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00개의 판타지 목록 중에서 읽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면 됩니다. (※주 : 목록 중 약 30여가지는 무협소설, 게임소설, 해외 판타지소설입니다. 판타지로 취급한 것에는 퓨전 판타지소설도 있습니다. 착오 없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정독한 것(완결까지 다 읽은 것) - 분홍색 └미완인 것일 경우, 출판된 것까지 다 읽은 것만 포함됩니다. (+킹왕짱인건 굵은 글씨임)
다 읽지 않거나 줄거리만 아는 것 - 하늘색 └한 권이라도 덜 읽었을 경우가 이에 해당하며, 한 권만 읽어도 이에 해당합니다. 줄거리만 알 시에도 이에 해당합니다.
모르는 것 - 회색 └책 자체를 모를 경우가 이에 해당하며, 책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 경우엔 해당하지 않습니다.
─ 방법을 알았다면 문답 START!
└──────────────────────────────────────┘
가면의 대공 가을왕 - 오승환님 글 중에선 개인적으로는 이것보다 동원예비군이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 가즈나이트 - 1권 읽고 방치중입니다.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이 없어서. (...) 강철의 누이들 강철의 열제 거울의 길 건즈 검 끝에 걸린 물고기 검술왕 검은 가시나무 광대 검은 무녀 검은 성모단 검은 숲의 은자 검황 이계정벌하다 겨울 성의 열쇠 고양이 공녀 공포의 외인부대 교룡 카이엔 궁극의 대제 권황지로 귀환병 이야기 - 그럴 법도 하지만, 절대 그럴 리 없는 이야기. 그들만의 어드벤처 그림자의 왕 그의 여행 금안의 마법사 꿈속의 여행자 내 가족 정령들 1부 내 가족 정령들 2부 내 마누라는 엘프 - 별로 제 취향은 아니라서 패스 너희가 판타리아를 아느냐 네일스테일스 네크로폴리스 - 이상현님 책 중에서는 하이어드가 가장 제 취향에 맞았지요. 네크로폴리스는 이상현님 글 치고는 너무 평범(?)해서... 1부 완결까지만 읽고 2부부터는 못봤어요. 노래는 마법이 되어 - 감상주의(낭만주의가 아님)가 생각나긴 하지만, 은근히 제 취향 :) 농부 눈물을 마시는 새 - 아라짓 연대기의 시작. 윷놀이의 재개. 또 뭐라고 해야 하나... 그렇지. 나는 다수이다 담론의 확장. "나는 다수이다. 하지만 한 번에 한 가지밖에 될 수 없다." 뉴트럴블레이드 능력복제술사 COPY 다크메이지 - 김정률님 책은 뇌를 비우고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줍니다. (칭찬이에요. 정말로) 다크문 1부 다크문 2부 다크스피릿 다크 엘프 다크홀리 닥터와 와이번 달의 아이 대공의 반려 대공학자 대마도사 대마왕전 더 위저드 더 로그 더 크리처 더스크 워치 더스틴다크 데로드 앤드 데블랑 -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었던 이야기. 데로드 앤드 데블랑 2부 아르트레스 - 전작의 그림자가 너무 컸다. 데몬 카이저(원제. 빛, 어둠, 그리고 빛) 데스퍼라도 드래곤 남매 드래곤 라자 - 나는 다수이다 거대담론(?)의 시작. 드래곤 레이디 드래곤의 마법사 드래곤의 신부 드래곤 체이서 1부 드래곤 체이서 2부 드래곤하트 라무네지아 꽃향기 라이니시스 전기 라이칸의 주인 러쉬 레드 혼 레바단의 군주 레비앙&레비안느 레카르도전기 레트니아 사가 레플리카 로드 오브 마스터 로즈 아일랜드 루스벨 룬의 아이들 1부 윈터러 룬의 아이들 2부 데모닉 리셋 라이프 리콜렉션 마경의 기사 마기 마녀 밀레니어 마도의사 마법사 무림에 가다 - 이런 거 김정률님이 주로 사용하는 플롯인데 이런 장르에서 원하는 필력이 딸린다는 느낌? 마법사와 결혼하는 방법 - 다 읽지는 못했는데, 나미브님의 다른 판타지인 위니즈의 아이들 쪽이 제 취향엔 더 잘 맞았어요 :) 아니 사실 판타지가 아니었던 A Foe 쪽이 제 취향엔 훨씬 더 잘맞았... (아니 물론 이 소설이 별로란 이야기는 또 아닙니다만) 마법상점 마법서 이드레브 - 소설을 빙자한 작가의 지식자위로 전락해버린 게 문제. 플롯은 나쁘지 않았는데... 마법전기 마신소환사 마왕 마왕의 육아일기 마왕전기 마이언 전기(원제. 피트에리아) 마족의 계약 마치 매직 엠페러 몬스터로드 묵향 문 나이트 레전드 뮈제트 아카데미 미소년전기 카이엔 미토스 바람둥이 쿠루터 일기 바람의 마도사 배틀 엠페러 백랑전설 베이컨트 별 불멸의 기사 불의 앙 붉은 소금성 붉은 황제 비그리드 비상하는 매 비커즈 빛의 검 사나운 새벽 사이케델리아 삼자대면 샤론의 별 샷 오브 데스티니 생명의 서 생츄어리 섀도우 비스트 성검전설(가제. 내 이름은 요타) 선애야 선애야 세월의 돌 - 아룬드나얀 연대기...라지만 태양의 탑이 현재 미완이라서 사실상 완결된 건 이거 하나인가요. 셜이움 소녀의 시간 소드시커 소드 엠페러 - 김정률식 퓨전 판타지의 시작. 역시 뇌를 상쾌하게 비워주는 효과는 압권. 소드퀸 소환전기 수호자 스토리 오브 환타지 - 판타지로서보다는 개그물로서의 효용이 더 좋았다는 자평이 붙지만 전체적으로 범작 수준은 되죠. 스켈레톤 일꾼 에틴 시조드래곤 엘테미아 실버드래곤 실버 문 씨어 아독 아리우스 전기 아린이야기 아샨타 아슈레이 아시르 여행기 아이리스 1부 아이리스 2부 아카르디아 아해의 장 안티테제 암흑 제국의 패리어드 - 플롯 구성의 미덕은 전혀 없지만(이렇게 예측이 쉬워서야), 스토리 자체는 괜찮았죠. 앙신의 강림 어린현자 얼음램프 SKT(Swallow knight tales) 에티우 엔트리아 아카데미 엘란 엠퍼러 여왕의 창기병 - 레미 아낙스의 정체야말로 진정한 반전. 연금술사 열 번째 세계 13번째 현자(열세 번째 현자) 영혼의 물고기 오 나의 주인님 오크드래곤 용의 신전 용의 종속자 위드 위칼레인 유토피안 트리 은빛 마계왕 은의 왕국 이계인 이링카 이세계 드래곤 이노센트 - 역시 한권 읽고 방치상태. 이드 이르나크의 장 이타라의 상자 인 드림스 잃어버린 세계 임페라토르 자유인 전설을 꿈꾸는 초보영웅을 위한 지침서 전설을 만들어드립니다 전설의 기사 아크리안 정령왕의 뉴라이프 정령왕의 딸 정령왕 엘퀴네스(원제. 엘퀴네스의 장) 제노 블레이드 제로 죽음의 서 지크 집사 그레이스 차원이동 창조신의 파업일기 천마선 천운초월자 체인지 체포되셨습니다 초마전기 치료사 렌 카드 마스 카르마의 구슬 카르세아린(초룡전기 카르세아린) 카마신 카엘의 검 카인 카티스 케이 쿠베린 - 초반은 괜찮은데 중후반이 지루해져서 덮었네요. (...) 퀸즈 하트 크라스니, 눈물이 내리는 숲 크래쉬 크레이지 프리스트 클라우스 학원 이야기 타로현의 마법사 타무즈의 날 타임리미트 타천사 루시퍼 탐그루 - 천일야화에 대한 씁쓸한 오마쥬 플러스 알파. 그래도 역시 이상현님 소설 중엔 하이어드가 쵝오라고 생각합니다. 탐그루나 네크로폴리스도 상당히 괜찮은 작품입니다만. 태양의 탑 - 제우미디어판 세월의 돌 리뉴얼이 완결된 뒤 태양의 탑도 완결될 예정이라길래 그 이후로 읽는 것을 미루는 중... 투 마전기 파라다이스 로스트 판듀라스 퍼펙트 메이드 - 냠. (...) 페나인의 상인들 페르노크 펜던트 폭풍의 탑 폴라리스 랩소디 - 케이건 드라카의 프로토타입(?)인 키 드레이번. 여전히 주제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나는 다수이다 담론. 퓨처 워커 - 세계관의 완전한 종말. 더 이상 뒤가 없는 황당한(?) 열린(??) 결말. 그래도 나는 이걸 드래곤 라자보다 더 나은 수작으로 칩니다. :) 프로미스(원제. 드레곤 레어의 구미호는 예뻐요) 프리즘 프린세스 조슈아 피를 마시는 새 - 퓨쳐 워커와는 정 반대 의미에서 세계관의 완전한 종말. 