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이야기/공놀이 이야기무거운 이야기/야구 이야기 카테고리를 신설합니다.

요즘은 야구를 봅니다. 1990년 LG야구를 보기 시작해서 2002년에 LG야구를 끊은 것이 내 야구팬질 1세대라면,
2011년 롯데야구를 보기 시작한 것이 내 야구팬질 2세대라고 할 만합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롯데야구를 보긴 했지만, 그건 팬질이라기보다는 그냥 첫 외국인감독에 대한 호기심이었고,
스스로 팬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이 처음이니까 내 야구팬질 2세대는 2011년부터가 맞습니다.

그런데 야구 관련 포스팅을 한 적은 없네요. 페북이나 네이버 덧글에서 간단한 이야기들을 써본 적은 있지만, 블로그에 포스팅을 한 적은 없습니다. 뭐 애초에 블로그에 포스팅 자체를 거의 안하니까요.

하지만 써보고 싶은 이야기가 좀 있어서, 그동안 열심히 눈팅질하면서 가끔 덧글을 달았던 꼴리건 X 님 블로그의 글에 트랙백하며 첫 이야기의 테이프를 끊습니다.

단상: 징검다리 감독과 왕조로의 길 - 위에서 말한 대로 꼴리건 X 님 블로그의 글에 트랙백합니다. 이하 존칭은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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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2011년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취득하는 선수들을 보자.

1. 조성환 - 2011년 연봉 1.8억
올해 활약을 보면 이분은 갑자기 한 10년은 늙어버린 것 같다. 2010년의 "그" 조성환이 아니다.
씁쓸한 이야기이지만, 어쩌면 2010년의 조성환은 화광반조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롯팬들이 원하던 그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2010년 조성환이라면 3.6억 + 보상선수 1명으로 충분히 데려올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이다.
한화가 김민재 FA로 꽤 쏠쏠한 재미를 보았던 것을 기억하자.

그런데 2011년 조성환이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이적이 아닌 은퇴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서글픈 모습.
괜히 보고만 있어도 의지가 되던 그 주장님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있는 쓸쓸함.

하지만 뭐, 사실 조성환이라는 선수가 롯데라는 팀에 느끼는 감정을 생각해본다면, 그는 FA권리를 행사하더라도 롯데에 남을 가능성이 꽤 크다. 롯데구단이라면 조성환의 연봉을 더 후려치려고 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FA권리를 행사하긴 하겠지만.
적어도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조성환이 롯데에서 맡은 역할을 생각한다면 롯데구단이 그를 홀대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롯데가 그런 예의를 차릴 줄 아는 구단이었으면 적어도 로이스터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을 것을 "그 따위 방법으로 통보하지는" 않았겠지. 사정상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하더라도 예의를 차릴 수 있는 방법은 많으니까.

이적할 경우 대체 가능한 선수 : 양종민[각주:1], 정훈, 손용석, 정보명[각주:2]

2. 이대호 - 2011년 연봉 6.3억
2010년의 임팩트는 많이 줄었다. 하지만 발목부상에도 불구하고 이대호는 여전히 경이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타율 1위 타점 1위 홈런 2위. 이대호는 여전히 KBO를 대표하는 4번타자이다. 그리고 향후 몇 년간은 이대호의 아성을 위협할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김태균이 복귀하더라도 이대호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줄 것 같지는 않으니까...

