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웹소설 시대다.

국내 출판시장은 이제 교재나 자기계발서 등의 실용서 위주로 완전히 넘어갔다.

순문학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으며 대중문학은 라이트노벨 판형의 독자적인 시장을 제외하면 출판시장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대신 모바일 디바이스의 발전에 힘입은 웹소설 플랫폼이 신흥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출판시장은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초판 1쇄 500권을 인쇄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그것을 보관하는 물류비용도 상당하며, 그것을 판매하기 위한 유통망 확보도 어렵다. 기존에는 전업작가로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 규모의 경제를 뚫고 시장에 자리잡은 출판사의 선택을 받는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온라인 연재가 등장한 것도 아주 오래되었다. 하지만 온라인 연재는 흔히 "돈 안 되는 플랫폼"으로 낙인찍혀 출판계약을 하면 연재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온라인 연재를 통해 전업작가가 되는 하나의 길이 열리긴 했지만, 그 문은 여전히 좁았다. 출판사 입장에서 초기비용을 투자해서 초판을 찍을 만한 수준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수준의 글을 쓰는 일부 작가만이 이를 통해 등단할 수 있었을 뿐이다.


온라인 결제 기술이 도입되고 난 이후에도 온라인 연재 시장은 한동안 성장이 정체되어 있었다. 이는 정부 규제로 인해 온라인 결제가 매우 번거로운 탓이었다.


그러다 온라인 소액결제 기술의 변혁으로 웹소설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발생한다. 간편결제 서비스, 흔히 스마트페이라 불리는 기술의 도입[각주:1]이 그것이다. 이 시점에서야 온라인 연재 플랫폼은 완전체인 웹소설 플랫폼이 되었다. 공간의 제약을 넘어 누구나 실시간으로 접속하여 쓰고 읽을 수 있게 되었고, IDC에 가상의 데이터로 저장되어 물류비용의 증가도 없으며, 간편결제 서비스의 도입에 따라 플랫폼 자체가 유통망으로 진화하였다. 초도물량의 리스크가 없어져 입문의 장벽도 낮아졌으며, 편당 100원이라는 부담없는 가격으로 구매력이 낮은 저연령층도 쉽게 지갑을 열게 되어 웹소설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요즘 웹소설의 트렌드는 아무래도 현대판타지 중에서도 흔히 레이드물[각주:2]이라 불리는 장르인 듯 하다.


특히 요즘 레이드물의 대부분은 "소위" 각성 시스템이라는 설정에서 게임 판타지의 그것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좀더 파고 들어가 보면 게임판타지의 변형판인 "현실에 게임 시스템이 적용되는" 소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류의 소설 중 내가 가장 먼저 접한 것은 박건의 [올마스터][각주:3]였는데, 코즈믹 호러에 준하는 거대한 스케일의 세계관에서 그 세계관 끝판왕급 존재들의 싸움에 지구가 휘말린다[각주:4]는, 당시로서는 꽤 독특한 배경설정으로 일부 계층에서는 꽤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레이드물에 대해 설명하자면 우선 게임판타지라는 장르에 대한 설명을 빼놓을 수 없다.

게임판타지는 주로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1. 어떤 가상현실 게임이 출시됨. (세계관 상 최초인 경우도 많지만, 가상현실 기술이 보편적으로 상용화된 세계관인 경우에도 이번에 출시되는 게임은 다른 경쟁작들을 크게 따돌릴 정도로 기술적인 우위를 갖는 경우가 많음)

2. 주인공이 게임을 시작함 (베타테스터인 경우도 있고, 정식 서비스와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후발주자로 들어가게 되는 경우도 있음. 게임을 시작하게 되는 동기는 일반적으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음)

3. 게임 속에서 우연히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이벤트를 발견함.

4. 구르든 날로먹든 내가 짱먹음. 끗.


