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탕친 세종대왕 초장지 발굴 - 연합뉴스

국가정보원 경내 세종대왕 초장지라 해서 중앙문화재연구원이 문화재청 의뢰로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초장지가 아닌 다른 조선시대 회곽묘로 밝혀졌다.

...... 허탕이라고 하면 조선시대 묘인지 알고 발굴했더니 짝퉁이더라 정도는 돼야 허탕 아닌가.



어제 업무상 부여군에 근무하시는 모 주사님과 함께 저녁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백제 문화재와 관련된 이야기가 오가던 도중 동석한 박PD가 "금동대향로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정말 뛰어난 보물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만약에 멸망한 나라 백제의 유물이 아니라 신라 유물 정도만 됐어도 가치가 더 오르지 않았을까요?" 라고 말하자 부여군 주사님이 받아서 답을 하시는데, 그 대답을 하시는 주사님의 표정도 씁쓸함이 한껏 묻어나오고 내용도 참 씁쓸해서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 그게 신라 유물도 아니고 저기 고대 중국 유물이나 일본 유물쯤 됐으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소중한 문화유산이 됐을 텐데 그게 백제에서 출토된 유물이다 보니 세계적으로 전혀 알려지지도 않고 묻혀있는 거잖아."

그 주사님의 인식이 천박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분은 그저 현상이 그렇다는 사실을 씁쓸해하고 계셨을 뿐, 그 현상에 동의하시지는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런 현상이 널리 퍼져 있다는 것 자체는 매우 천박한 일 아닌가.



다시 스크랩한 기사로 돌아와서... 역사적 유물은 그 가치만 가지고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 발굴된 묘가 진짜 조선시대의 회곽묘이고, 보존 상태가 훌륭하며, 연구할 가치가 있다면 그 정도 성과만으로도 충분한 것 아닌가. 기대한 것과 다른 것이 나와서 아쉬워하는 마음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그걸 허탕이라고까지 표현하는 문화재 인식의 천박함이 안타깝다.
by hislove 2008. 3. 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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