이대호가 FA시장에 나올 경우 노릴 만한 팀이 한둘이 아니다. 이대호는 현재 KBO에 본의아니게(?) 희귀해진 우타 거포 자원이며, 발목부상만 완치된다면 1루 수비도 수준급이다. 이대호의 수비 가지고 까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같은 팀의 박종윤에 비해 좀 떨어질 뿐(그리고 박종윤과 비교한다면 1루 수비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수비수는 KBO 내에는 사실상 없다 -_-) 이대호의 1루 수비는 상당한 수준이다. 타구 판단, 라인드라이브에 대한 대처, 번트 등에 대한 대비 등도 무난함 이상이며, 포구 역시 큰 덩치와(이대호의 체격은 KBO에서 제일 크다) 그 덩치에 맞지 않는 유연함으로 진짜 웬만큼 대충 날아오는 송구도 다 잡아낸다. 수비 범위가 좁지만 1루수에게는 크게 문제되는 항목은 아니다. 문제는 낮은 타구에 대한 대처가 좋지 않다는 것이지만, 그것도 사실 1루수로서 아주 못써먹을 정도는 아니니까.
(사실 3루수를 볼 때도 이대호는 수비범위가 좁은 것과 낮은 타구에 대한 대처 외에는 모두 괜찮았지만 3루수는 수비 범위도 넓어야 하는 포지션이라 문제가 되었던 것 뿐이다.)

이대호를 모셔(!)오기 위해서는 이대호에게 지급할 계약금과 연봉 외에도 롯데구단에 12.6억원의 보상금과 보상선수 한 명이 필요하다. 만만치 않은 금액이지만, 이대호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그 정도는 충분히 할 만 하다고 생각된다.

이대호가 해외진출을 하지 않는 이상 롯데에 잔류하겠다고 말했지만, 롯데구단이 이대호를 대하는 태도를 생각할 때 이대호가 아니라 부처님 가운데토막이라도 롯데구단에 등 돌리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라서 어떻게 될지 난 모르겠다. 기왕이면 해외진출해서 지명타자로서 좋은 활동을 보여주었으면 싶은 생각이지만, 롯데의 우승을 보고 해외진출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소망도 있다.

그것을 위해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역시 올해 롯데가 코시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최동원 영정에 롯데 우승이라는 선물을 올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고, 그렇게 가장 큰 소원을 이룬다면 홀가분하게 해외진출도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준거플은 일단 반드시 성공해야 할 것이다. -_-

이적할 경우 대체 가능한 선수 : 박종윤[각주:3]

3. 김주찬 - 2011년 연봉 1.7억
2010년 김주찬은, 화력과 주루 능력은 좋지만 수비력과 주루 센스는 떨어지는, 전형적인 "좋은 하드웨어에 안 좋은 소프트웨어" 형 선수다. 2011년의 김주찬에게도 사실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의외의 요소 덕분에 김주찬의 가치는 부쩍 오르게 되는데...

조원우느님 외야수비 전담코치 덕분에 김주찬이 사람됐다!

한때 화약고 평가를 받기도 하던 롯데 외야진이 부쩍 안정된 이유는 역시 조원우 코치의 수비코칭이 효과를 보며 손아섭과 김주찬의 수비 스킬이 사람 수준이 되었다는 점인데, 손아섭 김주찬이 둘다 공격력에서는 인정받던 선수들이다보니 수비력의 업그레이드는 매우 큰 효과를 보게 되었고, (아직 FA까지 한참 남은 손아섭과는 달리) 김주찬은 이번 시즌 끝나면 FA다. 이거 알 수 없는 상황...

시즌 초까지만 해도 김주캇 보라스찬이 강영식처럼 FA를 포기하는 대신 연봉을 더 많이 받는 선택을 하지 않겠느냐는 우스갯소리가 돌았었는데, 지금 김주찬의 모습을 보면 FA 선언하면 몸값이 적어도 두 배[각주:4]는 오를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이적할 경우 대체 가능한 선수 : 김문호[각주:5], 이인구[각주:6], 이승화[각주:7], 황성용[각주:8]

4. 장원준 - 2011년 연봉 2억
물론 장원준은 FA 자격을 획득하긴 하지만 바로 군대... ㅇ<-<
롯데의 유일한 좌완 선발자원인 장원준은 어쨌든 2012년에는 볼 수 없다.
그리고 돌아오는 2014 시즌에는 타팀으로 이적할지도 모른다.
6년 연속 100K 이상, 4년 연속 10승 이상, 그리고 매년 150이닝 이상은 먹어주는 꾸준한 이닝이팅 능력까지 갖춘 좌완 선발 자원. 거기다 연봉도 2억밖에(?) 안 된다! 당연히 타팀에서 노릴만 하다. 위험하다.

