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웹소설 시대다.

국내 출판시장은 이제 교재나 자기계발서 등의 실용서 위주로 완전히 넘어갔다.

순문학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으며 대중문학은 라이트노벨 판형의 독자적인 시장을 제외하면 출판시장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대신 모바일 디바이스의 발전에 힘입은 웹소설 플랫폼이 신흥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출판시장은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초판 1쇄 500권을 인쇄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그것을 보관하는 물류비용도 상당하며, 그것을 판매하기 위한 유통망 확보도 어렵다. 기존에는 전업작가로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 규모의 경제를 뚫고 시장에 자리잡은 출판사의 선택을 받는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온라인 연재가 등장한 것도 아주 오래되었다. 하지만 온라인 연재는 흔히 "돈 안 되는 플랫폼"으로 낙인찍혀 출판계약을 하면 연재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온라인 연재를 통해 전업작가가 되는 하나의 길이 열리긴 했지만, 그 문은 여전히 좁았다. 출판사 입장에서 초기비용을 투자해서 초판을 찍을 만한 수준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수준의 글을 쓰는 일부 작가만이 이를 통해 등단할 수 있었을 뿐이다.


온라인 결제 기술이 도입되고 난 이후에도 온라인 연재 시장은 한동안 성장이 정체되어 있었다. 이는 정부 규제로 인해 온라인 결제가 매우 번거로운 탓이었다.


그러다 온라인 소액결제 기술의 변혁으로 웹소설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발생한다. 간편결제 서비스, 흔히 스마트페이라 불리는 기술의 도입[각주:1]이 그것이다. 이 시점에서야 온라인 연재 플랫폼은 완전체인 웹소설 플랫폼이 되었다. 공간의 제약을 넘어 누구나 실시간으로 접속하여 쓰고 읽을 수 있게 되었고, IDC에 가상의 데이터로 저장되어 물류비용의 증가도 없으며, 간편결제 서비스의 도입에 따라 플랫폼 자체가 유통망으로 진화하였다. 초도물량의 리스크가 없어져 입문의 장벽도 낮아졌으며, 편당 100원이라는 부담없는 가격으로 구매력이 낮은 저연령층도 쉽게 지갑을 열게 되어 웹소설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요즘 웹소설의 트렌드는 아무래도 현대판타지 중에서도 흔히 레이드물[각주:2]이라 불리는 장르인 듯 하다.


특히 요즘 레이드물의 대부분은 "소위" 각성 시스템이라는 설정에서 게임 판타지의 그것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좀더 파고 들어가 보면 게임판타지의 변형판인 "현실에 게임 시스템이 적용되는" 소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류의 소설 중 내가 가장 먼저 접한 것은 박건의 [올마스터][각주:3]였는데, 코즈믹 호러에 준하는 거대한 스케일의 세계관에서 그 세계관 끝판왕급 존재들의 싸움에 지구가 휘말린다[각주:4]는, 당시로서는 꽤 독특한 배경설정으로 일부 계층에서는 꽤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레이드물에 대해 설명하자면 우선 게임판타지라는 장르에 대한 설명을 빼놓을 수 없다.

게임판타지는 주로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1. 어떤 가상현실 게임이 출시됨. (세계관 상 최초인 경우도 많지만, 가상현실 기술이 보편적으로 상용화된 세계관인 경우에도 이번에 출시되는 게임은 다른 경쟁작들을 크게 따돌릴 정도로 기술적인 우위를 갖는 경우가 많음)

2. 주인공이 게임을 시작함 (베타테스터인 경우도 있고, 정식 서비스와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후발주자로 들어가게 되는 경우도 있음. 게임을 시작하게 되는 동기는 일반적으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음)

3. 게임 속에서 우연히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이벤트를 발견함.

4. 구르든 날로먹든 내가 짱먹음. 끗.


이 설명이 중요한 까닭은 레이드물 역시 거의 동일한 시퀀스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1. 세계에 대격변 혹은 그에 준하는 변화가 일어남

2. 주인공이 헌터가 됨

3. 세계관 속에서 우연히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인연을 만남

4. 구르든 날로먹든 내가 짱먹음. 끗.


이렇게 된다.


작가지망생의 관점에서 레이드물이 갖는 장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데 그 중 몇 가지를 꼽아보자.


1. 장르 특성 상 캐릭터 묘사 용이

2. 장르 특성 상 파워 인플레이션의 합리화 가능

3. 장르 특성 상 개연성 부족의 합리화 가능

4. 장르 특성 상 인간관계 묘사 최소화 가능


1번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레이드물의 조상은 게임 판타지이다. 게임의 특성은 캐릭터의 능력을 수치화 가능하다는 것이다. 작가는 주인공이 얼마나 강한가를 묘사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사용하여 묘사하는 대신 캐릭터의 힘 스탯이 몇인지, 민첩 스탯이 몇인지, 마력(!) 스탯이 몇인지 등을 이야기하면 된다. 주인공의 성장? 다양한 등장인물 간의 갈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주인공의 성장을 묘사하는 대신 초반부의 스탯과 비교해서 현재 스탯이 얼마나 올랐는지, 장비는 어떻게 교체했든지 등을 설명하면 끝이다. 이 얼마나 단순한가!


2번 역시 당연한데, 레이드물의 시작은 현생인류로 감당할 수 없는 적의 침공이다.



이렇게 끝낼 거 아니면 그 감당할 수 없는 적을 감당할 수 있게 주인공이 강해져야 한다. 그리고 레이드물을 읽는 독자라면 당연히 이 정도는 다 양해하는 거다.


3번은 더 확실한데, 레이드물은 애초에 시작부터가 개연성과는 거리가 멀다. 대적의 침공부터 시작해서 주인공의 각성까지, 모든 것이 우연의 연속이다. 장르 자체의 특성이 그러하다 보니 어느 정도의 개연성 부족은 그냥 눈에 띄지도 않는다.


4번은 작품 성향에 따라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다만 초보작가들이라면 100% 이 특성을 이용하게 된다. 궁극의 파워 인플레이션, 개연성이 부족하더라도 수치화를 통해 파워가 보장된 주인공은 당연히 어떤 적들이 몰려와도 이길 수 있다. 그러면 동료가 없어도 된다. 당연히 동료가 없으면 인간관계 묘사는 최소화된다. 물론 동료가 없어도 갈등 묘사를 위해 적은 필요한데, 그 적이 이성이 없는 몬스터라면 당연히 인간관계 묘사는 없는 것이고... 적이 인간이거나 이성이 있는 몬스터라도 그냥 다 때려잡으면 된다.