그러나 그 뒤에 무엇이 올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열린 결말. 덤(?)으로 "나는 다수이다. 하지만 한 번에 한 가지밖에 될 수 없다." 담론의 확장을 보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피의 군주 하늘 길잡이 하이로드 하이브리드 크로스 하이어드 - 함께 있지만 함께 있지 못하는, 얽히면서도 멀어져가는 사람들 이야기죠.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하르마탄 하얀 늑대들 하얀 로냐프 강 1부 (재판본. 초판 하얀 로냐프 강 1,2부 통합한 것) 하얀 로냐프 강 2부 (하얀 로냐프 강 3부) 하크 하프블러드 - 전형적인 김정률식 퓨전 판타지. 미덕도 악덕도 동일. 헬파이어 홍염의 성좌 환상마법사 환상여관 WISH 환생판타지 카인 황녀 가출사건 황제를 향해 쏴라 휘르곤의 눈물 흑기사 흑룡의 숲 흑색창기병 희극 악귀 수사대 고양이 학교 끝없는 이야기 나니아 연대기 반지의 제왕 - 다 좋았는데, 번역이 좀... 그렇다고 원문 읽을 실력은 아직 안되니 ㄱ- 뱀파이어 생존투쟁 비뢰도 신비소설 무 - 집에 두 권인가 굴러다녀서 봤는데, 평범함 실마릴리온 아일랜드 어스시의 마법사 얼음과 불의 노래 오라전대 피스메이커 - 나우누리에 첫 연재될 당시 오라전대 Piece Maker 라는 제목으로 올라와서 저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글이지요. :) 처음엔 그냥 그저 그랬는데 가면 갈수록 작가의 필력이 조금씩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던 글입니다. 결말은 보지 못했군요. 오버 더 호라이즌 - 말이 필요한가요. :)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재판. 팔란티어-게임중독 살인사건) 왜란종결자 월야환담 채월야 월야환담 창월야 창세종결자 발틴 사가 천사들의 제국 치우천왕기 타라덩컨 퇴마록 국내편 퇴마록 세계편 퇴마록 혼세편 퇴마록 말세편 - 퇴마록은 오히려 처음엔 정말 괜찮았는데 가면 갈수록 늘어진다는 느낌이 들어서 꽤나 안타까웠지요. 그래도 퇴마록 말세편이 다른 양산형 상급보다는 퀄리티가 나은 편이긴 합니다. :)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 이거만 잠깐 보다가 말고 이 뒤로는 하나도 안 읽었지요.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해리 포터와 불의 잔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이건 감상입니다. 만약 비평이었다면 카테고리는 Double Bs로 가겠지요. (카테고리 기준 소개) 아마도 제 생각에 내용 미리니름은 없습니다. 편안하게 읽으시면 될겁니다 :)
아룬드 연대기의 시작... 이라고 불리는 <세월의 돌>을 며칠 전에 다 읽었습니다. 이것으로 제 구매 대기작 리스트에 <피를 마시는 새> 3~6권, (1,2,7,8 권을 이미 구입), <드래곤 라자> 전 12권, <퓨쳐 워커> 전 7권... 에 이어 <세월의 돌> 전 10권 이 추가되었습니다.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 좀 심하게 뒤통수를 얻어맞은지라 과연 사야 할까 조금 고민하기도 했지만... 읽고서 울었으니까 제가 진겁니다. 사줘야죠. (응?)
녹보석의 기사가 예언시라는 이야기를 들은 시점에서 녹보석의 기사가 누구인지는 알아챘습니다만, 녹보석의 정체까지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아 정말 원망스럽다니까요. 거기다 중간의 작가잡담에 언급된 '결말은 정해놓고 글을 씁니다'까지 완전 크리티컬. 확신범(?)입니다. ㅠㅠ (...)
한 가지 석연치 않은 점은 있었지만, 결말에 불만은 없습니다. 아쉬움과 불만은 다른 거지요...
그래서, 다음에 읽기로 한 작품은 아룬드 연대기의 두 번째 작품 <태양의 탑>입니다. <태양의 탑>까지 마음에 들면 그 다음엔 <룬의 아이들-윈터러> 라든지 <데모닉>이라든지 계속 읽어나갈 듯 하네요...
예를 들자면, <드래곤 라자>를 읽으면서 "후치가 '나의 마법의 가을은 끝났다' 라고 고백하는 장면에서 나는 전율을 느꼈다" 라고 말한다면 감상이고, "작가는 '루트에리노 대왕의 고사', 즉 마법의 가을에 대해서 의도적으로 작품 내의 시점과는 떨어진 역사적인 것으로 인식되도록 했으며, 동시에 의도적으로 이 작품의 플롯을 낙엽이 떨어질 무렵부터 첫 눈이 올 무렵까지로 한정한다. 그리고 후치의 자기인식이 이루어지는 '나의 마법의 가을은 끝났다'는 독백은 역사와 현실을 관통하여 독자들에게 새로운 의미로 각인되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면 가장 기본적인 비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평에는 주어진 형식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낭만주의 작품인 바이런의 서사시를 비평하는 작업과, 사실주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도스토예프스키의 후기 장편소설을 비평하는 작업, 그리고 초현실주의 작품인 까뮈의 소설을 비평하는 작업이 같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 경우는 영도님의 소설을 "철저하게 사실주의에 입각해서 씌어진" 작품으로 판단하고 비평하는 작업을 진행중입니다. 하지만 작품을 읽는 것은 온전히 독자의 감상에 기반하기에, 올바른 비평을 위해서는 먼저 올바른 감상이 필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예를 들어 뿌쉬낀의 운문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의 경우 수많은 비평가들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것을 매우 전형적인 러시아 낭만주의 소설문학으로 보는 시각과, 러시아 사실주의 소설문학의 시초로 판단하는 시각이 공존하며, 뿌쉬낀 사후 2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이 해묵은(?) 논쟁은 여전합니다.
사실 뿌쉬낀의 예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요. 중요한 것은, '한 작품을 보는 시각은 한 가지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일 겁니다. 당장 영도님의 글을 읽는 독자들의 시각도 천차만별이니까요. <퓨쳐 워커>의 예를 들어볼까요.
<퓨쳐 워커> 연재당시 사람들의 의견이 매우 분분했던 것으로 압니다. <드래곤 라자>의 재미를 기대했던 분들이 꽤 많았기에 <퓨쳐 워커>는 혹평을 많이 들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최근에서야 <퓨쳐 워커>를 제대로 읽어볼 기회가 있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는 할 말을 잊었지요.
아니, 어떤 머저리들이 이 멋진 소설을 까내린거야.
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하라면, <퓨쳐 워커>는 <드래곤 라자>와는 다른 매력이 충분한 소설입니다. 아직도 그 멍한 결말부분이 제 머릿속에서 달콤하게 속삭이는군요.
여기에서 두 번째, 감상과 비평에 관한 중요 포인트를 짚고 넘어갑시다.