거기다 대체 가능한 선수도 없다[각주:9]! (............) 팀내 보이는 다른 좌완(허준혁, 이명우, 강영식)은 죄다 불펜요원이고 -_-

5. 임경완 - 2011년 연봉 1.05억
우선 이분은 1975년생이시다. 하지만 2011년 팀 공헌도를 생각할 때 타팀에서 1~2년 보고 입질을 해볼만 하다. 몸값이 싸거든. -_-
마무리 아닌 계투로 1이닝만 던지게 하고 투구 수 관리만 해 준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
또한 올해 활약을 보면 몸관리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적할 경우 대체 가능한 선수 : 배장호[각주:10], 이재곤[각주: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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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저 선수들이 하나도 남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라인업을 구성한다면 어떻게 될까.

포수 : 강민호
1루수 : 박종윤
2루수 : 손용석
3루수 : 황재균
유격수 : 문규현
좌익수 : 김문호/이인구/황성용 중 한명?
중견수 : 전준우
우익수 : 손아섭
지명타자 : 홍성흔

개인적인 취향이 다분 반영된 타선

1. 손아섭[각주:12]
2. 황재균[각주:13]
3. 김문호/이인구/황성용 중 한 명
4. 박종윤[각주:14]
5. 홍성흔[각주:15]
6. 전준우
7. 강민호[각주:16]
8. 손용석
9. 문규현

백업야수 : 장성우[각주:17]/변용선/양종민/정훈/박준서/이승화/좌익수자원 중 남는 두 명/정보명

선발 : 사도스키[각주:18]/송승준/고원준[각주:19]/외국인투수2[각주:20]/......

불펜[각주:21][각주:22] : 강영식/이명우/허준혁(좌)/허준혁(우)/배장호/이재곤/김수완[각주:23]/이용훈[각주:24]/김사율

......써놓고 보니 뭔가 많이 이상하다. -_-

이렇게 써놓고 보니 다음 시즌 롯데가 보강해야 할 위치들이 보인다.

첫째가 믿을 만한 좌완선발
둘째가 출루율 높고 주루센스 있는 리드오프
셋째가 안정적인 4번타자
넷째가 홀드 생산 능력이 출중한 불펜투수
다섯째가 백업 1루수...

... 뭐야 결국 다 구해야 되네? -_-

...랄까 믿을만한 좌완 선발만큼은 정말 시급해 보인다.

