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나라당 박근혜 대표님께 드리는 글입니다.

하지만, 다른 정치자영업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을 겁니다.

오크는 읽어도 이해못할지도 모르겠군요.



한때 지지하던 열린우리당에 실망한 이후, 저는 작금 정치판에 그렇게까지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가끔 저 같은 사람조차 격분하게 만드는 박 대표님의 언사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군요.

박 대표님은 매우 자주 제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의견을 들어서 말할 때 온 국민이 이렇게 생각한다 는 식으로 단정적으로 말씀하시더군요.

그거, 무지 기분 나쁩니다. 저는 이 나라의 국민이 아니었나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은 매우 많고, 그들이 모두 같은 의견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심지어는 박 대표님이 대표하는 당을 지지하는 이 나라의 약 30% 정도 되는 인구들조차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래도 정치란 것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귀 당을 지지하는 국민 중 30% 정도의 의사를 일임받아 이야기할 수는 있을 겁니다.

물론 30%의 지지율은 대단한 겁니다. 귀 당의 어두운 역사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그건 충분히 대단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작 30%의 지지율을 갖고 온 국민을 논하다니. 건방집니다. 국민 앞에 겸허해야 할 제1야당의 대표가 감히 국민 전체의 의견을 대표할 수 있다는 양 광오한 발언을 일삼다니 말도 안 됩니다.

나라와 국민 앞에 먼저 겸허해지세요. 그렇게 한다고 해도 저는 여전히 귀 당의 이념에 반대하겠지만, 그래도 더 이상 귀 당을 딴나라당이라고 비아냥거리지는 않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말하자면, 귀 당과 박 대표님께서는 전 국민의 의견이 하나로 통일되는 전체주의 국가(박정희 대통령 시대의)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모양인데, 현대 사회는 다원화 사회입니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률이 정하는 바 명백한 범법행위가 아닌 것은 무엇이라도 허용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의 안보의식이 그렇게 녹록치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한국전쟁이 북침이었다고 누군가 주장한다고 해서 그게 안보위기로 이어질 거라는 발상은 정말 국민들의 정신연령을 미취학 아동으로 보는 겁니다.
(물론, 저는 한국전쟁이 남침발발이란 것을 믿고 있으며 그것이 다카키 마사오 일본군 소좌만큼이나 광오한 김일성의 야욕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누군가 저렇게 생각하고 주장할 때 저 사람을 건전한 토론의 장으로 끌어들일 생각은 할지언정 사회악으로 매도해서 마녀사냥을 시작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도 만약 귀 당이 온 국민 운운하며 이상한 말을 계속할 경우, 저는 귀 당이 대한민국을 전체주의 전제국가로 만들어 영구집권하려는 야심이 있다고 판단하겠습니다.

기억하십시오. 이 땅에 4500만 명의 국민이 살고 있다면, 4500만 가지의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리고 최소한 귀 당을 지지하지 않는 이 땅의 70%의 국민의 의견까지 마음대로 호도하려고 하지 마세요. 귀 당과 박 대표님의 그런 행동들이 오히려 이 나라의 안보에 지대한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하긴, 이런 식으로 말해줘서 알아들을 놈들 같았으면 딴나라당이 아니지.
by hislove 2005. 10. 17. 1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