"<퓨쳐 워커>는 <드래곤 라자>보다 재미가 덜하다." 라는 감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퓨쳐 워커>는 <드래곤 라자>보다 못한 소설이다."라는 비평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제 판단에 의하면-제 판단을 진리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드래곤 라자>는 사실주의 기법의 소설이고 <퓨쳐 워커>는 상징주의 기법의 소설에 가깝습니다. 애초에 쓰는 방식 자체가 다른 두 소설의 우열을 비교하는 비평은 무의미합니다. 저 두 소설을 연관시켜 비평할 수 있다면, 그것은 차이점을 부각시키는 비교문학적 기법이 도입되어야 하겠지요.
감상은 주관적이고, 그것으로 그뿐입니다. 하지만 감상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분석하는 비평으로 가게 되면 그 비평 자체가 논리적인 정합성을 가져야 합니다. 이야기 분석에 어떤 논리를 적용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기존에 존재하는 비평이론을 참조하시거나, 혹은 나름대로의 분석 기법을 생각해 보시는 게 낫겠지요.
(기존에 존재하는 비평이론들에 대해서는 문학 전공 학부 고학년 과정이나 대학원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배우시라고밖에는 말씀드릴 수 없군요. 제가 몸담고 있는 모 대학교 노어노문학과에서는 러시아 구조주의 비평이론에 대해 배울 수 있습니다만, 학부 4학년과 대학원 과정에만 해당 과목이 개설되어 있습니다. 저학년에서는 배우기가 힘든가 봅니다.)
그렇다고 비평이 거창한 것이냐 하면 또 그렇지는 않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비평은 자신의 감상을 기반으로 텍스트 자체를 분석하는 과정입니다. 이것을 매우 거친 논리로 말하자면,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제대로 비평할 수 있습니다.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정치학적인 접근도 가능할 것이고,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눈물을 마시는 새>와 <피를 마시는 새>를 보드게임과 연관지어 세상의 원리를 축약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겁니다(이것도 제가 고려하고 있는 비평방식의 하나에요.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바꿔 말하자면, 자신이 갖고 있는 것들을 자신이 비평하고자 하는 소설과 결합시켜 자기 나름대로 재해석하는 것도 훌륭한 비평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이 장황하고 맥락도 불분명한 글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감상은 작품을 대했을 때 일차적으로 느낀 주관적인 생각들의 모음이고, 비평은 그 감상을 기반으로 작품 자체를 분석하는 과정이다.
2. 감상은 주관적이고, 따라서 비평 자체도 필연적으로 주관적이지만, 비평 과정은 충분히 객관적이어야 한다.
3. 따라서 비평을 위해서는 작품의 올바른 감상을 위해 많이 읽으면 많이 읽을 수록 좋겠지요?
원래는 리프레인 러브 라는 게임의 엔딩테마이지만, 한국에는 서영은의 데뷔 음반으로 알려진 Blue Moon 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서영은의 데뷔 음반인 Softly whispering "I love U" 는 발매원이 무려 "카마 엔터테인먼트"입니다-_- 그리고 한때 서영은의 소속사도 거기였습니다(...)) 그리고 서영은의 데뷔 음반에는 Blue Moon 과 똑같은 반주로 가사가 전혀 다른 한글가사가 붙은 <초록별의 전설>이라는 노래도 있습니다.
Blue Moon (해석은 거의 오역직전)
Close your eyes And feel my heart desire I need your love in my heart
눈을 감아요. 그리고 내 마음이 바라는 걸 느껴 봐요. 내 가슴에 당신의 사랑이 들어오기를 바라요.
Call my name Touch me once again Go about to reach to the stars
내 이름을 불러 줘요. 다시 한 번 나를 만져 줘요. 저 별에 닿을 때까지-
So, here inside my heart Birds can sing everytime you're here Forever and ever and ever and more
그래요, 여기 내 가슴 안에서 당신 여기 있다고 새들이 지저귀겠지요 영원히 영원히- 그리고 언제까지나...
Open your heart And look into my eyes You'll find my love in your heart
당신의 가슴을 열어요 그리고 내 눈을 들여다보세요 당신 가슴 속에 있는 내 사랑을 찾을 거에요.
Hold me tight Kiss me once again Go beyond myself to the moon
꼬옥 안아 줘요. 다시 한 번 키스해 줘요. 저 달까지 닿을 정도로......
Here I go again Birds can fly everytime you're near Forever and ever and ever with you
여기 내가 다시 가요. 언제까지나 새들이 춤추겠지요. 당신이 곁에 있으니. 영원히 영원히- 그리고 언제까지나 당신과 함께...
Hold me tight Kiss me once again Go beyond myself to the moon
꼬옥 안아 줘요. 다시 한 번 키스해 줘요. 저 달까지 닿을 정도로......
Here I go again Birds can fly everytime you're near Forever and ever and ever with you
여기 내가 다시 가요. 언제까지나 새들이 춤추겠지요. 당신이 곁에 있으니. 영원히 영원히- 그리고 언제까지나 당신과 함께...
초록별의 전설
눈감으면 볼 수 있을 거야. 파란 물결의 도시를 기억해 슬픈 추억과 그 밤의 약속을 넘어서 난 사무쳐오는 너의 느낌 모두 다 이제는 먼 기억 저편으로
모든게 날 위했던 거야. 애써 눈물을 감추며 언제나 나의 곁에서 지켜주겠단 너의 눈빛을 기억해 슬프게 아름다운 너의 초록빛 사랑을 간직할게
언제나 나의 곁에서 지켜주겠단 너의 눈빛을 기억해 슬프게 아름다운 너의 초록빛 사랑을 간직할게
1. 언령 시스템이란? (the Upset에서는 언력言力으로 표기했었지만, 여기서는 편의상 언령으로 표기한다)
모든 평행세계는 특정한 링크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 주인공이 사는 마을 뒷산에 있는 아름드리 나무가 대표적인 링크라고 할 수 있다. 세계의 지식은 이 링크를 통해 모든 평행세계로 고루 퍼지는데, 언령은 특정한 말의 떨림에 세계의 지식이 공명해 와서 감기는 현상이다. 온 세상에 충반한 이 지식의 보고는 아직 이름이 지어져 있지는 않은데, 높은 수준의 지성을 가진 존재로 설정되어 있다. 단, 감정이나 가치관, 기타 인격을 갖고 있지는 않다.
2. 언령을 사용할 수 있는 조건
내재된 마력을 세상의 원소와 공명시켜 운용하는 마법과는 달리, 언령을 사용하기 위한 조건은 단 하나, 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즉, 벙어리만 아니면 누구나 언령을 사용할 수 있다.
언령은 특정한 언어의 떨림에 기반한다. 따라서 언령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어떤 특정한 말을 배워야 한다. OTL
지성을 가진 존재인 세계의 보고는 특정한 언어의 떨림에 감겨 그 떨림을 발생시킨 존재의 머릿속에 그 떨림이 담은 의미에 부합하는 지식을 직접 불어넣는다. 따라서, 단순하게 현재 시각을 알기 위한 언령을 녹음기에 녹음해 두었다가 사용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 소리를 재생시키는 순간 녹음기는 현재 시각을 알 수 있겠지만, 녹음기가 현재 시각을 알아서 뭐 하겠는가. :)
3. 언령의 유효 범위와 제한 범위는 어디까지?
언령은 지식에 관련된 한 무한하다. 언령 사용자는 언령을 통해 얻는 풍요로운 지식 모두를 원래 자신의 것인 양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언령으로 얻는 지식은 기계적으로 주입되는 것이 아니라, 머릿 속에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축된다. 하지만 그 지식은 신체 능력에는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한다.
예를 들자면, 언령을 통해 언어를 마스터한다면 그 사람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데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그게 그 사람의 청각장애를 해소해주지는 않는다. 또한 언령을 통해 자동차 운전 방법을 마스터할 수는 없다. 물론 자동차의 어느 부분을 어떻게 조작하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가에 대한 이론이라면 완벽하게 습득할 수 있지만, 운전은 몸이 익히는 기술에 해당되는 것이니만치 언령으로 마스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무시무시한 힘이다. 이런 힘이 알려진다면 첩보 활동이라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질 것이다.
