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카테고리 [비판적 소비자]를 추가합니다. (...하아)
이하 존칭은 과감히 생략한다.

4월 모일, 회사 전화회선의 시외전화 별정통신사업자를 D사에서 O사로 변경하기 위해 O사에 전화했다.
상담원이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이전에 K사에서 D사로 변경하신지 아직 9개월이 안 되셨네요. 이러면 먼저 D사로 연락하셔서 별정통신사 지정 해지를 신청하셔야 돼요. 전화하면 바로 해 줄 거에요. 그러고 나서 저희한테 전화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D사로 연락해서 별정통신사 지정해지를 했고, O사로 옮겼다.

그리고 10월 2일 오전, O***텔레콤에 전화를 했다. 이때 시각 11시 20분
이번에는 통신요금 세금계산서 통합을 위해 O사 -> K사 로 이동하기 위한 통화였지만...

장장 80여분에 달하는 상담원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두둥)

나 "여보세요. O***텔레콤이죠? 저희 회사에서 사용하는 회선의 시외전화 별정통신사 지정 해지신청 때문에 전화 드렸는데요."
상담원 "네. 전화하신 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나 "아, 저희는 법인입니다. 사업자번호는 ......(생략)"
* 가입자 정보 확인 절차 후 *
상담원 "정보확인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별정통신사 변경하신지 아직 9개월이 안 되셔서 해지가 안 되는데요."

어?

나 "하지만 전에 O***텔레콤 상담원이 안내하기로는 9개월 안 돼도 직접 전화로 해지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9개월 지나면 해지절차 없이 새로 가입할 업체에 전화하면 자동으로 이전되는데, 9개월 안 됐으니까 직접 해지 전화를 해야 된다고..."
상담원 "그거야 저희 쪽으로 오신다고 하니까, 저희 쪽으로 오시려면 D사에서 해지를 해 주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고 안내해 드린 것 뿐이고요."

뭐라?

나 "아니, 상담원이 처음부터 '9개월이 안 돼서 불가능해요'라고 한 것도 아니고 '9개월이 안 지났으니까 D사에 전화해서 해지하시면 됩니다' 라고 했다니까요?"
상담원 "그러니까 D사는 그렇게 해 줄지 모르지만 저희는 그게 안 돼요."
나 "아, O사는 자기네들은 처리해주지도 않는 방침을 다른 회사에서는 된다고 가르쳐주나요? 그래요?"
상담원 "그런 식으로 교육받는 건 아니고..."

......그리고 앵무새처럼 반복하기를 약 20분. 현재 시각 11시 40분.

나 "아무래도 지금 전화받으신 분은 답변을 해 주실 권한이 없는 거 같으니까 팀장 바꿔요."
상담원 "팀장님이랑 이야기하셔도 마찬가지에요. 통화하셔봤자 소용 없을 겁니다."
나 "그건 내가 팀장이랑 통화해보고 결정할 문제고, 그쪽이 판단할 문제 아니니까 일단 바꿔요."
상담원 "그러니까 팀장님이랑 이야기하셔도 저희 방침상 똑같이 안내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앵무새처럼 반복하기를 약 25분. 현재 시각 12시 5분. 폭발.

나 "똑같든지 안똑같든지 그건 내가 판단할 문제지 그쪽이 판단해줄 문제가 아니거든요? 얼른 바꿔요."
상담원 "그러면 바꿔드리긴 할 텐데, 지금 저희 팀장님이 통화중이시거든요. 전화번호 안내해 주시면 나중에 전화드릴게요."
나 "그럼 전화 끝날때까지 기다릴 테니까 통화 끝나면 바꿔요. 아니면 다른 팀장급을 연결해주거나."
상담원 "다른 팀장분들은 점심시간 돼서 식사하러 가셨어요."

......

나 "아까 내가 팀장 바꾸라고 한 게 11시 40분인데, 그때 벌써 먹으러 갔다는 거에요?"
상담원 "(잠시 공백) 죄송합니다."
나 "아까 바꿔달랄 때 군소리 안하고 바꿔줬으면 통화할 수 있었던 거 맞죠? 왜 일처리를 그딴 식으로 해요?"
상담원 "(잠시 공백) 죄송합니다. 고객님. 그럼 해지해 드릴테니까 준비서류(내용 생략) 팩스로 보내 주시고 해지 수수료 1000원 부담하셔야 되는데요."

어? 말이 바뀌었다? 절대로 해지는 안 된다며? 그런데 되는 거야? ... 아니 잠깐.

나 "해지 수수료는 또 뭡니까? D사에서는 그냥 해지해 줬는데요?"
상담원 "죄송합니다. 중도해지 하려면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됩니다."

...이쯤 되면 막나가자는 거지요.

나 "긴 말 필요없고, 팀장 아직 통화중이에요? 나 그쪽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거 싫으니까 그냥 팀장 바꿔요."
상담원 "죄송합니다. 다른 고객분이랑 통화가 길어지시는 거 같습니다. 그러지 마시고 그냥 연락처 남겨주시면 전화 드리겠습니다."
나 "됐어요. 기다릴 테니까 끝나자마자 바꿔요."
상담원 "더 길어지실 거 같은..."

