줘가면서 약한 아군으로 패서 경험치를 쌓는 것도 가능합니다. 기왕이면 내구도 0짜리 무기로 하면 좋겠네요.
하지만 초반에는 좀 힘듭니다. 아시다시피 리피스의 초기 체격은 7, 라라의 초기 체격은 4인가 5밖에 안됩니다. 거기다 리피스는 체격이 좀 안 오릅니다. -_-
여기에서 12성전사의 서가 필요합니다. 네일의 서를 소지한 채 레벨업하면 체격 상승확률이 10% 증가합니다. 리피스나 라라는 적극적으로 네일의 서를 소지한 채 레벨업을 하는 게 좋겠지요. 물론 라라는 시프 20렙 -> 시프파이터 20렙 -> 댄서 20렙 -> 다시 시프파이터 20렙 이라는 황당할 정도의 레벨업이 가능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체격을 쓸만큼 올릴 수 있으니 리피스에게 네일의 서를 좀 밀어주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대신 라라에게는 이동력 상승확률 5% 증가 효과의 다인의 서를 갖고다니게 해주면 최고겠습니다. 2주기 플레이 때의 제 라라는 이미 스테이지 18에 시프파이터 레벨 20, 체격 20, 이동력 11의 괴물이었습니다 -_-.
이 방법을 쓰면 총합평가는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겠지만, 난이도는 확실히 하락합니다 (...)
3. 각종 보조지팡이의 홍수
적이 이것저것 보조지팡이를 많이 들고 나옵니다. 도둑으로 다 훔쳐냅니다(...). 특히 14장 외전에서 다크 메이지가 들고 나오는 리워프는 최대한 많이 뜯어냅니다. (전 여기서 한 스무개 가까이 뜯어서 펑펑 써댔습니다) 이제 레벨 20 하이 프리스트 사피의 깡패짓(...)이 시작됩니다. 라이브 리라이브 지팡이를 대량으로 장만해서 지팡이 사용 레벨을 올려놓는 것도 중요하지요. 특히 리브로 레스토어 사이레스 슬립 버서커는 아끼지 말고 퍼부어줍시다.
(재우고 생포해야 동료가 되는 미샤의 경우가 있으니 슬립 지팡이를 많이 얻지 못했다면 슬립은 그 시점까지 하나 정도는 아껴두세요.)
세이지 5인방-아스벨, 호메로스, 리노안, 사라, 세티-과 다크 메이지 세이람도 지팡이 레벨은 필히 A까지 키워줘야 합니다. 지팡이 레벨 A를 찍으면 세이지 5인방과 세이람도 사피의 깡패짓(...)에 동참시켜 줍시다(퍽). 난나는 레스토어 지팡이를 자주 사용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지팡이 레벨 올라서 나중엔 난나도 리워프 지팡이로 막 날아다닙니다.
세티 대신 사이아스를 아군으로 맞는 것도 괜찮습니다. 마력 성장률은 로난보다 낮다지만(궁수 주제에 로난이 마력이 너무 잘오르는거야(...)) 그래도 기본 능력치가 괜찮고, 하이 프리스트의 마법 라이트닝은 대 마법사 공략용으로는 최고입니다. :)
거기다 사이아스의 지휘 별수는 무려 세개! (그래도 적일 때는 열개더니 어째서 ;ㅅ;) 지휘 시스템에 대해서는 또 다음 항목에서 다룹니다.
4. 카리스마와 지원, 캐릭터간 지원보정, 거기에다 이번엔 지휘 시스템의 추가!
성전의 계보에서도 지휘가 있기는 했습니다만, 그건 주인공 전용이었습니다. 거기다 역시 3셀 이내 근접이 조건.
트라키아 776에서는 지휘 시스템이 대폭 바뀌었습니다.
별 하나당 3% 보정으로 좀 짠데, 대신 무려 '전 맵 커버'입니다. 별 열개 단 사이아스가 적으로 나타나는 스테이지가 정말 까다로운 이유이기도 한데... 사이아스가 적 군사로 맵에 등장하는 순간 적 전체가 명중 회피에 30% 보정을 받아버리는 겁니다. -_- 뭐, 금방 가버리니까 대충 시간 때우세요. :)
지휘의 별을 가진 캐릭터는 리프(초반에 없다가 스토리 진행상 하나 됐다 둘 됐다가 다시 하나로 줄어들지요) 외에도 위에서 언급한 사이아스, 그래도 두개는 달고 있는 세티와 제베이아 등등이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는 게 좋지요 :)
5. 전직 아이템이 단 한 종류 <나이츠 프루프(기사의 증표)>로 간소화되었고, 거기다 후반에 전직 아이템을 상점에서 팝니다! OTL
거의 막판에 등장하는 상점이긴 합니다만, 후반에는 돈도 남아돌기 때문에 라이트닝 마법서와 함께 <기사의 증표> 아이템을 캐릭터 머릿수만큼 사도 돈 남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쓸만큼 나오는 <기사의 증표>이기는 합니다만, 막판에 한두개 모자라다고 느껴지는데 상점에서 이거 파는 거 보고 정말 허탈하더군요 -_-. 뭐, 상점에서 안팔더라도 전직 아이템이 단 한 종류로 간소화된 것 하나만으로도 꽤 난이도가 하락합니다.
(단, 아이템이 아닌 특정 성당 방문 이벤트로 전직하는 리노안이 있으니 반드시 챙기세요. 조금 까다롭지만 카린과 미샤를 잘 키워두셨으면 별 문제 없을 겁니다. 리노안에게는 미리 리워프의 지팡이를 들려두는 것도 좋습니다. 전직하면서 지팡이 레벨은 거의 문제없이 A가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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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정리하면 이 다섯 가지. 잘만 활용하면 트라키아 776의 난이도가 대폭 하락합니다. 아니면? 일본의 모 플레이어(누군지는 모릅니다만)처럼 위장약 먹어야지요(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