다행히도, 지식의 보고는 요청하지 않은 지식을 강제로 밀어넣는 짓은 안 한다. :)
언령이 작용하는 기제를 정확히 파악한다면, 언령을 마스터하는 일은 간단하다. 그저, 단 한 문장을 언령으로 발현시키면 끝이다.
"언령을 사용하기 위한 언어의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알려달라."
하지만, 저 문장에 해당되는 언령은 누가 가르쳐 줄 것인가. 당신이 알고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줄까?
그렇기 때문에, 초월자 외의 다른 어느 누구도 언령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한 것이겠지.
4. 불균형한 설정
뭐랄까, 너무 먼치킨적인 능력이지만 모르면 쓸 수 없는 법. 그래도 여전히 불균형이 심하다는 느낌이다.
애초에 언령을 셋팅했던 이유는 연결된 평행세계에 대한 지식을 주인공에게 알려주기 위한 도구가 필요했기 때문이었지만, 설정을 붙여나가다 보니 뭔가 내가 옛날부터 원했던 몽상의 구현 비슷한 게 되어 있었다. 꿈꾸어왔던 것...
그리고 지금 와서는 초월자 설정을 받쳐주는 기반 설정이 되어있는 언령을 빼버리는 것도 애매해졌다고나 할까 :)
1. 평행세계는 같은 모양. 마을의 구조와 건물들의 배치 등이 거의 동일하다. 완전히 같지는 않은데, 인위적인 조작이 가해지는 부분, 생명체-나무라든지, 길가에 핀 잡초, 논밭에서 재배되는 작물 등-에서는 같지 않을 가능성이 꽤 높다. 하지만 대자연급 현상-화산폭발, 지진, 대륙판의 이동 등-은 대부분 거의 비슷한 양상으로 발생.
그런데 평행세계가 겹치는 부분도 여럿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뒷산의 나무는 짝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이들이 소원을 담아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을 새겨넣는 명소(?)로 유명한데, Upset에 존재하는 평행세계 어디에 사는 사람이 새긴 글자도 모두 남아있다. 생명체로서는 매우 특이한 현상.
마이라가 새겨 놓은 Ich liebe Stein. - Emalia von Eisen - 과 김민영 양이 새겨놓은 (심의삭제)가 나란히 늘어서 있는 게 인상적.
당연히 평행세계 간의 간섭을 묘사하는 중요한 거점(?)으로 설정되어 있었으나, 지금 와서야 뭐 :)
2. 평행세계의 사람(데미휴먼, 휴머노이드 포함)들은 모두 이쪽과 저쪽에서 다른 역할로 살아가고 있다. 일대일 대응이지만 연령과 종족은 다를 수 있으며, 이쪽에서 누가 죽으면 바로 이쪽의 다른 누군가에게 전승(?)된다. 그리고, 이쪽과 저쪽의 평균수명이 다를 수 있다. 사실 외모와 겉보기 연령이 완전히 동일한 세라와 마이라의 경우가 독특한 케이스. 그럼에도 조금 닮기는 한다.
그런데 단 한 사람(주인공 제외), 모든 평행세계에서 동일한 인격으로 살아가는 초월자가 있다... 는 설정이 있다.
주인공과 초월자의 차이라면... 주인공이 표류자라면 초월자는 관조자 정도의 위치에 있다. 능력 자체는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지만, 지식 수준이 남다르기 때문에 사실상 능력자나 마찬가지의 존재.
3. 평행세계는 현재 둘 이상이다. 저 당시 둘밖에 설정 못했지만, 몇개고 더 있을 가능성(정확히는 설계가 가능하다는 정도의 수준)이 있다. 당연히 세계가 늘어나면 주인공은 잠들 때마다 헤매는 세계가 늘어날 거고, 세계가 몇 개가 되더라도 초월자는 동일 인격으로 살아간다는 설정.
4. 초월자 씨를 제외하고, 한 인격은 모든 세계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하루 합계 24시간으로 고정된다. 따라서 세계가 더 늘어날 경우 각 세계에서의 주인공의 수면시간은 계속 늘어난다. (아래 글의 시점에서는 주인공이 원래 자신의 세계로 인식하지 못하는 저쪽 세계에서는 하루 여덟시간밖에 활동하지 못하고 있다.)
5. 저쪽 세계는 단 하나의 대륙으로 되어 있다(고 공식적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는 완전히 같은 모양이지만 저쪽 세계에서는 알려진 하나의 대륙이 독특한 마법적 재밍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나갈 수 없다. 정확히는, 나가면 어딘가 랜덤한 곳(나가려고 시도한 포인트로 도로 나올 수도 있지만, 대륙 한복판 어딘가에 있는 화산 분화구 속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재밍 밖으로는 튀어나가지 않는다.)으로 도로 튀어나온다. 불확정성이 심각해서 이제는 그런 독특한 시도를 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
%.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 사실 쓰려고 마음만 먹으면 거의 누구나(특이체질로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사람도 있긴 하다. 주인공도 이 특이체질이다) 원소를 다루는 간단한 마법 정도는 사용할 수 있지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으니까 사용할 수 없는 것. 아는 게 힘이다.
마법과 별도로 언령 비스무레한 것이 존재한다. 마법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면, 언령은 지식을 전달하는 힘. 사실 제대로 알면 세계 전체-링크된 모든 평행세계 전체-가 보듬은 지식을 맘대로 꺼내쓸 수 있는 무시무시한 힘이지만, 언령의 존재 자체를 아는 사람도 거의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실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모든 평행세계를 통틀어 초월자 한 사람. 사실 주인공이 언령을 이용해서 중간고사 만점을 받는 에피소드도 준비되어 있었지만... 거기까지 진행도 못해보고 쫑났다 :)
아, 혹시나 해서 확실히 말해두는데, 이 설정 만들 때는 풀 메탈 패닉을 보기 2년 전이었다. (...)
이 정도 설정이 좀 구체적으로 짜여 있었고, 언어 설정은 좀 지저분하고, 캐릭터 설정도 몇몇 보이긴 하는데 쓸모없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남자로 살아야 했던 한 소녀가 한 소년을 사랑하게 되면서 자라난 보통 이상의 사랑하는 마음이, 하필이면 표류자로 태어나서 양쪽 세계를 오가며 살던 소년을 한쪽 세계로 끌어당겨 고정시키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로 인해 평행세계 간에 간섭이 시작되는데...
한참 PC통신 하이텔을 이용하던 시절, 그러니까 4년쯤 전에 훼까닥 해서 썼던 글의 일부입니다. 제 글실력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보여드리는 게 목적이라서 낯뜨거움을 무릅쓰고 한번 올려볼까 합니다.
저때는 지금의 작가관이라든지 창작관 등이 전혀 정립되어 있지 않을 때라서 제가 지금 생각하는 이상적인 글과는 대략 3파섹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이모티콘이 종종 사용되고 있다든지, 말줄임표를 남발한다든지, 문장이 대부분 어색하게 끊어진다든지, 지나치게 주인공의 심리에 몰두하다 보니 꼭 필요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든지, 반대로 사족이 많다든지...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고등학교 첫날이니까 새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선생님과도 친해지는 게 좋겠지?" "그 정도도 모를까봐? 나 늦었어! 입학식날부터 지각할라!" '새 친구라고 해도... 중학교 때 친구들이 거의 다 같은학교에 들어갔는걸 뭐...'
오늘은 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날이다. 고등학교라고 해 봐야 중학교랑 같은 재단이어서 친구들도 거의 다 그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는 규모가 중학교의 거의 두배 가까웠기 때문에 다른 중학교에서 올라오는 애들도 꽤 많다고 한다.
"광/덕/고/등/학/교 라..."
