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 민주주의라고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최악의 후보라고 해도 민의를 반영해서 당선되었으니 그 결과에 대해서 왈가왈부하지 말며 자신과 다른 선택을 한 다수를 싸잡아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은 정론입니다. 네. 바로 그 正論이죠.

글쎄요. 하지만 항상 정론이 옳은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래뵈도 다원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입니다. 내 생각과 상대방의 생각이 다르다는 걸 최대한 인정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지요.
그런 제가 유일하게 용납하지 못하는 족속들이 있습니다. 정답은, 다원주의를 부정하는 족속들입니다.

네. 정확하게 말하죠. 나 아닌 다른 것은 모조리 잘못되었으며, 따라서 나 아닌 다른 당이 정권을 잡은 기간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주장하는, 민주주의의 민 자도 모르는 족속들을 지지한 사람들은 욕 좀 먹어도 쌉니다.

이명박을 지지한다는 것은, 그들과 생각이 다른 나를 부정한다는 것과 같으니까요.

물론 나와 생각이 다른 허경영을 누군가가 지지한다고 해서 그 허경영 지지자가 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난 차라리 허경영 지지자를 욕할 생각은 없습니다. (권영길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합니다. 그가 나와 생각이 다른 것은 분명하지만, 그가 나를 배척할지 아닐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이 나라가 전체주의가 아닌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인 이상, 민주주의의 근간을 부정하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멍청이 소리 들어도 쌉니다.

그리고 그런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이 다수인 국가라면 이미 대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봐야겠습니다.
2차 세계대전 직전 히틀러와 괴벨스의 나치당이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정권을 잡은 독일이 오버랩되는 것은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당선자도 아닌 그저 유력한 후보에 불과하던 시절 그가 보여주었던 행보를 생각하면, 운하 자체보다도 민주주의의 사망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잘못일까요.

덧. 그렇다고 신당을 지지하느냐라면 뭐 그것도 아닙니다. 전 이번에 정말 울고 싶은 심정으로 정동영을 찍긴 했지만, (대부분의 정동영 투표자들이 그렇게 생각했듯이) 신당은 이번 총선에서 심판하면 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입니다.

덧2. 그러나 물론 진짜로 빌어먹을 잡놈들은 투표를 할 여건이 되면서도 아무 문제의식 없이 투표를 안한 호로자식들이겠습니다. (한숨)
by hislove 2007. 12. 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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