기억하자. 주인공은 세계관 끝판왕보다 강하다.



  1. (대한민국에 한정하여) 기존에 온라인 결제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적게는 세 개, 많게는 10개 가까운 액티브X 컨트롤을 설치하고 공인인증서와 각종 보안이라는 이름으로 사용자를 괴롭히는 쓸모없고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하지만 간편결제 서비스는 결제를 시도하고 기존에 사용자가 설정한 여섯 자리의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으로 간편하게 결제가 끝난다. 이것은 온라인 결제가 번거로워서 온라인 구매를 꺼리는 사용자들의 심리적 허들을 낮추는 역할을 하였다. [본문으로]
  2. 이세계의 존재(주로 몬스터)가 지구에 차원 게이트 등을 통해 침공하고 일부 혹은 전부의 인류는 특별한 능력을 각성하여 맞서 싸운다는 배경설정 하에 환생이든 회귀든 지나가다 맞은 벼락이든 뭐든 간에 기이한 인연을 만난 주인공이 개중 잘난 놈이 돼서 잘 나간다는 전개가 대부분이다. [본문으로]
  3. 올마스터는 넥슨의 마비노기 라는 게임의 설정을 일부 도용하거나 타 소설의 대사 등을 여과없이 베껴쓰는 등 표절논란을 일으키기도 해서 독자들 사이에서도 평이 양극단으로 갈린다. [본문으로]
  4. 신적 존재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지구에서 가상현실에 기반한 게임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중에는 그 게임과 현실이 결합되어 버린다. [본문으로]
by hislove 2016. 9. 28. 17:28
2년 전에 했던 문답을 다시 보자니 뭔가 새로 읽은 것들이 눈에 밟히고, 다시 읽으면서 생각이 좀더 변한 경우도 있고 기타등등 그렇네요. 그래서 다시 해봅니다. :)

─이하 문답의 변형을 금지합니다.─


─제작자 : 미네(Sir. Mine)

─제작자 블로그 : http://blog.naver.com/jsy0747

─문답 방법.

총 300개의 판타지 목록 중에서 읽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면 됩니다.
(※주 : 목록 중 약 30여가지는 무협소설, 게임소설, 해외 판타지소설입니다.
판타지로 취급한 것에는 퓨전 판타지소설도 있습니다. 착오 없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정독한 것(완결까지 다 읽은 것) - 분홍색
└미완인 것일 경우, 출판된 것까지 다 읽은 것만 포함됩니다. (+킹왕짱인건 굵은 글씨임)

다 읽지 않거나 줄거리만 아는 것 - 하늘색
└한 권이라도 덜 읽었을 경우가 이에 해당하며, 한 권만 읽어도 이에 해당합니다.
줄거리만 알 시에도 이에 해당합니다.

모르는 것 - 회색
└책 자체를 모를 경우가 이에 해당하며,
책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 경우엔 해당하지 않습니다.


─ 방법을 알았다면 문답 START!