사단법인 광덕학원 안에는 광덕중학교, 광덕고등학교 외에도 광덕여자고등학교와 광덕예술고등학교, 그리고 광덕정보실업고등학교까지 총 다섯 개 학교가 있다. 그렇다 보니 학교 규모가 상당히 커지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실습 시설과 편의시설들은 모두 학교부지 중앙의 지원센터로 모아서, 총 여섯채의 건물이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오각형 모양으로 배치되어있는 시스템으로, 규모에 비해 그다지 부지가 넓지는 않은 내실있는 설계라고 들었다.
내가 오늘부터 다니게 될 광덕고등학교는 3번 구역에 자리잡고 있다. 입학식은 3번 구역 지하체육관.
"...여러분은 앞으로 3년간 이 학교에서 학문을 수양하고 자질을 기르며 교양을 함양하고..."
어떤 학교든지 교장은 따분한 연설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입학식이 끝난 뒤 나는 자신이 배정된 1학년 12반을 찾아 윗층으로 올라갔다.
하더니 박은희 선생님은 자신의 귀를 잡아당겨 뜯어(!)낸다. 놀라고 있는 우리에게 들리는 목소리.
"선생님도 테이블토크를 좋아해서 귀걸이 대신 엘프 귀 모형을 달고 다니는 거에요. 예쁘지 않아요?" 라고 말하며 씩 웃는 선생님의 모습이 어린애 같다.
잠시 웅성거리다 선생님의 제지로 잠잠해진다.
"테이블토크 반 말고도 CA 반은 정말 많답니다. 대신 우리학교는 한 번 반을 고르면 3년간 똑같은 활동을 해야 하니까, 신중하게 고르세요! 잠시 이야기가 샜는데 다시 돌아와서..."
힘들 거라는 걱정은 접어두기로 했다.. ^^; 테이블토크 반이 있으면 중학교 때 친구들이 다 모일 건 분명하니까...
"우리 학교는 주 5일 수업 시범 학교에요. 그래서 토요일 수업은 없습니다. 대신, 등교 시간이 좀 빨라요. 다음 주 월요일부터 오전 일곱시가 등교시간이에요. 오늘이 무슨 요일이죠?" "목요일이요!" "네, 내일은 여덟시까지 오면 됩니다. 내일은 학내 시설 안내랑, 시간표 설명, 그리고 학급위원 선출이랑... 에, 또..." "CA 선택은요?"
아까 선생님에게 질문한 학생이 물었다.
"아, 그것도 내일 합니다. 또 질문 있나요?" "선생님, 출석은 안 부르시나요?" "참, 잊었네요. 그럼 출석 부를께요."
보통 출석은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부르는 거지만...
"자기 이름이 호명되면 일어나서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세요. 서로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르는 사람도 있을 거 아니에요?"
뭐, 뭐, 뭐야!!! 저런 귀찮은...
"권봉근!" "네! 저는 인수중학교에서 왔습니다. 인수중학교 출신은 저 하나밖에 없어서 친구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CA 시간에도 계속 선생님과 만날 것 같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 그, 그래요."
아까 그 덩치 큰 녀석이군. 근데 그 큰 덩치에 비해 키가 조금 작은 거 같단 말이야... 흠...
"김민영!" "네!"
뭐?? 갑자기 웬 여자 목소리??
"어, 학생은 여자잖아? 어떻게 우리 학교에?" "저, 호적엔 남자로 되어 있어요." "뭐라구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된 거죠?" "그건... 나중에 말씀드릴께요. 지금은..." 하며 둘러보는 그 여자애의 표정은 슬퍼 보였다. 그 여자...애? 아니, 쟤는 아까...
"알았어요. 나중에 한 사람 한 사람 개인면담 시간이 있으니까 그 때 부탁할께요." "네, 선생님. 아무튼 광덕중학교 출신..." "에~~엑?!!" 광덕중학교 라는 말을 듣는 순간 교실은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나도 마찬가지다. 울학교에 여자애가 다닌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다구!
"여러분! 조용히! 네..." "그 땐 남장을 하고 학교를 다녔는데, 지금은..."
남장이라? 그러고 보니 3학년 때 우리 반에 김민영이란 이름의 애가 있었다. 쟤가 여자란 말이야?? 뭐 좀 여자애같다는 느낌이기는 했지만, 설마 진짜 여자일 줄은...
"김원택!"
호명되었군. 흠... 뭐라고 할까.
"네! 광덕중학교 출신입니다만, 우리 반에 아는 애가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만, ..." "생각...이라뇨?"
"그건..." 하고 이야기하려다 주위를 한 번 둘러봤더니 민영이가 나한테 눈짓을 하고 있다. 제발 이야기하지 말라는 듯 한 눈짓이어서 계속 말했다.
"그건... 나중에 말씀드릴께요. 아무튼 저도 CA 시간에 선생님 담당인 테이블토크 반에 들 생각입니다. 저도 테이블토크를 아주 좋아합니다. 그렇게... 잘 부탁드립니다." "호호호호, 테이블토크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니 선생님 기분이 정말 좋은 걸요. 그럼 다음..."
선생님과의 상견례가 끝나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 사용할 교과서를 받아 챙긴 뒤에 계단을 내려가던 중에
"원택아!"
돌아서 보니 민영이가 서 있었다. 싱긋 웃으며.
"미, 민영아. 너..." "그보다, 아까, 고마웠어." "역시 맞구나... 작년에 너 우리반이었어." "맞아." "어떻게 된 거야? 남장까지 하면서 학교를 다니고, 그러려면 계속 그러든지..." "계속 그러고 싶었는데, 더 이상 남장할 수가 없거든."
하고 싱긋 웃는 민영이의 얼굴이 정말 예뻤다. 예뻤다...?? 뭐야! 민영이는 그냥 친구라구! 이봐! 정신차려!!
"아, 무슨 문제라도?" "응... 여러 가지..."
하며 얼굴이 발갛게 물드는 것을 놓치지 않고 보았다.
---------------------------------------------------------- 꿈이라도 꾼 느낌이다. 어떻게 된 일인지... 그저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뿐인데... 이 모든 일이 하룻새에 벌어지다니. 남자애라고 생각했던 친구가 여자였는가 하면, CA 반에 테이블토크 반이 있지를 않나, 엘프 귀를 달고 다니는 선생님까지... 뭐, 이 정도면 훌륭하지 않은가... 배부른 고민인가?
졸리군... 자야겠다. 몇시지? 겨우 8시인데? 그래도 졸려... ---------------------------------------------------------- 눈을 떴는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누군가 내 손을 꼭 붙든 채 침상 옆 의자에 앉아서 잠들어... 침상? 침대가 아니구?
옆을 보니 어떤 여자애가 잠들어 있는데, 짧은 머리에, 붉은색 로브를 입고, 옆구리엔 단검을 차고, 오른쪽엔 1m는 충분히 됨직한 지팡이를 놓아둔 행색이 꼭 환타지 소설의 마도사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고보니 내가 입고 있는 옷도 무슨 중세시대에나 등장할 만한 옷이군... 어떻게 된 거지?
"깨어났군요, 슈타인."
슈타인? 난 원택이라구! 잠깐... 이건... 꿈인가?
"잠깐, 혹시, 기억을 잃었나요?"
잠깐, 당신은 우리 새 담임선생님이잖아! 어떻게 된 거지?
"일어나요, 마이라, 슈타인이 깨어났다구요."
마이라? 지금 자고 있는 이 여자애 이름인가?
"아...음... 어, 슈타인! 깨어났구나!"
하며 나를 와락 껴안은 이 여자애는... 악! 민영이잖아!
"마이라, 그렇게 좋아요? 슈타인이 깨어난 게?" "당연하죠! 내가 슈타인을 얼마... 앗차. 세라, 사람 놀리기에요?"
하며 얼굴이 빨개지는 모습을 보자니 정말 민영이랑 똑같다.
그나저나 어떻게 된 일이지?
네... 보시다시피 전형적인 이계진입 깽판물...의 패러디가 목적인 글이었습니다만, 역시 작가관이 없던 시절에 대충 떠오르는 아이디어만 가지고 만들었던 이야기라서 엉망에 개판 오분전.