......후우. 내가 야구 전문가도 아니고, 무엇보다 사심이 잔뜩 들어간 글이지만, 어쨌건간에 결론은 좌완선발 없어요 징징징 이네. -_-



  1. 양종민은 일단 2루 수비가 가능해서 적었지만, 사실상 유격수 백업요원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양종민을 여기에 적은 건 크게 의미는 없다. [본문으로]
  2. 일단. [본문으로]
  3. 물론 수비 한정. 장타 생산 능력은 좋은 편이지만 특유의 타격폼과 그렇게 좋지 않은 선구안 때문에 타율이 그렇게 좋지 않다. 다만 붙박이 선발출장을 하게 된다면 또 모른다. [본문으로]
  4. 물론 두 배라고 해도 3.4억이다. 지금 김주찬이라면 FA 선언하면 그 정도는 받을만 하다는 게 내 개인적 생각. 이것은 시즌 초에 김주찬을 어떻게든 타팀에 팔아야 하지 않겠냐고 주장하던 내 자신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긁적) [본문으로]
  5. 1987년생으로, 대체 가능한 선수들 중 가장 젊다. 향후 롯데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선수이기도 하다. [본문으로]
  6. 81년생인 김주찬보다 오히려 한 살 많다. 한 살 차이는 뭐 도찐개찐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비슷한 나이대라서 대체재라고 말하기도 민망하다. 그나마 이승화보다는 타격에서 좀더 나은 모습을 보여서 다행이다. [본문으로]
  7. 82년생. 김주찬보다 한 살 적다. 수비만큼은 대단하다. 그런데 타격 어쩔거야. 2군에서는 본즈놀이를 한다는 것, 순위 결정되고 나면 날아다닌다는 것을 감안하면 멘탈 문제라고밖에 볼 수가 없다...... 그리고 이대호랑 입단동기라는 걸 감안하면 이미 이승화의 타격적 개화는 글렀을지도 모른다. 다만 대수비요원이나 대주자로서의 가치만큼은 아직 좋은 편이니까... [본문으로]
  8. 83년생. 역시 나이가 꽤 많다. 다른 대체 선수들과는 달리 우타라는 점에서 차별화가 되는 것도 같지만, 이 롯데라는 팀은 원래 우타가 많아서-_- 그게 차별화인지 잉여성-_-인지 감을 잡기가 어려운 게 문제. 그리고 이영민 타격상의 저-_-주 역시... [본문으로]
  9. 하준호? 과연 하준호를 장원준 대체자원으로 볼 수 있는 걸까? -_- [본문으로]
  10. 잘 모르겠다. 일단 스타일은 비슷하지만. -_- [본문으로]
  11. ......일단 사이드암(언더) 계열이라 적어는 보는데...... [본문으로]
  12. 전준우는 리드오프로 쓰기엔 출루율이 너무 떨어지고, 기실 다리도 별로 안빠르고 주루센스도 그리 좋진 않다. 대신 중장거리 펀치력이 있으니 6번 정도 타순이 좋지 않을까 한다. 강민호를 7번으로 내리는 효과도 있고. [본문으로]
  13. 스타일에 따라, 좌익수 주전이 2번 황재균이 3번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문으로]
  14. 물론 무게감이 좀 많이 떨어지긴 하지만, 홍성흔에게 4번은 그리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박종윤이 타율만 좀 끌어올린다면 4번에 꽤나 잘 어울린다고도 생각하고. [본문으로]
  15. 스프링캠프에서 체격 좀 키워서 2010 모드로 컴백하기를 기대하며 여기에 넣어봤다. [본문으로]
  16. 포수가 아무리 타격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6번은 좀 부담이 아닌가 싶다. 가뜩이나 수비부담도 큰 포지션인데... [본문으로]
  17. 개인적으로 올해 장성우를 보고 있자니, 얼른 군대(경찰청이든 상무든)보내고 당분간 변용선을 백업으로 활용하는 게 어떨까 한다. 변용선이 아닌 장성우를 위해서 말이지. 아니면 최기문 코치가 플레잉코치로 오든지. (히어로즈 김동수 코치나 LG 김정민 스카우터가 그랬던 것처럼 -_-) [본문으로]
  18. 사도스키도 잔류를 희망하고 있고, 롯데구단도 잡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니 일단 넣어둔다. [본문으로]
  19. 요즘 좋지 않은 건 시즌 초반 혹사의 영향이라고 믿어보겠다. 흠흠... 그리고 고원준을 선발슬롯 하나에 박더라도 지금 5선발 자리가 빈다. -_- [본문으로]
  20. 부첵 말고. 시즌 초반 코리 정도만 돼도 괜찮을 것 같다. 시즌 후반 양승호 정도의 운용만 해 줘도 코리 정도 선수라면 충분히 제 몫은 해줄 수 있었으리라고 본다. [본문으로]
  21. 이 중 몇 명은 2군 가겠지만. [본문으로]
  22. 이왕기는 어떻게 될까... 어쩐지 전혀 기대가 안 된다. -_- [본문으로]
  23. 살 좀 찌우고 제구 좀 잡으면 선발감인데... 과연...? [본문으로]
  24. 선발 경험이 있으니 5선발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것도 어떨까 한다. 나이가 많은 게 좀 걸리지만 그거야 투구수 관리해주면 될 일이고... 그리고 그놈의 성질 좀 죽이고 -_- [본문으로]
by hislove 2011. 9. 2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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