└──────────────────────────────────────┘



가면의 대공
가을왕 - 오승환님 글 중에선 개인적으로는 이것보다 동원예비군이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
가즈나이트 - 한국판 드래곤볼을 보는 느낌. 확실히 재미는 있습니다만, 끊어야 할 시점을 놓쳤다는 기분?
강철의 누이들
강철의 열제
거울의 길
건즈
검 끝에 걸린 물고기
검술왕
검은 가시나무 광대
검은 무녀
검은 성모단
검은 숲의 은자
검황 이계정벌하다 - 별로 코멘트를 달 필요성을 못 느끼겠습니다.
겨울 성의 열쇠
고양이
공녀
공포의 외인부대
교룡 카이엔
궁극의 대제
권황지로
귀환병 이야기 - 그럴 법도 하지만, 절대 그럴 리 없는 이야기.
그들만의 어드벤처
그림자의 왕
그의 여행
금안의 마법사
꿈속의 여행자
내 가족 정령들 1부
내 가족 정령들 2부
내 마누라는 엘프 - 별로 제 취향은 아니라서 패스
너희가 판타리아를 아느냐
네일스테일스
네크로폴리스 - 이상현님 책 중에서는 하이어드가 가장 제 취향에 맞았지요. 네크로폴리스는 이상현님 글 치고는 너무 평범(?)해서... 1부 완결까지만 읽고 2부부터는 못봤어요.
노래는 마법이 되어 - 감상주의(낭만주의가 아님)가 생각나긴 하지만, 은근히 제 취향 :)
농부 - 도입부는 참신했으나 마무리가 너무 평범해서 안타까웠습니다. 재미는 있어요.
눈물을 마시는 새 - 아라짓 연대기의 시작. 윷놀이의 재개. 또 뭐라고 해야 하나... 그렇지. 나는 다수이다 담론의 확장. "나는 다수이다. 하지만 한 번에 한 가지밖에 될 수 없다."
뉴트럴블레이드 - 대충 듣긴 했는데... 언젠가는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능력복제술사 COPY
다크메이지 - 김정률님 책은 뇌를 비우고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줍니다. (칭찬이에요. 정말로)
다크문 1부
다크문 2부
다크스피릿
다크 엘프
다크홀리
닥터와 와이번
달의 아이
대공의 반려
대공학자 - 소재는 참신했으되 이야기는 이계진입깽판물과 별 차이가 없죠. 기대 수준이 낮다면 재미는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대마도사
대마왕전
더 위저드
더 로그
더 크리처
더스크 워치
더스틴다크
데로드 앤드 데블랑 -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었던 이야기.
데로드 앤드 데블랑 2부 아르트레스 - 전작의 그림자가 너무 컸다.
데몬 카이저(원제. 빛, 어둠, 그리고 빛)
데스퍼라도
드래곤 남매 - 한국형 츤데레(?)의 전형(......)
드래곤 라자 - 나는 다수이다 거대담론(?)의 시작.
드래곤 레이디
드래곤의 마법사
드래곤의 신부
드래곤 체이서 1부
드래곤 체이서 2부
드래곤하트
라무네지아 꽃향기
라이니시스 전기 - 막판에 좀 심하게 과속비행한 경향이 있지요.
라이칸의 주인
러쉬
레드 혼
레바단의 군주
레비앙&레비안느
레카르도전기 - 데로드 & 데블랑의 사이드 스토리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듯. 시리즈 팬이라면 재미있게 읽힐 글입니다.
레트니아 사가
레플리카
로드 오브 마스터
로즈 아일랜드
루스벨
룬의 아이들 1부 윈터러
룬의 아이들 2부 데모닉
리셋 라이프
리콜렉션
마경의 기사
마기
마녀 밀레니어 - 한 페이지 읽다가 집어치웠습니다. 도저히 취향이 아니라서.
마도의사
마법사 무림에 가다 - 이런 거 김정률님이 주로 사용하는 플롯인데 이런 장르에서 원하는 필력이 딸린다는 느낌?
마법사와 결혼하는 방법 - 다 읽지는 못했는데, 나미브님의 다른 판타지인 위니즈의 아이들 쪽이 제 취향엔 더 잘 맞았어요 :) 아니 사실 판타지가 아니었던 A Foe 쪽이 제 취향엔 훨씬 더 잘맞았... (아니 물론 이 소설이 별로란 이야기는 또 아닙니다만)
마법상점
마법서 이드레브 - 소설을 빙자한 작가의 지식자위로 전락해버린 게 문제. 플롯은 나쁘지 않았는데...
마법전기
마신소환사
마왕
마왕의 육아일기
마왕전기
마이언 전기(원제. 피트에리아)
마족의 계약
마치
매직 엠페러
몬스터로드
묵향
문 나이트 레전드
뮈제트 아카데미
미소년전기 카이엔
미토스
바람둥이 쿠루터 일기
바람의 마도사
배틀 엠페러
백랑전설
베이컨트
불멸의 기사
불의 앙
붉은 소금성
붉은 황제
비그리드
비상하는 매
비커즈
빛의 검
사나운 새벽
사이케델리아
삼자대면
샤론의 별
샷 오브 데스티니
생명의 서
생츄어리
섀도우 비스트
성검전설(가제. 내 이름은 요타)
선애야 선애야
세월의 돌 - 아룬드나얀 연대기...라지만 태양의 탑이 현재 미완이라서 사실상 완결된 건 이거 하나인가요.
셜이움
소녀의 시간
소드시커
소드 엠페러 - 김정률식 퓨전 판타지의 시작. 역시 뇌를 상쾌하게 비워주는 효과는 압권.
소드퀸
소환전기
수호자
스토리 오브 환타지 - 판타지로서보다는 개그물로서의 효용이 더 좋았다는 자평이 붙지만 전체적으로 범작 수준은 되죠.
스켈레톤 일꾼 에틴
시조드래곤 엘테미아
실버드래곤
실버 문
씨어
아독
아리우스 전기
아린이야기
아샨타
아슈레이
아시르 여행기
아이리스 1부
아이리스 2부
아카르디아
아해의 장
안티테제
암흑 제국의 패리어드 - 플롯 구성의 미덕은 전혀 없지만(이렇게 예측이 쉬워서야), 스토리 자체는 괜찮았죠.
앙신의 강림
어린현자
얼음램프
SKT(Swallow knight tales) - "인맥 먼치킨"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개척 -_-b
에티우
엔트리아 아카데미
엘란
엠퍼러
여왕의 창기병 - 레미 아낙스의 정체야말로 진정한 반전.
연금술사
열 번째 세계
13번째 현자(열세 번째 현자)
영혼의 물고기
오 나의 주인님
오크드래곤
용의 신전
용의 종속자
위드
위칼레인
유토피안 트리
은빛 마계왕
은의 왕국
이계인
이링카
이세계 드래곤
이노센트 - 여전히 한권 읽고 방치상태.
이드
이르나크의 장
이타라의 상자
인 드림스
잃어버린 세계
임페라토르
자유인
전설을 꿈꾸는 초보영웅을 위한 지침서
전설을 만들어드립니다
전설의 기사 아크리안
정령왕의 뉴라이프
정령왕의 딸
정령왕 엘퀴네스(원제. 엘퀴네스의 장)
제노 블레이드
제로
죽음의 서
지크
집사 그레이스
차원이동
창조신의 파업일기
천마선
천운초월자
체인지
체포되셨습니다
초마전기
치료사 렌
카드 마스
카르마의 구슬
카르세아린(초룡전기 카르세아린)
카마신
카엘의 검
카인
카티스
케이
쿠베린 - 초반은 괜찮은데 중후반이 지루해져서 덮었네요. (...)
퀸즈 하트
크라스니, 눈물이 내리는 숲
크래쉬
크레이지 프리스트
클라우스 학원 이야기
타로현의 마법사
타무즈의 날
타임리미트
타천사 루시퍼
탐그루 - 천일야화에 대한 씁쓸한 오마쥬 플러스 알파. 그래도 역시 이상현님 소설 중엔 하이어드가 쵝오라고 생각합니다. 탐그루나 네크로폴리스도 상당히 괜찮은 작품입니다만.
태양의 탑 - 요즘 한창 이야기가 진행중이라고 하던데, 일단 완결까지 기다려 볼 생각입니다.
투 마전기
파라다이스 로스트
판듀라스
퍼펙트 메이드 - 프롤로그와 스토리가 안맞는다 싶더니 결말이 지나치게 황당해서 이거 원 ㄱ-
페나인의 상인들
페르노크
펜던트
폭풍의 탑
폴라리스 랩소디 - 케이건 드라카의 프로토타입(?)인 키 드레이번. 여전히 주제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나는 다수이다 담론.
퓨처 워커 - 세계관의 완전한 종말. 더 이상 뒤가 없는 황당한(?) 열린(??) 결말. 그래도 나는 이걸 드래곤 라자보다 더 나은 수작으로 칩니다. :)
프로미스(원제. 드레곤 레어의 구미호는 예뻐요)
프리즘
프린세스 조슈아
피를 마시는 새 - 퓨쳐 워커와는 정 반대 의미에서 세계관의 완전한 종말. 그러나 그 뒤에 무엇이 올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열린 결말. 덤(?)으로 "나는 다수이다. 하지만 한 번에 한 가지밖에 될 수 없다." 담론의 확장을 보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피의 군주
하늘 길잡이
하이로드
하이브리드 크로스
하이어드 - 함께 있지만 함께 있지 못하는, 얽히면서도 멀어져가는 사람들 이야기죠.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하르마탄
하얀 늑대들
하얀 로냐프 강 1부 (재판본. 초판 하얀 로냐프 강 1,2부 통합한 것)
하얀 로냐프 강 2부 (하얀 로냐프 강 3부)
하크
하프블러드 - 전형적인 김정률식 퓨전 판타지. 미덕도 악덕도 동일.
헬파이어
홍염의 성좌
환상마법사
환상여관 WISH
환생판타지 카인
황녀 가출사건
황제를 향해 쏴라
휘르곤의 눈물
흑기사
흑룡의 숲
흑색창기병
희극 악귀 수사대
고양이 학교
끝없는 이야기
나니아 연대기
반지의 제왕 - 다 좋았는데, 번역이 좀... 그렇다고 원문 읽을 실력은 아직 안되니 ㄱ-
뱀파이어 생존투쟁
비뢰도
신비소설 무 - 도서관에서 7권까지 읽어봤으나, 여전히 평범합니다. 퇴마록을 많이 본받은 느낌?
실마릴리온
아일랜드
어스시의 마법사
얼음과 불의 노래
오라전대 피스메이커 - 나우누리에 첫 연재될 당시 오라전대 Piece Maker 라는 제목으로 올라와서 저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글이지요. :) 처음엔 그냥 그저 그랬는데 가면 갈수록 작가의 필력이 조금씩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던 글입니다. 결말은 보지 못했군요.
오버 더 호라이즌 - 말이 필요한가요. :)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재판. 팔란티어-게임중독 살인사건) -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가상현실 게임 판타지...이긴 한데,  단지 그것만은 아닙니다. 작가분의 다른 소설을 찾아 읽고 싶다는 느낌이 들지만... 정보가 너무 없어요 ㅠㅠ
왜란종결자 - 조선시대판 퇴마록 마이너 마이그레이션. 기대치를 낮추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월야환담 채월야
월야환담 창월야
창세종결자 발틴 사가
천사들의 제국
치우천왕기
타라덩컨
퇴마록 국내편
퇴마록 세계편
퇴마록 혼세편
퇴마록 말세편 - 퇴마록은 오히려 처음엔 정말 괜찮았는데 가면 갈수록 늘어진다는 느낌이 들어서 꽤나 안타까웠지요. 그래도 퇴마록 말세편이 다른 양산형 상급보다는 퀄리티가 나은 편이긴 합니다. :)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 여전히 이거 이후로는 하나도 안 읽었습니다. 스토리고 뭐고 전혀 모름.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해리 포터와 불의 잔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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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별로 읽은 건 없습니다 :)
by hislove 2010. 4. 8. 10:33
제가 마비노기에서 오만가지 이벤트에 응모해 봤으나 한번도 당첨된 적이 없습니다.
(솔직히 한 번이라도 당첨되어 본 사람이 더 적겠습니다만...)