잠들면 평행세계로 스위칭해 들어가고, 그 평행세계에서 잠들면 다시 원세계로 돌아오는 주인공이 서로 침식해 들어가는 평행세계 사이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라는 황당한 플롯을 구상하고 열심히 글을 써봤으나, 능력부족으로 GG -_-
혹시라도 요청이 50히트 넘으면 뒷부분도 공개할 가능성 있음(펑)
물론, 뒷부분이라고 해도 이 전체 플롯의 1/10도 완성하지 못하고 능력부족으로 손들고 GG쳤으니 결국 미완성으로 남은 글입니다 -_-
이 글은 아마 꽤 많은 분들이 보셨을 법한, 재탕에 삼탕을 거듭하고 있는 글입니다. 제가 몇 번인가 썼었던 Double B의 기반이 되는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워낙 오래전에 작성한 글이라서 글이 조금 껄껄할 수는 있지만, 그런 대로 마음에 드는 글이라서 지금은 수정할 생각은 별로 없네요. 나중에 좀 더 나은 형식주의 관련 글을 쓰게 되면 지울지도 모르겠군요.
0. 들어가며 - 문학과 현실의 관계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문학이란 개연성 있는 무언가를 언어를 통해 만들어내는 것이다.”라고 대답하고는 한다. 이 대답은 ‘문학의 수단은 언어’라는 것 외에는 문학의 ‘내용-개연성 있는 무언가’에 대해서만 포함하고 있을 뿐, ‘어떻게?’에 대한 고찰은 빠져 있다. 이전까지의 문학 전통에서 ‘어떻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작가는 독자와는 다른 무언가를 가진 사람이었고, 독자는 그저 작가가 제시하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뿐, ‘어떻게’ 작품을 쓰는가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었고, 가질 수도 없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문학’이 그저 ‘언어를 통해 개연성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언어로 작성된 개연성 있는 무언가’는 모두 ‘문학’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그렇다’라고 대답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법원의 판결문이나 항해 일지, 또는 열 살 먹은 사촌동생의 일기장을 모두 문학이라고 말해야 한다. 하지만, 전술한 것들을 우리는 대개는 문학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문학에는 ‘언어’라는 수단과 ‘개연성’이라는 내용 외의 제 3의 요소가 존재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20세기 초의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이것을 ‘기법’이라고 말한다. 즉, 현실을 문학으로 만드는 요소로서 그들은 ‘기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기법’, 혹은 ‘기교’는 무엇일까?
1. 문학이란, ‘기교의 총화’이다.
전술했듯이, 언어로 씌어진 것을 모두 문학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문학이 문학이게 하는 것’은 언어라는 수단만이 아니다. 빅또르 쉬끌롭스끼(Victor Shklovsky)는 문학을 ‘그것에 사용된 모든 스타일 상의 기교의 총화’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이 극단적인 정의는 ‘문학이 문학이게 하는 것’은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사용된 기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는 형식주의의 입장을 극명히 요약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i) 삶이 당신을 속이더라도 슬픔의 때가 지나면 기쁨의 때가 올 테니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ii) 삶이 당신을 속이더라도 /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 슬픔의 때가 지나가면 / 기쁨의 때가 오리니.
(알렉산드르 뿌쉬낀 - ‘삶이 당신을 속이더라도’ 중)
i)과 ii)는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ii)에는 시적 기법이 사용되어 i)과는 달리 ‘문학’으로 인정된다.
‘기법’에 주목하는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문학을 언어의 독특한 사용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 ‘독특함’은 실용적 언어에서 동떨어진, 무언가 ‘왜곡된’ 언어 사용으로 간주되었다. 실용적 언어가 일상적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된다면, 문학적 언어는 그저 우리가 사물을 일상과는 다르게 보도록 해 줄 뿐이라고 그들은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의는 ‘시’에나 적용될 뿐, ‘산문’에는 단순히 적용할 수 없다. 대부분의 산문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실용적 언어의 그것과 그다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피해가기 위해서 당시 학자들은 ‘문학성’에 대해 좀더 포괄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문학이 실용적 언어와 구별되는 것은, 문학은 ‘구성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시를 가리켜 ‘언어를 순전히 문학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상징주의자들이 시를 ‘무한한 것’, 혹은 추상적인 어떤 실재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파악한 반면, 쉬끌롭스끼를 비롯한 형식주의자들은 시에 대하여 현실적으로 접근함으로써 시를 ‘시이게’ 하는 작가의 여러 기법을 밝혀내고자 했다.
2. 문학이란 ‘낯설게 하기’이다.
우리는 매일 아침 똑같이 자명종 소리에 맞춰서, 혹은 가족들이 깨워서 잠에서 깨어 학교에 와서 똑같은 시간표에 맞추어 똑같은 강의를 듣는다. 똑같은 필통에서 똑같은 펜을 꺼내어 필기를 하며, 똑같은 선생님의 강의를 듣는다. 일상은 이렇게 ‘자동적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문학을 통해 만나는 사물들은 일상적이지 않다. 무언가 낯설다. <안나 까레니나>에서 안나는 어느 날 남편 까레닌의 귀가 매우 못생겼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불노리>에서 서정적 자아는 저녁놀이 질 무렵 강물을 바라보며 ‘괴상한 웃음’을 느낀다. 일상적인 인식대로라면 매일 보는 남편의 귀가 못생겼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되새길 일도 없었을 것이고, 저녁놀이 질 무렵의 강물을 바라본다고 해서 괴상한 웃음이라는 인식을 갖지는 못했으리라.
쉬끌롭스끼는 이러한 것을 ‘낯설게 하기’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를 비롯한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모든 것을 낯설게 하는’ 감각작용보다는 ‘낯설게 하기’의 효과를 가져오는 ‘기교’의 본질에 더욱 관심을 가졌다.
3. 네러티브 - 스토리(fabula)와 플롯(sjuzet)
<시학>의 여섯 번째 항목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롯을 ‘사건의 배열’이라 정의한다. 플롯은 그것이 기본으로 삼고 있을 줄거리와는 구별된다. 영화 <박하사탕>의 구조는 플롯과 스토리가 어떻게 다른가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좋은 예시이다. 영화는 시간상 가장 마지막에 위치해야 할 김영호의 죽음을 작품 맨 처음에 배치함으로써 작가가 의도한 대로의 메시지 전달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이렇듯, 시간 순서대로 흘러가는 스토리를 작가가 어떤 문학적인 의도로 재배치한 것을 플롯이라고 한다.
스토리와 플롯의 구별은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의 네러티브 이론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들은 플롯만이 문학적이며, 스토리는 단지 작가의 솜씨를 기다리고 있는 재료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에게 있어서 플롯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그것보다 훨씬 더 넓은 범주의 기교를 포함하고 있다.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소설의 형식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주제로부터 간혹 일탈하기도 하며, 인쇄되어 나오는 판형을 이용한 유희를 벌이기도 하고, 작품의 부분을 바꾸어 놓는가 하면, 쓸데없이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기도 하는데, 이런 모든 것들을 ‘플롯’으로 간주했던 것이다. 즉, 그들에게 있어서 ‘플롯’이란, ‘낯설게 하기’의 연장인 것이다.
4. 기교 대신 기능(function)을 - 지배소(dominant)
역사의 흐름에 따라 사상은 변화하고, 사상이 변화함에 따라 문학의 개념 역시 변화해 왔다. 즉, 문학적 기교의 가치와 의미 역시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해 왔다. 이런 변화와 더불어 ‘기교’의 개념 대신 ‘기능’의 개념이 등장했다.
동일한 기교라고 하더라도 다른 작품에서는 다른 심미적 기능을 지니고 있거나 혹은 완전히 자동화될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하오체’의 말투는 사극에서는 현실감을 나타내지만 인터넷에서는 DCinside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나타날 것이다. rhyme은 시에서는 당연히 지켜야 할 규범이지만 일상생활에서 rhyme을 지켜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주 우스꽝스러운 모습일 것이다.