이 설명이 중요한 까닭은 레이드물 역시 거의 동일한 시퀀스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1. 세계에 대격변 혹은 그에 준하는 변화가 일어남

2. 주인공이 헌터가 됨

3. 세계관 속에서 우연히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인연을 만남

4. 구르든 날로먹든 내가 짱먹음. 끗.


이렇게 된다.


작가지망생의 관점에서 레이드물이 갖는 장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데 그 중 몇 가지를 꼽아보자.


1. 장르 특성 상 캐릭터 묘사 용이

2. 장르 특성 상 파워 인플레이션의 합리화 가능

3. 장르 특성 상 개연성 부족의 합리화 가능

4. 장르 특성 상 인간관계 묘사 최소화 가능


1번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레이드물의 조상은 게임 판타지이다. 게임의 특성은 캐릭터의 능력을 수치화 가능하다는 것이다. 작가는 주인공이 얼마나 강한가를 묘사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사용하여 묘사하는 대신 캐릭터의 힘 스탯이 몇인지, 민첩 스탯이 몇인지, 마력(!) 스탯이 몇인지 등을 이야기하면 된다. 주인공의 성장? 다양한 등장인물 간의 갈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주인공의 성장을 묘사하는 대신 초반부의 스탯과 비교해서 현재 스탯이 얼마나 올랐는지, 장비는 어떻게 교체했든지 등을 설명하면 끝이다. 이 얼마나 단순한가!


2번 역시 당연한데, 레이드물의 시작은 현생인류로 감당할 수 없는 적의 침공이다.



이렇게 끝낼 거 아니면 그 감당할 수 없는 적을 감당할 수 있게 주인공이 강해져야 한다. 그리고 레이드물을 읽는 독자라면 당연히 이 정도는 다 양해하는 거다.


3번은 더 확실한데, 레이드물은 애초에 시작부터가 개연성과는 거리가 멀다. 대적의 침공부터 시작해서 주인공의 각성까지, 모든 것이 우연의 연속이다. 장르 자체의 특성이 그러하다 보니 어느 정도의 개연성 부족은 그냥 눈에 띄지도 않는다.


4번은 작품 성향에 따라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다만 초보작가들이라면 100% 이 특성을 이용하게 된다. 궁극의 파워 인플레이션, 개연성이 부족하더라도 수치화를 통해 파워가 보장된 주인공은 당연히 어떤 적들이 몰려와도 이길 수 있다. 그러면 동료가 없어도 된다. 당연히 동료가 없으면 인간관계 묘사는 최소화된다. 물론 동료가 없어도 갈등 묘사를 위해 적은 필요한데, 그 적이 이성이 없는 몬스터라면 당연히 인간관계 묘사는 없는 것이고... 적이 인간이거나 이성이 있는 몬스터라도 그냥 다 때려잡으면 된다.


기억하자. 주인공은 세계관 끝판왕보다 강하다.



  1. (대한민국에 한정하여) 기존에 온라인 결제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적게는 세 개, 많게는 10개 가까운 액티브X 컨트롤을 설치하고 공인인증서와 각종 보안이라는 이름으로 사용자를 괴롭히는 쓸모없고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하지만 간편결제 서비스는 결제를 시도하고 기존에 사용자가 설정한 여섯 자리의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으로 간편하게 결제가 끝난다. 이것은 온라인 결제가 번거로워서 온라인 구매를 꺼리는 사용자들의 심리적 허들을 낮추는 역할을 하였다. [본문으로]
  2. 이세계의 존재(주로 몬스터)가 지구에 차원 게이트 등을 통해 침공하고 일부 혹은 전부의 인류는 특별한 능력을 각성하여 맞서 싸운다는 배경설정 하에 환생이든 회귀든 지나가다 맞은 벼락이든 뭐든 간에 기이한 인연을 만난 주인공이 개중 잘난 놈이 돼서 잘 나간다는 전개가 대부분이다. [본문으로]
  3. 올마스터는 넥슨의 마비노기 라는 게임의 설정을 일부 도용하거나 타 소설의 대사 등을 여과없이 베껴쓰는 등 표절논란을 일으키기도 해서 독자들 사이에서도 평이 양극단으로 갈린다. [본문으로]
  4. 신적 존재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지구에서 가상현실에 기반한 게임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중에는 그 게임과 현실이 결합되어 버린다. [본문으로]
by hislove 2016. 9. 28. 17:28

보드게임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모든 게임은 객관적이고 엄정한 룰 위에서 성립합니다.