그런 제가, 이번에 이벤트에 당첨되어 데브캣 귀마개를 받았습니다.
(되려면 좀 실속있는 게 돼 보든가 싶긴 한데 그래도 이런 거라도 어딘가 싶네요.)

그리고 오늘, 사무실로 배달되어 온 귀마개의 모습입니다.
폰카에 무보정이라서 화질이 많이 구립니다. ㅠㅠ

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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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쪽 테에는 devCAT 이라고 손글씨 스타일로 수놓았습니다.
염색이 아니에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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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귀마개입니다.
따라서 착용해 보았습니다.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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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던 조연출 아가씨가 자기도 한번 껴 보겠다고 해서 사진 협찬을 받는 조건으로 잠시 건네줬습니다. 얼굴은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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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가씨가 하고 있으니 아저씨가 하고 있는 것과는 비교할 수가 없군요.
by hislove 2009. 1. 15. 17:53
디카를 지른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렛츠리뷰입니다. 아름다운 밤입니다(응?).

화요일 오후 다섯시 경 회사에서 열심히 문서작업을 하던 도중에 문자가 왔습니다.



오오 기다리던 헬로키티 렛츠리뷰!

다운로드받은 뒤 휴대전화 바탕화면에 나타난 기프티콘의 자태를 봅시다.


두 번째 사진은 좀 흔들렸네요 ㅠㅠ

퇴근길에, 지난번에 무궁화를 뽑은 그곳(이라고는 해도 포스팅을 한 적이 없으니 다들 모르실 듯)에 가서 블랙빈 테라티 세 병을 낼름 집어왔습니다.

음료 사진은 생략합니다. (...)

그리고



오픈케이스(?)를 해볼까요.



아르헨티나의 세이보, 20번입니다. 애석하게도 중복이군요.
(물론 제게는 아직 중복이 아닙니다만 이미 30종을 넘기신 그분께는 중복입니다. :( )

렛츠리뷰에 걸맞게(?) 이번 이벤트에서 느낀 점들을 간단히 짚고 넘어가 볼까 합니다.

1. 기본적으로, 편의점에서 4천원을 소비하는 것은 생각 외로 부담되는 일입니다.
편의점에서 4천원을 소비하기 위해서는 담배를 보루 단위로 구매하거나(두 갑씩 구매하는 사람보다 보루 단위로 구매하는 사람이 차라리 더 많을 것입니다), 술과 간단한 안주류를 구매하거나, 혹은 두 사람 이상이 컨소시엄(?)을 이루어 간식거리를 구매하는 게 일반적인 형태가 될 것입니다. 아니면 저처럼 아예 두 끼 분량을 미리 구매한 뒤 한 끼 분을 냉장고에 보관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요.

따라서, 다음 번에 이와 비슷한 이벤트 기획을 할 경우, 단위 구매액 3천원 기준으로 살짝 낮추는 편을 권장합니다. 이 편이 좀더 많은 이벤트 참여를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이벤트의 메인 주인공인 키티 마그네틱 자체에 대한 불만입니다.
우선, 자력이 너무 약합니다. 기본적으로 넓은 편이어서 철판이나 화이트보드 등에 직접 붙이기는 좋습니다만, 이런 류의 마그네틱을 실제로 사용할 경우 메모지 한 장 정도는 지탱해 주어야 하는데 메모지가 조금 두꺼울 경우 지탱이 안 되더군요.
그리고, 마감처리가 좀 부실합니다. 지금 제가 찍어서 올린 사진의 세이보 마그네틱도 자세히 보시면 테두리에 보풀 비슷한 것이 달려있는 것이 보이죠. 저게 떼어서 정리하기 무난한 수준이기는 한데, 종종 잡아떼기 애매해서 잡아뜯었다가 마그네틱의 테두리 자체에 살짝 흠이 갈까 무서워 보이는 경우도 있더군요.
마지막으로, 마그네틱의 부착면 쪽이 울퉁불퉁한 경우도 종종 보입니다.

물론, 이 정도 흠은 그다지 큰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마그네틱 하나를 입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편의점에서 소비하기에는 약간 애매한 액수인 4천원을 소비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좀더 퀄리티 높은 결과물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1번에서 말한 것과도 관련이 있지만, 단위 구매액이 4천원이 아닌 3천원이었다면 2번에서 이야기한 것들을 전혀 단점으로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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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지금 이야기한 단점들을 모두 커버하고도 남을 장점이 있으니...

