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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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 존칭은 생략합니다.
2004년 11월 5일, 태어난지 10000일이 되었다. 대강 27년 하고도 4개월 좀 넘게 살면서 많은 원칙들을 세웠고, 많은 원칙들을 접었고, 또 많은 원칙들이 바뀌어 갔다.

그리고 지금 와서 호칭에 대해 내린 결론은 아마 앞으로도 바뀌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 원칙의 핵심은 호칭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결정하라 는 것.


우선 난 상대방이 날 부를 때 존칭을 하든 하지 않든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높여 부르는 건 존중의 표시로, 말을 놓는 것은 친근함의 표시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게 가장 속편하다. :)

(물론 친근함이 아닌 깔보는 것이 분명한 말투라면 문제가 있을 테지만, 상대방 속 떠보는 거야 내 특기분야고, 나한테 그러다 걸리면 반쯤 정신공황 상태로 몰아버릴 자신도 있다.)

그리고 상대방을 부를 때... 이것이 조금 문제가 될지도 모르지만, 일단 존대한다.

상대방에게 말을 놓는 경우는 딱 세 가지인데,

우선 상대방이 먼저 제의할 경우.
말 놓는 게 더 좋다는데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 다음이 상황이 그렇게 흘러갈 경우.
친척동생이나 조카한테 존대하는 건 우리 집안처럼 친척들이 많은 경우에는 혼자 튀게 될 우려가 있고, 주변 다른 사람들한테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학교 후배들한테 존대하는 건 우리 학과처럼 규모가 작은 곳에서는 오히려 저놈이 과 사람들이랑 거리를 두려고 한다는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
또 동갑내기가 먼저 말을 놓는 경우는 나도 말을 놓으라는 암묵적 동의로 해석해 버린다. (씨익)
이 외에도 몇 가지 특수한 상황이 있지만 일일히 열거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상대방한테 정말로 반해서(이성적인 반함과는 다르다. 물론 포함은 하겠지만:)) 저 사람과는 정말로 친하게 지내고 싶다 싶으면 먼저 말을 놔도 되겠는가 물어볼 텐데... (상대방이 싫다고 하면 GG겠지만 이런 타이밍에 싫다고 해서 산통깰 만한 사람한테 반할 리는 없지 않겠는가- 라고 수박 겉핥기식으로 생각하는 중이다)
이 마지막 경우에 걸려본 사람이 아직까지 아무도 없다. OTL

결국, 호칭은 상대방이 중요하다. 내 입장은 복잡해 보이지만 웬만하면 상대방에 맞춰 주겠다 라는 한 마디로 요약 가능한 셈인가. :)

by hislove 2004. 11. 12. 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