로컬 룰이 엄청나게 많다는 고스톱조차 일단 그 판의 로컬 룰이 정해지면 그 판은 그 룰이 절대적으로 지배합니다.

 

그런데, 여기 그 고정관념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보드게임(정확히는 카드게임이죠)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주인공이죠.

 

 

 

Apples to Apples[각주:1]

 

이 게임은 두 가지 색깔의 카드를 가지고 진행합니다.

빨간 사과 카드와 녹색 사과 카드입니다.

 

녹색 사과 카드에는 정황, 기분, 상태 등을 뜻하는 단어들이 적혀 있습니다.

(예전에는 형용사 카드라고 불렀는데, 영어로는 분명 모두 형용사가 맞긴 합니다만,

이 게임의 맛을 제대로 번역하려면 형용사 라는 표현은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빨간 사과 카드에는 구체적인 대상을 뜻하는 단어들이 적혀 있죠.

(예전에는 명사 카드라고 불렀습니다. 영어로는 분명 모두 명사들이 맞죠. 하지만(후략))

 

이 게임은 테이블에 둘러앉은 플레이어들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심판(Judge)의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해당 라운드에서 심판을 맡은 플레이어는 해당 라운드에서 득점할 플레이어를 선택할 권한을 갖는 대신

해당 라운드에서 득점할 권한이 없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다른 보드게임들과는 달리 이 게임에서 득점은 거의 순수하게 "심판의 주관"에 의지합니다.

심판이 터무니없는 선택을 할 경우 심판이 아닌 플레이어들의 이의제기가 가능합니다만,

이 게임의 프로세스 상 그런 이의제기가 등장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이유는 후술합니다.

 

게임의 세팅은 단순합니다.

녹색 사과 카드 더미 및 빨간 사과 카드 더미를 엎어서 테이블 가운데에 놓고,

각 플레이어들은 모두 빨간 사과 카드를 7장씩 손으로 가져와서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내용이 보이지 않도록 소지합니다.

 

그리고 모든 참가자 중 첫 번째 심판을 뽑습니다.

(첫 심판을 뽑는 방법은 룰에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합니다.

가위바위보를 하거나 카드를 뽑아서 철자가 제일 많은 단어를 뽑은 플레이어를 선택하거나

일반적인 독일식 보드게임의 방식대로 최연장자를 추대하거나 그것은 합의하는 대로 정합니다.)

 

첫 심판은 녹색 사과 카드 더미 맨 윗장 카드를 뽑아서 다른 플레이어들이 보지 못하게 혼자 보면서 해당 카드가 갖는 뉘앙스를 충분히 숙지합니다.

숙지가 끝나면 카드를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테이블에 펼치거나,

혹은 게임에서 완전히 제거(게임박스에 다시 집어넣는다거나 하는 식으로)하고 녹색 사과 카드를 한 장 더 가져옵니다.

심판이 한 장의 녹색 사과 카드를 테이블에 펼칠 때까지 해당 과정은 반복됩니다.

재미있는 진행을 위해서 심판은 녹색 카드에 적힌 단어의 뉘앙스를 충분히 숙지해야만 한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녹색 사과 카드가 테이블에 펼쳐진 순간

모든 플레이어는 자신의 손에 있는 빨간 사과 카드 중

녹색 사과 카드의 의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카드를 한 장 골라서 테이블 위에 "엎어서" 내려놓습니다.