고어적 어법과 같은 어떤 특정한 요소가 ‘소멸’된다면 플롯이나 리듬과 같은 다른 요소들이 그 작품의 시스템에서 지배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로만 야꼽슨(Roman Jacobson)은 이러한 요소를 ‘지배소(dominant)'라고 정의하였다. 지배소는 ‘다른 나머지 요소들을 지배하고 결정하며 변형시키는, 예술 작품의 중심적인 요소’로 정의된다. 지배소는 작품을 작품으로 결정화하는 초점을 제공할 뿐 아니라 작품의 통일성이나 총체적 질서를 가능하게 해 준다. 지배소의 개념이 등장함으로 인해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텍스트에 대한 시각을 ‘기교의 집합’에서 ‘기능적인 시스템’으로 바꾸어 갔다.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문학을 영원 불변의 유일한 가치로 판단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문학사는 오히려 영원한 혁명의 역사였다라고 말하는 편이 정확하다. 지배소의 개념 역시 이런 역동적인 가치관에서 나타난 것이어서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문학사를 설명하는 유용한 방법으로 지배소의 개념을 사용한다. 즉 시적 형식은 제멋대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소의 변화’의 결과에 의해 그렇게 되는 것이다.
5. 맺으며
러시아 형식주의는 사실 기교에 너무 천착한 나머지 다른 것들을 간과한 측면이 많이 있다. 하지만, 기교에 천착함으로 인해 그 동안의 문학비평 이론이 간과했었던 영역들을 발굴(?)할 수 있었다는 역사적 의의를 갖는 비평 이론이기도 하다. 문학을 문학 그 자체로서 바라보자는 주장은 이전의 작가주의 문학관과는 많이 다른 구조주의적 문학관의 시작이기도 하다.
문학이 ‘낯설다’는 것은 독자가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생각들에 빗대어 볼 때 낯설다는 의미이다. 러시아 형식주의 이론에서는 이전까지의 작가주의 문학관과는 달리 독자의 역할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받아들이는 수용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 비추어 작품을 해석하는 능동적인 비평가’의 입장으로 격상된다. 작가는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대화를 제시하고, 독자는 끊임없이 작가에게 질문을 던지는 관계인 것이다.
특히 대화는 입으로 직접 대사를 쳐 보자. 글로 쓸 땐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입으로 쳐 보면 뭔가 말도 안되는 문장일 경우가 정말로 많다. (대사를 친다는 말은 보통은 연극판에서 사용하는 말인데, 여기서는 입으로 직접 상황에 맞춰 말하며 연기해보는 걸 의미한다.)
2. 일반적인 언어생활에서의 악습은 글에서도 악습이다.
-인 것 같다. 요즘 너도나도 이 말버릇을 남발한다. 정말 안 좋은 습관이다. 고치기 정말 힘든 습관 중 하나이니 항상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
번역체. 특히 영어식 번역체보다 일어식 번역체가 훨씬 많이 사용되며, 훨씬 더 알아보기 힘들다. 이중겸양이나 '틀려!'-이건 '아니야!'라고 하는 게 바른 표현이다- 등 의외로 많다.
3. 너무 짧은 문장을 구사하는 경우 글의 호흡이 끊어질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긴 문장 때문에 독자의 집중력이 흐려지는 것보다는 문장이 짧아지는 쪽이 백 배 이상 낫다. 따라서 적당한 문장의 길이를 가늠할 수 없다면 차라리 최대한 짧게 끊어쓸 것을 권장한다.
(만연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줄 알았던 러시아의 소설가 고골-대표작으로 단편소설 <코>, <외투>, <초상화>, 장편소설 <죽은 혼>, 그리고 희곡 <검찰관>이 있다-은 만연체의 특징을 잘 살린린 글을 썼지만, 그의 기법은 아무나 구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별히 만연체의 매력을 연구하고 싶다면 고골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4. 묘사나 서술에서는 의문형 종결은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 좋다.
예시> 겨울에는 날씨가 건조해서 비염으로 고생하기 일쑤잖아? (x) 겨울에는 날씨가 건조해서 비염으로 고생하기 일쑤다.
5. 뿌쉬낀의 3문체 이론 변형(가제)
한 문장 안에서는 서로 수준(?)이 어울리는 단어들을 묶어 사용한다. 하나의 문단 안에서는 서로 수준(?)이 어울리는 문장들을 묶어 사용한다. 하나의 글 안에서는 서로 수준(?)이 어울리는 문단들을 묶어 사용한다. 한 인물의 성격에 따라, 그 인물이 현재 처한 상황에 따라 그 인물이 사용하는 언어가 결정되는 것을 생각해 보자.
예시> 아래턱뼈는 의학 논문에서는 하악골, 깡패들 대화에서는 턱주가리라고 부르는 게 자연스럽다.
6. (문예창작에 한정해서) 등장인물의 스테레오타입은 최대한 명확히-설정이 많다면 최대한 시시콜콜하게 자세히- 지정해두자. 입체적인 인간형을 온전히 제어하기 위해서는 글을 정말 많이 써 봐야 한다.
------------------------------------------------------------------ 일단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 본 겁니다. 나중에 더 추가할 일이 있겠지요 :)
----------< 왜 Fate도 아니고 Unlimited Blade Works도 아니고 이거냐 >----------
이어지는 내용에는 Fate / Stay Night의 중요내용이 노골적으로 기술되는 관계로 가려둡니다.
Fate 루트의 정히로인 세이버.
그녀는 차마 할 수 없었던 마음 속 한 마디를 성배를 파괴한 후에야 간신히 할 수 있었습니다.
세이버는 자신의 시간을 멈춰둔 채 성배를 얻기 위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녀가 영령으로 봉사하겠다며 걸었던 조건은 성배를 얻는 것. 그리고 그것을 스스로 포기한다는 것의 의미는, 단순히 시로우의 앞에서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시간을 멈춰 두고 성배를 얻기 위해 떠난 그 여행에 스스로 찍는 종지부.
그녀는 자신이 멈춰 놓은 시간으로 돌아가 예정된 죽음을 맞을 것입니다. 그리고 성배를 얻으면 영령으로 봉사하겠다는 조건이 충족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는 그녀는, 그것을 위해 영령으로 봉사했었던 모든 것을 무로 돌린 채 다시는 어느 시대 어느 상황에도 영령으로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또 다른 성배전쟁, 혹은 영령을 필요로 하는 다른 어떤 사건이 일어나더라도, 아서 왕과 그녀의 약속된 승리의 검은 다시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체에 거른 밀가루의 본질은 밀가루이다. 하지만, 체에 거르지 않은 밀가루로 구운 케이크와 체에 거른 밀가루로 구운 케이크의 완성도는 확연히 다르겠지.
등장 인물의 사상은 작가 자신의 것이다. 하지만 등장 인물의 캐릭터로 한 번 거른 작가의 사상이어야 한다. 이걸 실패하면 거품덩어리 케이크가 되는 것이겠지. (이것을 극대화한 '자동기술법'이라는 소설 작법이 있지만, 본인도 그에 대한 이해가 일천한지라 그것까지 다룰 능력은 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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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의도하지 않았다면 서술은 최대한 간결히. 독자는 "어딘가에서 아련히 불어오는 바람에 휘말려 온 벚꽃잎이 머리 위로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그는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봄을 보았다." 따위 문장을 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아 창피하다 -_-a)
물론 만연체의 대가 고골 같은 예외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는 그 방면의 천재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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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독자의 입장이 되어 자신의 글을 한 번 읽어보자. 누구나 자기 자식이 예뻐 보이는 법이지만, 그렇기에 가끔은 냉정하게 남의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를 평가해 볼 필요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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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체에 거르지 않은 밀가루의 비유는 번역에서의 의역논쟁에도 일조할 듯 하다. 의역입네 하고 으스대는 애니메이션 자막장이 모씨(g 모 채널에서 항상 씹히는 그 사람 맞습니다)의 번역을 보며 내가 내린 결론은 이랬다.
"어이어이, 의역을 번역자 말투로 하면 어쩌자는 거지?"