하악하악 >_<
키티 느무느무 귀엽다능♡

에... 그러니까... 마그네틱 하나하나에 그려진 키티 그림이 기대치 이상으로 정교합니다.
(막 세밀하다거나 한 건 아니고, 그냥 제 기대수치 이상으로 정교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은근히 각 나라의 전통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리게 디자인되어 있지요.

이게 보고 있다 보면 컬렉터의 혼을 절로 자극합니다.
(월급이 진작 바닥나지만 않았어도 지금쯤 현재 가진 거의 다섯 배 정도는 모았을 거라능 오덕오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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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은 뭐... 아직 제대로 쓸만한 쿠폰이 단 한 장도 나오지 않아서... 그냥 덤 아닌 덤으로 생각중입니다.
(무궁화 뽑았을 때 나온 건 무려 위스퍼트윈울날대15P 1500원 할인쿠폰인데 남자인 내가 이걸 어따씀;;;)

(질레트 마하 3 면도날 할인쿠폰 말고 퓨전 면도날 할인쿠폰이 나왔으면 썼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입죠 ㄱ-)

이상, 렛츠리뷰 세븐일레븐 편을 마칩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이글루스 렛츠리뷰 팀에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by hislove 2008. 5. 23. 00:52
렛츠리뷰 16차 당첨자를 발표합니다.

아주 오랜만에 신청했는데 당첨되어 기분이 참 좋습니다.

좋은 기회 주신 이글루스 렛츠리뷰 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by hislove 2008. 3. 19. 02:16
우선, 이 리뷰를 작성하는 시점에 연속으로 당첨되어 또 받게 된 시사IN 16호가 도착해 있다는 점을 이야기해 두겠습니다.

시사IN 14호 때 렛츠리뷰를 신청한 뒤 당첨자 발표 이전에 16호의 신청이 시작되어 14호 당첨은 기대하지 않은 채 16호를 또 신청했는데, 14호에 당첨된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같은 상품을 설마 연속으로 선정하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으로 16호는 기대도 하지 않았죠. 그런데 16호도 덜컥 당첨되어버렸더군요. (...)

두 번 연속 같은 제품(?)에 당첨되어 다른 분들의 당첨기회에 누를 끼친 듯 하여 죄송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그럼 먼저 받은 14호의 리뷰를 시작하며, 이하 존칭은 생략합니다.

1. 시사IN의 탄생과정을 이야기해 보자.

뜬금없이 이게 무슨 소리냐 할지 모른다. 하지만 시사IN의 전체를 관통하는 논조를 이야기하기 위해서 이것을 생략할 수가 없다.

현재 시사IN의 색깔은 지나치게 삼성 비판(물론 비판 자체는 정당하며, 그 논지 또한 억지스러움은 없다)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그 만큼 다른 시사현안을 다룰 지면이 줄어들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물론 동기는 짐작하는 바이다. 시사IN의 창간과정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모두 알겠지만, 시사IN의 창간 동기는 편집권이 기자에게 있는, 품격 있는 정통 시사주간지의 명맥을 잇기 위함이었고, 소위 [짝퉁 시사저널] 사건에서 염증을 느낀 많은 진성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시사저널 사태가 불거진 직접적인 이유는 기자들이 애써 작성한 삼성에 대한 주요 현안기사가 사측에 의해 편집되어 사라진 사건 때문이었고, 결국 시사저널의 정통 후계자인 시사IN의 기자들이 삼성에 대해 갖는 감정은 남다를 것이라는 점은 짐작 가능하다.

물론 삼성이 그만큼 까일 만한 기업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14호를 놓고 볼 때 올해의 인물 Top으로 김용철 변호사를 선정한 것은 KBS가 연예대상에 유재석과 강호동을 제쳐두고 탁재훈을 선정한 것과 비슷한 느낌까지 들었다. 탁재훈도 물론 충분히 연예대상에 뽑힐 만 하기는 하지만, 유재석과 강호동에 비해 타 방송사 활동 없이 KBS에만 전념한 점이 프리미엄이 되었으리라는 분석이 있듯이, 삼성 관련(?) 인물인 김용철 변호사 역시 삼성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삼성 비판은 물론 필요하다. 필요할 뿐 아니라 매우 중요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14호를 기준으로 볼땐 시사IN에서는 다른 매체가 안 다루는 만큼에 비견할 정도로 매우 비중있게 삼성 문제를 다루는 듯 하다.

(사족이지만, 16호는 또 지나치게 삼성 이야기를 안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알고 보면 시사IN은 나름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인데 단순히 14호만 보고 판단한 내 노파심이었을지도 모르겠고, 그것이 사실이기를 빈다.)

2. 그 외의 기사들은 시의적절한 시사 이슈를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각으로 다룬다는 종합시사 주간지로서의 미덕을 십분 잘 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반론 보도문을 기재함에 있어 반론 보도문을 투고한 측의 시각에서 별도의 가감없이 반론 내용만을 수록하고 그에 대한 논평을 자제한다거나, 올해의 인물을 선정함에 있어 자문단 멤버의 성향을 어느 한 쪽에 편중됨 없이 각계 각층의 고른 성향을 가진 인물들 사이에서 적절히(복거일같은 수구보수 성향의 인물에서부터 송기호같은 진보성향의 인물까지를 망라해서) 맞춰냈다거나 하는 점이 눈에 띄었다.

3.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기사를 꼽으라면, 부동산발 위기론은 진실인가 제하의 기획기사이다.
(어느 정도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잘못되지 않았고 종부세는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의견이 반영된 선택이다.)
그 이전부터 몰아친 부동산 광풍이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어떤 추이를 보이는지 각 지점의 정부시책과 함께 제시한 그래프라거나, 전국의 종합부동산세 과세 현황에 대한 자료를 충실히 제시하고 그에 따라 기사의 논지를 풀어간 점이 돋보인다.

4. 구 시사저널 시대에 비해 전체적으로 가독성이 약간 떨어지는 느낌이다. 편집이 미묘하게 이전 시대에 비해 산만해졌다. 애석하게도 직접 지면을 보여 가며 분석할 능력은 되지 않아 안타깝지만, 그냥 느껴지는 바가 그러하다고밖에 말하기 뭣하다.

결어.

