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와 SK 커뮤니케이션즈가 한 식구가 됩니다

EBC (Egloos Broadcast Center)에 발자국 찍었다.

우선, 난 이글루스 식구라는 생각은 하지만 SK랑은 절대 한 식구 따위 되고 싶지 않다는 점을 미리 짚어둔다.

그리고 SK라는 기업의 생리나 행태는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최태원이라는 빌어먹을 호로자식 사람에 대해서는.
(최태원이 사람이 아니라는 이의는 받지 않겠다. 실은 그 점은 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

와이더댄 닷컴 이라는 회사, 그리고 TU미디어 라는 회사가 최태원 개인 회사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 점은 명확해진다.

(우선, 와이더댄 닷컴은 모바일 컨텐츠 시장 초기에 이 시장을 그냥 잔돈푼 긁어먹는 시장으로 생각하고 방치했다가 첫 1년에 이 시장이 통화료 시장보다도 더 큰 시장이란 걸 알아차린 최태원 회장이 급조로 세워서 SKT 차원에서 모든 특혜와 우선권을 몰아줘서 1년만에 시장점유율 1위로 성정한 회사이다. 그리고 TU미디어는 위성 DMB 시장을 선점해서 그 단물을 혼자 빨아먹어 보겠다고 만든 회사이고. TU미디어는 잘 모르겠지만, 와이더댄 닷컴은 SK 계열회사조차 아니다. 즉, SK 그룹 차원에서 모든 특혜를 부어서 키운 회사의 단물은 최태원 개인이 다 챙겨먹는 것이다.)

이번 이글루스 합병. SK가 원하는 건 뭘까.

이글루스의 브랜드네임 가치는 SK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SK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것이 이글루스보다는 싸이월드라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SK는 이글루스를 인수했다. 왜?

생각한 시나리오가 대충 두 가지 있는데, 둘다 별로 맘에 안든다.

1. SK는 싸이월드를 장기적으로 플랫폼 독립적인 환경으로 재구축할 건가. 이글루스 팀의 기술력이라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순전히 싸이월드를 뜯어고치기 위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글루스 팀의 인원이 필요했을 거다.

15억원은 이글루스라는 브랜드를 구매하기 위한 가격이라기보다는 이글루스 팀을 영입하기 위한 계약금 정도의 액수로 보인다는 점이 참으로 씁쓸하다.

이 시나리오의 장점은, "이글루스는 그대로 방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 차라리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고 내버려두기만이라도 해다오. (그래도 난 태터나 WP로 옮길 가능성이 높지만.)

2. SK는 이글루스를 없애버릴 작정인가. 합법적으로, 인수한 다음에, 그대로 버릴 생각인가.
내 기억이 맞다면 네이트도 블로그 서비스가 있는데 굳이 이글루스를 또 인수할 이유가 없다.
경쟁사는 합병해서 없애버린다는 마인드가 아니라면 말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SK는 손바닥 뒤집는 것보다 더 쉽게 말을 바꾸는 잡것들이다. 넷츠고가 박살날때도 그랬던 거, 기억하시나?

아마 SK 측에서 이글루스 운영팀에 약속한 게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지켜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그 전에 그냥 속편하게 컨텐츠를 다 긁어서 이사를 준비하자. 그래. WP나 태터로 갈란다.

아니면 인터페이스는 불편하지만 적어도 유저를 우롱하지는 않는 블로거닷컴으로 갈까나...

에잉 뭐. 난 내 계정도 있다 뭐.

사족. 난 이글루스 운영팀을 믿지 않는 게 아니다. 단순히 SK라는 회사를 "절대로 믿지 않는다". 하필이면 SK냐.
내가 네이버만 됐어도 이렇게까지 아연해하지는 않을 거다. (내가 네이버를 얼마나 싫어하는지는 아실거고)
by hislove 2006. 3. 8.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