의역은 필요하지만, 그따위 번역은 의역에 대한 모욕이다. -_-
주2. 캐릭터의 목소리가 아니라 작가의 목소리로 캐릭터에게 말하게 하는 작가들도 의외로 많다. <드래곤 라자>의 후치는 작품 후반부에서 그런 모습을 종종 보여서 안타까웠다. 물론 <폴라리스 랩소디>부터 그런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런 게 발전 아니겠는가 :)
<마법서 이드레브>의 로안이 또 좋은 예가 될 듯 하다. (어떤 방향인지는 말 안해도 뻔하다)
부제 - 이제 시작하려고 하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 (생각날 때마다 몇 마디씩 덧붙일 듯)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유일무이한 졸작(!) <타나토노트>에 등장하는 모 신문기자 씨는 상상을 초월하는 기억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왜 창작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약간의 편집-이라고 쓰고 왜곡이라고 읽는다-이 들어간다).
"나라고 왜 안 해 봤겠어. 그런데 글을 쓰다 보면 '어, 이건 어느 책의 어느 부분에 나오는 어느 문장인데' '어 이건 모월 모일 모시에 누군가가 한 말이잖아' 식으로 전부 다 기억이 나 버리는 거야. 환장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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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도의 신작 <피를 마시는 새>에 등장하는 이, 원시제 그리미 마케로우는 숙성에 필요한 시간을 제대로 얻지 못한 어린 천재로 자라났고, 그 결과 요절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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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직 젊다. 물론 나도 아직 젊다. 무엇을 그렇게 조바심치고 있나. 시간은 많고, 우리는 적당히 잊으며 살 수 있는 복 받은 사람들이고, 우리의 재능 쪼가리라고 해 봤자 작은 것이니 활짝 피어나기를 느긋하게 기다려 볼 수 있는 여유도 있다. 때때로 김매고 물을 주며 거름치고 벌레도 잡아주면서 돌볼 필요는 있지만, 재능을 키우는 건 팔할이 시간이다.
성장과 노화는 같은 말이다. 그것이 가리키는 대상이 형이상학적인 가치라면 더욱 그러하다.
하물며 재능에서랴.
'소설은 불혹의 장르'라는 말이 있고, '경험은 만물의 아버지'라는 말도 있다. ----
잘 쓴 글을 읽으면서 나도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겠지만, 그것이 하루이틀에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면 그건 어리광에 불과하다.
감히 1000년에 한 번 날까말까 한 천재가 되기를 꿈꾸다니.
비평은 겸허히 수용하되, 부끄러워하지 말자. 대부분의 비평은 내 글에서 뭔가 가능성을 보는 사람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자. 싹수가 노랗게 피어나면 그 싹은 뽑아서 밭에 거름으로 던져버리는 법이다.
물론 가끔 남의 멀쩡한 밭에 아직 여리게 피어났을 뿐인 싹을 밟거나 뽑지 못해서 안달인 미친 놈들이 한둘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악플은 무시하자. 다행히도 한 번 씌어진 글은 쓴 사람이 아닌 한에야 완전히 없애버리는 건 불가능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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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은 많으면 좋다. 하지만 습작 단계의 글을 가지고 자신의 천재성을 발굴(이라고 쓰고 착각이라고 읽는다)해내는 우를 범하지 말자. 물론 예외 없는 법칙은 없는 법이지만, 예외를 깨는 건 그야말로 천재들만이 할 수 있는 것. 아까도 말했지만, 감히 1000년에 한 번 날까말까 한 천재를 꿈꾸다니.
글의 완성도와 재미는 별개로 봐야 한다. 완성도는 높은데 딱딱한 글이나 재미있는데 완성도가 떨어지는 글은 아쉬움을 준다. 짜임새 있고 재미있기까지 하면 황홀해지며 재미없는 게 허술하기까지 하면 집어던지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다행히도 나는 실제로 집어던진 글이 나 자신이 옛날에 썼던 글밖에 없다. :) 물론 S대 이 모양의 책은 샀으면 정말 집어던졌을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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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으로 자신의 글을 홍보하라.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라 조언을 얻기 위함이다. 열 명의 정성어린 독자는 습작기간을 반으로 줄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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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다른 작품들을 높게 평가하지만, 저것 하나만큼은 자신있게 졸작이라고 부른다. 종종 나는 <타나토노트>가 베르베르의 이름을 빌린 위작이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도 해 봤었다. 물론 문체에서 드러나는 갖가지 유사성, 비슷한 서사 구조 등에서 그의 개미 3부작과 타나토노트는 동일인의 저작으로 추정되기는 한다.
주2. 곧 연재 시작한지 만 1년이 되는 <피를 마시는 새>이지만, 아직도 완결되지 않은 이야기임으로 신작이라고 해봤다. :)
주3. 이 이글루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나보다는 젊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보다 연륜 있으신 분들도 보이지만, 그분들도 솔직히 '나이먹었다'라고 말할 연배는 아니신고로 :)
※우선 클▶이전에 뉴타입 홈페이지에 썼던 감상문◀릭 을 읽어볼 것을 권장한다. 잘 쓴 글이어서가 아니라, 아직 완성되지 않은 내 입장을 대강 정리해둔 글이어서 참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다만, 중대한 스포일러를 왕창 담고있으니 조심할 것!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 은 네권짜리 중편이다. 이리야라는 소녀가 아사바의 앞에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대원의 NT노벨 시리즈는 간결하고 쉽게 읽히는 이야기, 재미를 주안점으로 하는 소위 라이트 노벨류 라인업을 지향하고 있다. 그 틈바구니에서 이 작품은 꽤 특이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글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된 기법이 등장인물들의 심리 기술인데, 이게 문체가 간결하지도 않을 뿐더러, 하물며 쉽게 읽힌다니 어불성설이다. 몇 페이지 넘어가면 아사바 녀석이 머릿 속에서 또 하나의 자신과 망상을 주고받으며 싸우고 있고, 또 몇 페이지 넘어가면 아키호는 괴상한 망상폭주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가며, 또 몇 페이지 넘어갔더니 에노모토가 시이나 마유미와 둘이서 온갖 괴상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가운데 이리야가 실제 처해 있는 상황 묘사가 무미건조하게 이어진다. 간단히 말해서, 작가가 불친절하다. 그것도 무지 많이.
NT노벨 계열에서 가장 불친절한 작가를 꼽으라면 단연 카도노 코우헤이겠지만, 그 사람은 어쨌든 논외다. 아키야마 미즈히토와 카도노 코우헤이에 비하면 시구사와 케이이치는 매우 친절한 작가다. 가토 쇼우지나 쿠라타 히데유키는 필요 이상으로 친절해서 문제 되겠다. 츠키지 토시히코? 사토 케이? 하물며 다테 마사노리? 여기까지 오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작가가 불친절한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음식의 예를 들어서, 죽(粥)은 소화는 잘 되지만 도무지 씹히는 식감이 없다. 삼겹살 사이에 끼어 있는 오돌뼈는 싫어서 잘라 내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맛있다고 우적우적 씹어서 잘 먹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는 오돌뼈 있는 고깃점만 골라서 입에 가져가는 사람도 있다.
물론, 고기 육질 자체가 질겨서 도저히 못먹을 고기는 누구나 싫어한다는 건 잊어서는 안 되지만. :)
말하자면, 카도노 코우헤이나 아키야마 미즈히토는 씹는 맛이 있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다.
물론 친절한 작가들을 폄하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이리야는 어느 날 갑자기 평온한 아사바의 일상에 나타났으며, UFO는 아사바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난데없이 스이젠지 부장이 여름 테마로 떡 갖다붙여버렸다.
그리고... 이리야는...
"나도 아사바만을 위하고 싶어. 아사바만을 위해 싸우고, 아사바만을 위해 죽을 거야."
라는 한 마디만 남긴 채 하늘로 올라가버렸다.
그리고 아사바는 이번에야말로 자신의 의지로 여름을 마무리한다.
아사바의 가을은 시작되었다. 아사바의 가을에 함께 할 사람들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스스로 일어나 걷기 시작한 아사바에게는 박수를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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