조만간 16호의 리뷰를 쓰면서 언급할 내용이기는 하지만, 16호에서는 14호에서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보였던 삼성 의존(?) 성향을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다행스럽다. 그 외의 논조라거나 기사 선정에서의 적절함에서는 역시 시사IN이라는 이야기를 아끼지 않아도 된다. 다만, 편집을 조금만 더 신경써서 가독성을 좋게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무리 좋은 자료와 도표가 있어도 그것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독자가 느끼는 가독성은 전혀 달라지고, 차트에 어떤 색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또 달라지는 점이 있다. 아직 시사IN 쪽에 인력이 부족한가보다 라고 생각하며, 아이러니한 언급이긴 하지만, 편집은 조선일보와 주간조선의 그것을 잘 배워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며칠 후 16호 리뷰도 작성해야 하는데... (한숨)
렛츠리뷰
by hislove 2008. 1. 8. 01:22
시사IN 리뷰는 두 번째 도전만에 성공했습니다. :)

시사IN 제 14호를 받았습니다. 오늘 집에 왔더군요.

우선 한 번 읽어 보았는데, 쓸 거리가 꽤 있습니다.
시사IN이 창간부터 견지하던 기자정신의 대의를 응원만 하던 입장이었는데, 직접 읽어보니 그 이상이네요.

이건 주제나 논조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제 마음에 쏙 드는, 그야말로 정통 시사주간지입니다.
(한겨레 21의 주제 선정이나 논조는 제 눈에 거슬리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이건 뭐... 이 정도로 흡족하기도 쉽지 않지요...)

자세한 리뷰는 한 열번쯤 더 읽어본 뒤에 쓰겠습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이글루스 렛츠리뷰 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by hislove 2007. 12. 20. 17:34
애드미디어 설문조사 참여자 중 문화상품권 당첨자를 발표합니다.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덧. 이 글까지 총 네 개로군요. 그래서 카테고리 Let's Egloos를 신설합니다. :)

더 이상 이 카테고리에 글이 올라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내심 이 카테고리에 글을 더 많이 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by hislove 2007. 12. 13. 00:28
렛츠리뷰 7차 베스트 리뷰 발표

지난번에 렛츠리뷰를 통해 리뷰했던 벅스 비보이 BB20 리뷰가 7차 베스트 리뷰로 선정되어 소설 Zoo 를 받게 되었습니다. 좋은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도 즐겁고 감사한데, 베스트리뷰 상품까지 받게 되니 정말로 기분이 좋네요.

다시 한 번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 이글루스 렛츠리뷰 팀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렛츠리뷰] Bugs Beeboy BB20 리뷰
by hislove 2007. 11. 25. 23:33
렛츠리뷰에 신청했던 네 가지 중 하나였던 이어폰이 당첨되어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렛츠리뷰 기획팀에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디카가 없고 폰카까지 맛이 가서 사진을 첨부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만, 최대한 성실하게 리뷰하고자 노력했으니 사진이 없는 것은 아량으로 봐 주셨으면 합니다. (꾸벅)
by hislove 2007. 11. 7. 19:58
렛츠리뷰 7차 당첨자 발표



바로 이것!

마침 이어폰이 없던 터라 기대가 마구마구 됩니다 >_<
이걸로 집에서 쉬고 있던 CDP도 휴대용 카셋트 플레이어도 새 삶을 찾게 되었군요 >_<

착실히 리뷰하겠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이글루스 렛츠리뷰 팀에 감사를 전합니다.

사족. 이글루스에 오이매니아가 있다는 것이 이번 렛츠리뷰 대상자 선정에서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그분 또 당첨됐네요 >_<
by hislove 2007. 11. 2. 12:49
내가 내 글을 싫어하는 이유.

Double Bs 카테고리의 세 번째 대상작으로 다운군의 글을 또 도마 위에 올려둡니다.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이하 존칭은 생략합니다.

0. 들어가기 전에

이번 Double B의 대상은, 지난 번 예고와는 달리 무진(霧津)을 배경으로 하는 유명한 소설 무진기행(霧津奇行)에서 모티프를 따온 글 『기행』이다.

내가 다운군의 글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그의 블로그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고, 이 Double B의 첫 스타트를 끊었던 글도 그의 글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이번 글은 내가 접하는 그의 두 번째 완결된 이야기로, 솔직히 이야기해서 첫 번째 글인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에 비해서 그렇게까지 마음에 드는 글은 아니다.

하지만 어째서 이 글을 대상으로 삼았는가... 라고 한다면, 할 말이 좀 있어서 라고 대답해야겠지.

이번 비평문은 20세기 초 러시아 구조주의 작가관에 입각한 이야기가 주류가 될 듯 하다. 그는 스토리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여전히 할 말이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완성된 이야기 구성을 보여주고 있기에(물론 내가 작가들에게 요구하는 스토리의 자체 정합성에 대한 기준은 상당히 너그러운 편이지만, 보편적인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그의 스토리라인은 "뛰어나다"고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충족한다), 논의의 중점은 다분히 이야기의 형식과 구조에 대한 것이 될 듯 하다.

1. 무진에서 벌어지는 또 하나의 아발론 이야기

그는 이 글에서 이야기를 도드라지게 하기 위해서 벌어지는 사건과 유사한 비화를 끌어와서 서로 상응하는 댓구를 만들었다.

무진엔 명산물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더왕이 떠난 곳- 그래, 여긴 바로 아발론으로 가는 길. 여기가 바로 그곳인가.


김승옥의 무진기행에서 따온 첫 문장은 이 특이한 글의 도입부로서 매우 적절하다. 그리고 이 문장은 결말부와 강하게 결합되어 김승옥의 원전과는 전혀 다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이런 식의 댓구들이 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주인공은 아서 팬드래건과 대응하며, 만년필과 엑스칼리버도 같은 대응 관계를 유지하는 식이다. 유명한 비사에 기대어 또 하나의 비사를 만들어내는 구성 방법은 매우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사용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신선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2. 그러나 과거에 비사였으며, 미래에 다시 올 비사라 할지라도

과거는 과거일 뿐, 중요한 것은 지금 만들어지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여러 분들이 댓글에서 지적한 것처럼, 시도 자체는 매우 적절했으나 과거와 미래,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아서 팬드래건의 비사와 작중 화자가 겪은 사건 간의 묘사 비중이 너무 애매하다. 개인적인 느낌에 기대어 말한다면, 아서 팬드래건의 비사에 대한 묘사를 줄이는 편이 낫지 않을까.