 

- 전체 플레이어가 6인 이상일 경우

심판은 자신을 제외한 전체 플레이어 수 - 1 장의 카드만을 받아야 합니다. 즉 해당 라운드에서 한 명은 카드를 내려놓을 수 없습니다.

이는 선착순으로 진행됩니다. 다시 말해 심사숙고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숙고보다는 직관이 중요하죠.

 

- 전체 플레이어가 4~5인일 경우

심판은 총 4장의 카드를 받습니다. 심판을 제외한 모든 플레이어는 카드를 총 두 장까지 낼 수 있습니다.

단, 한 번에 두 장을 내려놓을 수는 없고, 한 장을 완전히 내려놓은 다음 또 한 장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물론 테이블에 총 4장의 카드가 모두 놓인 시점에서 더 이상의 카드를 내려놓을 수는 없습니다.

 

심판은 테이블 위에 놓인 빨간 사과 카드를 엎은 상태에서 잘 섞은 뒤에 펼쳐서 누가 어떤 카드를 냈는지 모르는 상태로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벌어질 가능성이 영에 수렴할 정도로 줄어들겠지요?)

그리고 카드를 펼쳐서 카드들을 보고 녹색 사과 카드와 가장 잘 어울릴만한 카드를 골라 발표합니다.

기준은 심판의 주관입니다.

 

아래 이미지를 잘 봅시다.

 

 

녹색 사과 카드가 Dangerous 네요.

제출된 붉은 사과 카드는 각각 [Feathers], [Terrorist Attack], [Worms], [Waco, Texas], [Sports Channels], [Steven Spielberg], [NYPD] 입니다.

 

상식적으로는 역시 Terrorist Attack이 제일 위험한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됩니다만,

만일 심판이 벌레를 끔찍하게 무서워한다면 Worms를 선정할 수 있고

심판 본인이나 심판의 주변 인물 중에 깃털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면 Feathers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정식으로 용납되는 것이 Apples to Apples의 룰입니다.

물론, 심판은 해당 빨간 사과 카드를 선택한 자신만의 확실한 이유를 플레이어 전원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아무 이유 없이 엉뚱한 단어를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상기한 예를 들어 깃털 알레르기 때문에 Feathers가 Dangerous에 제일 잘 어울린다는 것은 충분히 확실한 이유가 됩니다.)

 

심판이 빨간 사과 카드를 선택하면 해당 카드를 제출한 플레이어가 이번 라운드의 녹색 사과 카드를 획득합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획득한 녹색 카드를 자신 앞에 놓습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현재 몇 장의 녹색 카드를 획득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자신 앞에 펼쳐놓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심판은 모든 플레이어의 손에 빨간 사과 카드가 7장이 될 때까지 보충하도록 합니다. 이렇게 한 라운드가 종료됩니다.

 

이제 다음 라운드의 심판은 이번 라운드의 심판 왼쪽에 앉은 사람입니다.

 

게임은 한 플레이어가 12에서 전체 플레이어의 수를 뺀 만큼의 녹색 사과 카드를 손에 넣는 순간 종료됩니다.

단, 8~10인의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는 경우 일괄적으로 한 플레이어가 4장의 녹색 사과 카드를 손에 넣는 순간 게임이 종료됩니다.

 

작년 이맘때(...) Dixit을 소개했습니다.

사실 Dixit 역시 Apples to Apples처럼 심판(Dixit에서는 출제자)의 주관이 게임의 스코어링을 직접적으로 좌우하죠.

Dixit은 더욱 극적으로 출제자 아닌 플레이어들의 주관이 그에 상호작용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만...

그래서 Apples to Apples 는 친한 사람들, 혹은 한 조직에 소속되어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플레이하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아마도 알함브라는 내년 이맘때(............) 소개하게 될 듯 하네요.

