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은, 위를 향해서만 이루어진다.

제가 이글루스에 자리를 잡은 이유가 크게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멋진 지인들이 대부분 이글루스의 유저들입니다.

매냑님이라든지 아드님, 다운군, 달꿈님, 페디군, 써루악군... 등 제게는 각별한 인연인 H 전대 분들이 대표적이겠군요. 이 외에도 멋진 지인은 많지만 넘어갑시다 :) (그러니까 제가 꼽지 않았더라도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진 마세요 :) 제프님이나 광열님, 신나님, 왈츠님, 천유님, 군대간 핌군, 현지님, 마족님, 병각군, (송)수연이, 아루바옹, 쥴양... 등등 모두 멋진 지인이에요.)

그리고 이글루스의 철학이 상당히 마음에 들더군요. 한 마디로 정리하기는 힘들지만 살가우면서도 합리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매우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글루스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그럼에도 이 블로그는 반쯤은 폐쇄적인 공간입니다. 저는 저를 알고 계시는 분들만을 고려해서 글을 쓰고, 가끔은 그분들조차 고려하지 않고 그냥 쓰고 싶은 걸 마구 갈겨댑니다.

저는 제 글을 통해 누군가 변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냥 함께 웃어주고, 함께 울어주고, 함께 즐거워해줄 수 있는 주변 분들만 있으면 됩니다.



그런데, 밸리 타고 와서 제 글을 읽는 분들이 생각 외로 꽤 계시는 듯 합니다.

와 주셔서 글 읽어 주시는 건 감사한 일입니다. (아니 그건 제 멋진 지인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

하지만, 제 블로그의 속성은 처음 개설 당시나 지금이나 나 자신을 위한 공간이자 내가 아는 사람들만을 고려하는 공간입니다. 매우 사적이며 매우 편향적이며 매우 왜곡된 공간입니다.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 속성은 변태에 가깝습니다. 에로게를 좋아하는 극렬 원리 보수주의 크리스챤이라는 말에서 모순을 느끼지 않는다면 당신도 저랑 동류(변태라는 점에 한정해서)입니다. 저는 저 자신을 저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 블로그에서 공리를 기대하시는 건 오아시스에서 베료자(시베리아 산 자작나무)를 기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모든 글은 제 사견이며, 제가 아는 사람, 그리고 저를 아는 사람을 위해서 기록될 뿐입니다. 혹은 저 자신만을 위해서.

저를 모르는 사람의 저작에 대한 비평문이 간혹 실리거나 실릴 예정이긴 합니다만, 그 경우는 그저 제 지적 허영심을 만족하기 위한 것으로, 누군가에게 제 비평기준을 강요하기 위한 건 절대 아닙니다. 보고 맘에 들어하는 분이 계시든, 보고서 이게 무슨 허섭스레기냐 라고 매도하는 분이 계시든 신경 안씁니다. 그게 제가 신봉(?)하는 구조주의 비평 이론의 기초이고, 독자가 100명이라면 100가지의 새로운 작품이 나오는 법이라는 게 제 지론이니까요.

글이 장황해졌습니다. 아마도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유일한 포스팅이 될 이 글은 제 블로그에 대한 변명입니다. 제 블로그에서 뭘 가져가시든지, 어떤 감정을 얻으시든지, 그건 가져가시고 얻어가시는 분에게 귀속될 겁니다. 하지만, 그걸 가지고 저를 탓하지는 말아 주세요. 물론 그 취지에 대해서, 제 포스팅이 제가 원래 의도했던 취지에 어긋나는 경우라면야 어떤 충고든 감사히 먹겠습니다. :)
by hislove 2005. 5. 14. 1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