기사담에 대한 그의 취향은 그의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의 취향 탓인지 기사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그는 좀더 장황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기사담이 "주"가 아닌 이런 종류의 글에서는 조금 절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미래의 연인에 대한 묘사가 좀더 충실해질 필요성도 있다. 순전히 원고지 육십 매라는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말이다. 이 글에 그런 제한사항이 없었다면 이 글에서는 그저 앞부분의 묘사를 조금 줄이고 중간의 어색한 대화들을 만져주는 정도로 손보는 것이 딱 좋다고 생각한다.

3. 그런데, 어째서 교회인가?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

다운군 스스로도 준비한 장치를 다 써먹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거니와, 어설픈 비평가인 내가 보기에도 석연치 않은 설정이 몇 가지 눈에 띈다.

우선, 어째서 교회인가?

만남의 장소가 교회여야 할 개연성이 너무 없다. 아니, 솔직히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내 생각이다. 학교를 성채로, 학생들을 기사로 묘사한다면 역시 역사(!)가 만들어지는 장소는 교회보다 학교가 적절하지 않을까. 화자의 연인이 이웃 학교 학생일 수도 있는 거고.

우리는 나중에, 가까운 언젠가 다시 만날 거야. 난 그렇게 생각해. 웃으면서 만나자. 그때는 더 무르익은 과실처럼 되어있길 빌어.

천만에, 아직도 너 농담은 서툴구나. 아직도 덜 익은 모양이네?


매우 적절한 댓구. 하지만 이 댓구를 단 한번에 발견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댓구를 좀더 도드라지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

. . . . . . . . . .
천만에, 아직도 너 농담은 서툴구나. 아직도 덜 익은 모양이네?

꼭 이런 방법이 아니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구조주의 문학 이론에서는 저러한 "문장 외적인 방법"으로 문장을 도드라지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 문학 기법으로 간주하며, 때로는 스토리보다도 더욱 문학적인 기법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다운군의 글에서는 처음 접하는 듯한, 의식의 흐름에 따른 자동기술법 서술 자체는 매우 적절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발언과 의식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흐름이 끊어지는지 이어지는지조차 애매한 상태인 것은 문제가 있다. 줄바꿈을 적절히 해 주는 것만으로 많은 부분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덤으로, 매우 합법적으로 원고지 매수를 늘리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 점에서, 도입 부분의 인용문도 독립된 문단으로 줄바꿈 정렬하는 것이 가독성과 함께 문학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래와 같이.

무진엔 명산물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라고 무진 출신의 누군가가 말했던 듯 하다.

그가 표현했던 여귀의 한숨과 같은 짙은 안개는 더 이상 보기 힘들다. 아니, 힘들었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이 그 여귀의 한숨과 같은 짙은 안개였으니까.


그 외에도 간간히 어색한 문장들이 보이지만, 이 글에서 이야기할만한 문제는 아니다.

4. 삽화 부재에 대한 큰 아쉬움

항상 다운군이 토로하고 있는 문제이지만, 그의 글은 대부분 적절한 삽화가 곁들여져 있다면 완성도가 배가될 수 있는 성질을 띄고 있다. 이 글 기행에서도 그 부분의 아쉬움이 많다. 이건 작가인 다운군 스스로가 어디에 어떤 삽화가 삽입되면 좋을지 더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하는 관계로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5. 정리하면서

못한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그건 비평자로서의 내 필력이 부족한 탓에 지금은 "오해 없이" 뜻을 전달할 자신이 없어서 일단 접어둔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하자. 이 글은 奇行인가? 아니면 騎行인가?

by hislove 2005. 7. 19. 07:47
눈물을 마시는 새 - 전4권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나의 점수 : ★★★★★

<눈물을 마시는 새>의 서사구조 비평입니다. <눈물을 마시는 새> 본작을 안 읽으신 분은 절대 보지 마세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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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1. 고대 아라짓 어의 구성은 고대 한글의 음차로 이루어져 있다. 언어는 한때 변화했지만, 천 년 넘는 세월동안 언어가 고정되어 있었다는 시우쇠의 폭로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고대 아라짓 어의 시스템은 단순히 서술의 질료로서 언어를 이용하는 것을 벗어나 "한글의 특징"을 적극적으로 글에 이용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도 있다. 물론 다른 모든 소재들과 마찬가지로 그냥 갖고 있는 걸 갖다 쓴 것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실제 고대 한글을 완벽하게 표기하는 것도 가능하기는 했겠지만, 그가 의도한 만큼의 효과를 내는 데는 음차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는 절대 결벽주의자가 아니다. ) [본문으로]
  2. 주2. 사실 "정형화된 환타지"라는 말 자체가 모순된 선언이다. 환타지는 말 그대로 환상문학을 의미하며, 환상에는 어떤 정해진 형태가 없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정형화된 환타지"라는 표현 자체가 정형화된 채 정착된 지금 시점에서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을 찾기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이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다. [본문으로]
  3. 주3. <피를 마시는 새>에서 이라세오날을 향해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오만하게 걸었던 레콘 지멘이 길잡이, 이라세오날을 향해 가는 길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무차별 학살"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진 레콘 히베리가 대적자, 그리고 어이없을 정도로 단순하게 "다시 올려보내지."라고 말하며 이라세오날을 먼 하늘 보이지 않는 곳으로 날려버리는 레콘 쵸지가 요술쟁이였던 구도에서 착안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본문으로]
  4. 주4. 장생이라는 이름의 자살패에 대해서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장생은 일반적인 패와 달리 팻감 없이 서로 무한정으로 상대방의 사석을 늘리는 게 가능한 기이한 구조로, 어느 한 쪽이 패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바둑이 무한정 계속된다. 그 과정에서 사석은 엄청나게 쌓이지만, 바둑 자체는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 500조 이상의 사람이 죽어나가도 세상은 망하지 않는다는 역설적 희망에 매우 잘 부합하는 상황이다. (바둑 대국에서 장생이 발생할 경우 한국 바둑 규칙에서는 바로 무승부 처리된다.) [본문으로]
by hislove 2005. 5. 19. 19:35
은기사담 한컷극장-Nevergreen

약속한 대로, 다운군의 Nevergreen에 대한 Double B로 이 카테고리의 테이프를 끊습니다. 이하 존칭은 완벽하게 생략합니다.

-1. 들어가기 전에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지겹게 외워 온 소설의 3요소-주제, 구성, 문체-와 그 구성의 3요소-인물, 사건, 배경- 이론은 지금 와서는 진부한 맛이 없지 않지만, 사실 사실주의 문학에서 그만큼 중요한 포인트도 별로 없을 것이다. 이야기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작가의 문체를 통해 어떠한 구성을 이루어 완성되며, 그 이야기가 구성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어떤 배경에서 어떤 인물들이 어떤 사건을 일으킨다...는 건 그야말로 동어반복적인 사설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 하면... 이 진부한 이야기가 오늘 이 글의 핵심 내용이니까.

