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Mess Media 를 신설합니다.

"영어 미숙해 일어난 참변"이라고? - 오마이뉴스 기사입니다.

기사의 핵심은, 다음과 같은 사건에 대한 연합뉴스의 보도와, 아무 검증 없이 그 기사를 받아쓰기한 신문들의 확대 재생산 메커니즘에 대한 질타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미 텍사스주 댈러스시 오크 클리프 지역에서 초행길의 한인 부부가 탄 차량이 강으로 빠져 두 명 모두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거친 날씨 속에 일어난 뜻밖의 사고로 인해 댈러스 한인사회는 물론 북텍사스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

이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 대해서 연합뉴스는 대뜸 이런 기사를 내버렸습니다.

美 한인부부, 영어 미숙탓 구조요청 실패 참변

연합뉴스가 그저 한 신문사일 뿐이었다면 이 오보 하나는 언론사 하나의 문제로 치부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연합뉴스는 모두가 아시다시피 한국 언론계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곳입니다.

바로, 뉴스 도매상이라는 위치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신문사는 자체특종이나 칼럼 몇 가지를 제외한 상당수의 기사를 연합뉴스에서 구매한 뒤 게재합니다. 따라서 연합뉴스가 오보를 낼 경우 다음과 같은 어이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美 한인부부, 영어 미숙탓 구조요청 실패 참변 - 조선일보
`차에 물 들어온다` 911 전화 걸었지만…영어 서툴러 교포 부부 익사 - 중앙일보
영어 미숙해서… 美한인부부 참변 - 동아일보

외신을 한 번 확인만 해봤어도 막을 수 있었던 오보가 줄줄이 양산됩니다. 이 점에서 연합뉴스의 오보는 다른 언론사의 오보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심각성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언론사의 오보가 심각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기자들이 스스로 발로 뛰는 것보다 비용도 덜 들고 시간도 덜 들며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전가도 용이한 기사 재판매를 선호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인데, 이 때문에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또 다른 문제"인,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맞춤 왜곡 뉴스 생산"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by hislove 2007. 6. 30. 1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