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 하나를 비공개로 돌리고, 카테고리는 Real People's Blues.



모 님과 MSN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저 자신에게 정말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세상은 아직 살 만하구나. 그래도 이런 사람들이 주변에 있으니까...



어차피 사람은 기대서 살아가는걸요.
도움을 받으면서 사는 사람이 아니면 남을 도울 수도 없어요.
혼자서 다 잘 하는 사람(이란게 있다면)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는걸요.
내가 도움이 필요하니까
내가 사람이 필요하니까
내가 쓸쓸하니까
내가... 약하니까.
그러니까
남을 도울 수도 있는 거고
남 옆에 서 있을 수 있는 거고
약한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거고...



정신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보니 내 손끝에서 나오는 말이 무언가 신기한 내용을 담고 있더군요.

저는 말을 만들어낼 능력은 없는 사람이고, 아마도 어딘가에서 들어 두었던 말이었을 겁니다.

공감이 가는, 위로가 되는 말이었기 때문에 흐릿하게 기억하고 있었을 거고...
(제 성격이 좀 더러워서, 상처가 되는 말이었으면 정확한 출처, 누가 한 말인지, 등등을 싹 기억할 겁니다-_-)

오늘 모 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저 이야기가 손끝에서 흘러나오더군요.

결국, 모 님께 들려주는 식으로 나온 이야기지만, 저 자신에게도 해 주고 싶은 이야기였을 거라고...
지금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나 자신이 도움이 필요하니까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고
나 자신이 외로우니까 외로운 타인을 보듬을 수 있고
자신이 약하니까 똑같이 약한 사람을 생각할 수 있고.

상처입은 사람을 가장 잘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역시 상처의 아픔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그러니까 상처를 입은 적이 있는 사람일 겁니다.



그리고 돕는다... 결국 그건 자신을 돕는 일이기도 합니다.
외로운 사람의 곁에 선다는 것은, 그 사람의 외로움과 함께 자신의 외로움도 해결할 수 있는 일이지요.
약한 사람과 함께 무언가를 해 나간다는 것은 자신의 약함 또한 덧댈 수 있는 일인 걸요.



용두사미의 결정판.

제 글은 언제나 마무리가 부족합니다. 이 글도 마찬가지겠군요.

Real People's Blues. 오늘은 비도 오는데 신촌 동래파전에 가서 동동주나 한 잔 걸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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