0. 들어가며

이 짧은 글은 필자 다운군이 구상한 거대한 이야기 <은기사담>의 일부가 될, 혹은 이면 설정으로만 남게 될지도 모르는 한 장면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 글의 주제는 <은기사담> 전체의 주제와 맞물려 설명해야 하는 난제이고, 따라서 이 글에서는 주제에 관련된 이야기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듯 하다.

이 글은 또한 세 사람에 대한 설정을 밝히기에 적절하게 구성되어 있다. 어떤 한 시점에 일어난 사건을 통해 인물관계에 대해 독자들에게 간결하면서도 분명하게 전달하는 데 성공하고 있고, 일어난 사건이 단 하나이기 때문에 플롯도 최대한 단순화되어 있다. 이것은 구성의 측면이다.

하지만 문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조금 보인다. 구성의 맛을 100% 살리지 못한다고나 할까.

즉, 이 글에서는 구성과 문체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말해보려고 한다. 특히 구성에 대해 중점적으로 말하고 문체에 대해서는 간단히 짚고 넘어가는 정도가 되겠다.

1. 카라독이 이졸데를 먹어서 트리스트람이 분노하다.

전후관계 다 빼고 이 글에서 나타나는 사건을 한 줄로 정리하면 저렇게 된다.

트리스트람 라이오네스 로엔그린과 마크 카라독 브리프브라는 둘 다 이졸데라는 여인을 사랑했는데 이졸데가 트리스트람을 선택하고, 결과적으로 마크는 질투에 눈이 멀어버렸다...

그리고 마크는 뱀파이어, 트리스트람은 라이컨스로프. 이졸데는 어떤 존재인지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다.

이 바닥(?)의 통념상 뱀파이어는 교활하며 영민하고, 라이컨스로프는 열정적이며 저돌적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 정도의 상황이 제시되었다면 지금 벌어진 사건은 충분한 개연성을 갖게 된다. 구성의 측면에서 개연성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최소한 사실주의 비평에서는)개연성이 결여된 것은 소설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 Nevergreen을 포함해서 몇 편 공개된 <은기사담>의 세계관은 여러 가지 설화 혹은 창작물에서 이야기를 차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다지 어색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 점에서, 나는 이 글을 포함한 다운군의 글을 높이 평가한다. 이야기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이 철저하게 현실세계와 유리되어 있는 환상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면 더욱 어려운 작업이 된다. 환상세계의 세계관은 100%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작가는 자신의 재량에 따라 현실세계나 다른 튼튼한(?) 환상세계에서 설정을 차용해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뭐야, 종족설정은 반지의 제왕이잖아, 어라 경제 시스템은 D&D에서 베꼈네' 따위의 비난은 무의미하다. 작가에 의해 조립된 세계는 그 자체로서 정합성을 가지면 그걸로 충분하다.

(물론 '뭐야, 노동자 하루 일당이 은편 한 닢이라면서 도로 사용료가 은편 열 닢이야? 엉터리잖아!'는 매우 정당한 비판이다.)

이영도는 자신의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화폐 단위는 환타지 세계에서 쓰이는 '금/은/동편'을 사용하면서 도량형은 엉뚱하게도 미터법을 그대로 가져다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결국 그의 손 끝에서 완성된 세계는 자체로서 상당한 완성도를 보였다. 즉 남의 재료를 이용해서 튼튼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도 작가의 능력이다.

2. 문체에서 느껴지는 아쉬움

이야기와 구성에서는 딱히 흠 잡을 부분이 보이지 않지만, 문체로 넘어오면 아쉬운 면이 좀 보인다.

우선, 일본 소설 냄새가 지나치게 난다.

특히 몇몇 인물들의 대사는, 좀 과장을 덧붙이자면 일본말을 번역해 놓은 듯한 문체로 되어 있다.

"무슨 짓을 한거냐, 마크Mark, 아니. 카라독Caradoc!"

이 서술에서 트리스트람은 마크가 더 이상 친구가 아닌, 성으로 부르는 타인이며 경칭을 생략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상대임을 선언하고 있다. 그렇게 이해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호칭을 가르는 나라는 최소한 한국,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일본, 중국, 러시아 중에서 일본밖에 없다. 판단 근거가 될 만큼 그 나라 말을 접해본 나라들이 저 정도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다른 나라들은 생략했다.

"なにしてったんだ, マークMark, いいえ, カラドックCaradoc!"

내 상식의 범위에서 이런 식의 문장을 실생활에서 사용할 만한 나라라면 일본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트리스트람의 저 발언에 담긴 뉘앙스를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어떤 고유명사에 '등가가 아닌' 로마 자 표기를 병기하는 서술 방법은, 여기서는 나스 키노코의 스크립트(그는 요미가나를 사용할 자리에 로마 자 표기를 넣는 기법을 많이 사용한다)를 연상하게 하는 면이 있다. 꼭 필요한 포인트에서 한 두번 사용하는 것이라면 특별한 효과를 볼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글 전체에서 그걸 남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도치법을 남용하고 있다. 도치법은 묘사의 완급을 조절하는 데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문체적인 기법이지만, 도치법을 남용할 경우 글이 지저분해지는 단점이 있다.

'그녀'라는 말 역시 일본어의 彼女를 번역하기 위해 만들어낸 단어라는 점을 지적해 둔다. 우리말에는 '그녀'라는 말이 없었다. 남녀 공히 대명사 '그'로 받는 게 맞다.

그 외에, 몇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게 있긴 하지만, 일일히 다 이야기하기는 좀 지나치게 사소한 것들이라서 이 글에서는 생략한다.

3. 맺으며

문체 부분에 가서 좀 끔찍(!)할 정도로 이것저것 많이 짚어서 다운군에게 좀 많이 미안하다. 하지만 Nevergreen은 전체적으로는 내 맘에 드는 글이다. 말하자면, 스토리가 좋은데 CG가 좀 떨어지는 게임이라는 느낌일까.

그리고 문체 부분에서 말을 많이 하긴 했지만, 그래도 요새 이 정도면 상당히 양호한 편에 속한다. 다만 다운군이라면 좀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좀 심하게 말했으니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결론은, 역시 난 다운군의 다음 글을 꽤나 기대하고 있다.
by hislove 2005. 5. 4.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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