 

 

 

 

  1. 이 포스팅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의 출처는 http://www.boardgamegeek.com 입니다. [본문으로]
by hislove 2014. 8. 18. 15:30

2013년 8월 9일(금) ~ 8월 10일(토) 에 걸쳐 <꿈꾸는 다락방>[각주:1]에서 밤샘 보드게임 소모임을 가졌습니다.

 

이 날 플레이된 보드게임들의 간단 리뷰를 모아서 작성해 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1. 딕싯(Dixit)

 

2. 애플즈 투 애플즈(Apples to Apples)

 

3. 알함브라(Alhamb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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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딕싯(Dixit)[각주:2]

 

프랑스에서 물 건너온 딕싯은 텍스트는 하나도 없고 동화적인 분위기를 한껏 자아내는 일러스트가 담긴 대형 카드 84장으로 구성된 게임입니다.

 

 

이런 분위기의 게임이죠.

 

게임박스를 열면 내부는 점수트랙과 카드 수납공간으로 되어 있습니다. 모든 콤포넌트와 일러스트가 동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점수트랙에 놓는 말은 토끼 모양의 목각 콤포넌트로 되어 있습니다.

 

 

 

 

카드의 일러스트는 때로는 어둠침침하고 때로는 밝은 느낌입니다. 84장의 카드가 모두 다른 일러스트로 되어 있지요.

 

 

 

 

 

 

 

여러분은 이제 각자 스토리텔러가 되어 자신의 손에 있는 카드에서 연상되는 것을 설명하고, 또 내가 아닌 다른 스토리텔러의 이야기를 듣고 스토리텔러의 손에 든 카드의 일러스트를 알아맞춰야 합니다.

 

6인이 가장 이상적인 플레이어 숫자입니다. 84장의 카드 중 각 6장씩 총 36장의 카드를 모든 플레이어가 나누어 갖습니다.

또한 자신의 점수 트랙을 표시할 하나의 토끼 말과, 자신이 선택한 토끼 말과 같은 색상의, 1에서 6까지 적힌 토큰 6개를 받습니다.

그리고 각 플레이어는 돌아가며 스토리텔러가 됩니다.

 

현재 턴에 스토리텔러가 된 플레이어는 자신의 손에 있는 카드 중 한 장을 선택하여 해당 카드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 이야기는 하나의 단어이어도 좋고, 하나의 완결되지 않은 경구라도 무방하며, 혹은 하나의 완결된 문장이거나 여러 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라도 좋습니다. 설명이 끝나면 스토리텔러는 선택한 카드를 엎어서 제출합니다.

 

스토리텔러의 설명을 들은 다른 플레이어는 자신의 손에 있는 카드들 중 스토리텔러의 설명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카드 한 장을 선택하여 엎어서 제출합니다.

 

다른 플레이어의 카드를 모두 받았으면 스토리텔러는 자신이 제출한 카드와 다른 플레이어가 제출한 카드를 모두 섞은 뒤 테이블 위에 한 장씩 펼쳐놓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숫자 토큰을 하나씩 카드 위에 올려놓습니다.

 

 

"세계는 하나의 무대요, 사람들은 그 무대 위의 배우입니다."

 

아 이거 정말 헷갈리는데요......

 

스토리텔러를 제외한 다른 플레이어들은 제시된 카드 여섯 장을 보고 스토리텔러가 제시한 카드가 무엇인지 알아맞춰야 합니다.

플레이어가 생각하는 정답 카드 위에 놓인 숫자 토큰을 보고, 그 숫자와 동일한 숫자가 적힌 자신의 토큰을 골라 엎어서 제출합니다.

(자신이 제출한 카드의 토큰을 제출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하기할 점수 계산 규칙 중 4번과 관련이 있습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숫자 토큰을 제출하면 스토리텔러는 모든 토큰을 모아서 공개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제출한 카드를 모두에게 알립니다.

 

점수 계산 규칙

 

1. 모든 플레이어가 정답을 맞출 경우, 스토리텔러를 제외한 전원이 2점을 획득합니다.

