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렸을 적 저희 집은 가난했었습니다.
어느 정도로 가난했었냐면, 영세민 카드가 있을 정도로 가난했습니다.
단칸방에서 다섯 식구가 한 이불을 덮고 잤었죠.
단칸방에서 두칸짜리 집으로 이사갔는데 하나 있는 쪽방은 형님이 독차지하고,
부모님과 누님과 저 이렇게 네 명이서 한 방에서 또 한 이불을 덮고 잤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두칸짜리 집에서 있었던 이야기.
(동남아시아 모 국가의 대통령 각하의 존안만큼은 아니지만, 어쨌든 비위상할 만한 이야기가 나오니 주의하세요.)
저녁에 어쩐 일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오징어국이 메뉴로 올라왔습니다.
그냥 평범한 저녁식사였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먹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욕지기가 밀려 올라와서 잠에서 화들짝 깨어났고,
화장실로 뛰기는커녕 깨어나자마자 이불 위에 한가득 토해버리고 말았죠.
오징어와 위액이 뒤섞인 고약한 냄새가 방 안 가득 진동했고, 그 악취와 구토소리에 다른 가족들도 모두 깨어났습니다.
저는 응급실로 긴급하게 실려가서 급성 식중독이라는 판정과 함께 난생 처음 병원 침대에 누워 링거바늘을 꽂고 있어야 했고,
집에 한 장 있던 이불은 결국 냄새가 빠지지 않아 버려야만 했습니다.
그 날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지만,저는 그 이후로 오징어 냄새에 심한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카테고리로 올라올 유일한 포스팅입니다. 앞으로 이 카테고리에 글 쓸 일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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