순간 전화가 뚝 끊어졌다. 그리고 내 인내심은 진작에 끊어져 있었고. 현재시각 12시 40분.

다시 O사에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다른 상담원.

나 "아까 통화하다가 끊어졌거든요.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통화한 모 회사입니다."
상담원2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조회해 드리겠습니다. (잠시 후) 상담 기록이 남아 있지 않네요."

(우주가 보인다)

나 "......(잠시 말을 잊었다)"
상담원2 "방금 전화가 끊어졌다고 하셨죠? 상담 기록은 정상적으로 통화가 종료된 다음에 상담원이 직접 남기도록 되어 있으니까 늦어도 10분 안에는 조회가 될 겁니다."

아. 그런가. 그런데 이 상담원은 묘하게 지난번 상담원과는 달리 뭔가 이야기가 통할 거 같다.

나 "그럼 이러저러한 업무처리 때문인데, 상담원 레벨에선 이야기가 안 될 거 같으니까 팀장 급과 통화할 수 있을까요?"
상담원2 "아직 식사시간 중이라서 저희 팀 팀장님은 식사중이시고요, 상담기록 조회해서 그쪽 팀장님과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나 "그러지 마시고, 그쪽 팀 팀장님 식사 마치고 오시는 게 빠르면 그쪽으로 연결 부탁드립니다."
상담원2 "네. 그럼 먼저 연결 가능해지는 쪽으로 바로 연결해 드릴 테니 메모 남겨주세요."

역시. 군더더기 없고 토 안 다는군. (한숨)

나 "그럼 부탁드립니다. (전화번호를 남긴다)"
상담원2 "감사합니다. 상담원 OOO였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12시 45분. 상담원2 덕분에 약간 진정. 그리고 전화가 왔다.

나 "기획팀 XXX입니다."
팀장 "안녕하십니까? O***텔레콤 상담#팀장 OOO입니다. 이러저러한 업무로 연결 요청하셨다기에 전화 드렸습니다."

드디어 팀장이군.

나 "제가 11시 40분에 팀장님 바꿔달라고 요청했는데, 지금 12시 50분이네요. 무슨 전화통화가 그렇게 길어요?"
팀장 "죄송합니다. 다른 고객분과 통화가 길어져서 부득이하게 늦게 전화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고를 받은 것은 12시 5분 경이었습니다."

...... 상담원이 독단적으로 25분이나 잡아먹었단 거군. 두고 봐라.

나 "제가 그 상담원한테 이야기한 게 11시 40분이니까, 상담원이 독단적으로 25분을 지체했다는 이야기네요. 그 상담원 이름이 뭐였죠?"
팀장 "OXO 상담원입니다."
나 "오늘 일 기록해놨다가 그 상담원 인사고과에 꼭 반영하세요."
팀장 "알겠습니다. 불편을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해지 건으로는, 원래 9개월이 지나기 전에 해지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건 알고 계셨던 거죠?"

어라? 물타기해?

나 "아뇨. 9개월이 지난 다음엔 자유이전이 가능하고, 9개월이 지나기 전에도 업체에 직접 연락해서 해지할 수 있다고 전에 O***텔레콤 직원이 가르쳐줬습니다만?"
팀장 "(잠시 공백) 네... 일단 당시에 잘못된 안내를 해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

나 "아니, 실제로 그 안내대로 D사에 전화했더니 그 안내 내용과 동일한 프로세스로 해지처리가 됐고 아무 문제도 없었는데, 그게 잘못된 안내였다고요? 그리고 그게 잘못된 안내였다고 하더라도 그 안내 내용에 대해 회사에서 책임을 지셔야 하는 건 아시죠?"
팀장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 상담원이 안내드린 대로 원래는 해지가 불가능합니다만, 원하시는 대로 해지는 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안내드렸던 수수료는... (잠시 공백) 저희 회사를 이용해 주셨던 것에 감사드리는 의미에서 면제해 드리겠습니다."

이때 시각 13시 정각...... 팀장에게는 권한이 있다. 그래서 팀장과 통화하면 웬만한 일은 다 처리가 된다. [빠드득]

그리고, 나는 그것을 알고, 그것을 실행하였음에도 상담원의 독단 때문에 무려 100분 이상이나 전화통화를 하며 귀중한 업무시간과 점심시간을 날려먹은 것이다.

......(한숨)

내가 O***텔레콤의 상품을 다시 이용하거나 하면 인간이 아니다. 정말로.
O***텔레콤은 상담원 한 명 교육 잘못 시킨 탓에 나름 호감이 있었던 소비자 한 명을 잃었고, 그리고 비호감으로 돌아선 그 소비자는 이 내용을 인터넷 세계 방방곡곡 구석구석에 퍼뜨릴 것을 결의했다. (비웃음)
by hislove 2008. 10. 6.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