2. 모든 플레이어가 정답을 맞추지 못했을 경우, 역시 스토리텔러를 제외한 전원이 2점을 획득합니다.

3. 일부의 플레이어가 정답을 맞추고 일부의 플레이어는 정답을 맞추지 못했을 경우, 스토리텔러와 정답을 맞춘 플레이어는 각 3점을 획득합니다.

4. 2번과 3번의 경우, 오답을 유도한 카드를 제출한 플레이어는 자신의 카드에 토큰을 제출한 플레이어 한 명당 1점을 획득합니다.

 

딕싯의 스토리텔러는 1번과 2번 규칙 때문에 카드 설명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설명이 너무 쉬워도, 혹은 너무 어려워도 스토리텔러는 점수를 얻을 수 없습니다.

스토리텔러는 일부의 사람은 정답을 맞추고 일부의 사람은 틀릴 만한 선에서 카드 설명의 디테일을 정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심리전이 발생합니다.

 

스토리텔러는 가능하면 점수가 제일 낮은 사람 한 명과 함께 가는 게 좋겠지요.

그 사람의 심리를 알 수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한 맞춤해설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플레이어는 스토리텔러의 심리를 파악해서 어떤 배경에서 그러한 설명이 나오는지를 잘 궁리해서 점수를 내야겠죠.

 

특정인의 취미생활이나 취향을 안다면 그에 맞추어 설명할 수도 있고, 혹은 세대차이(!)를 이용해서 특정 세대만이 공감할 수 있는 설명을 이끌어가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나는 이미 너의 심리를 알고 있다면 백전백승할 수 있겠지요?

 

......다음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파티게임인 Apples to Apples에 대한 리뷰를 적어보겠습니다. :)

  1.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청소년 휴카페. 보드게임 소모임이 매주 주말 2회 열리고 있음. 자세한 사항은 http://cafe.naver.com/kkumda 참조. [본문으로]
  2.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는 모두 Boardgamegeek 사이트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본문으로]
by hislove 2013. 8. 13. 14:57

공지사항에 이미 언급한 바도 있습니다만,

(이 블로그의 모든 글은 '단적으로 서술된 경우조차도' 모두 주인장의 사견으로 다른 사람의 견해와 많은 차이를 보일 수 있으며, 주인장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누군가와의 갈등을 책임지지 않습니다.)


어쩌면 말도 안 되는 헛소리일지도 모르고 그 가능성을 주인장도 인식하고는 있으니 일방적인 태클은 사절합니다.

단, 제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사실관계에 대한 지적 및 그 사실관계 때문에 근본적인 오판이 있었을 경우에 대한 조언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이하 경칭은 생략합니다.


1. 삼성 라이온스

이 팀에 부족한 것이 뭘까 생각해 보다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게 된다.

굳이 꼽자면 진갑용을 백업할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정도?

진갑용은 회춘모드로 쌩쌩 날아다니지만, 나이가 나이이니만치 불안하고,

이지영은 아직 1군의 백업 포수로서는 조금 불안한 감이 있다.

현제윤은 어딜 갔나 싶은데, 퓨쳐스에서도 벤치를 달구고 있다는 소릴 들은 적이 있다. 선수협 활동 때문에 찍혔다던가...... -_-

좌익의 큰 구멍이었던 최형우는 지명타자로, 원 지명타자였던 이승엽은 1루수로, 강아지 산책 수비의 채태인은 요즘 경기에 나오지 않는 듯 하고... 박석민은 수비에서는 보이지 않게 강하고 공격에서는 박병호의 타점 1위 타이틀을 뺏어올 정도로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투수진이야 말할 것도 없지. ERA 1위. 그리고 오승환.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예전만큼 허리가 단단하지는 않은 것이 조금 옥에 티이려나.


2. 두산 베어스

묘하게 도깨비같은 팀이다. 김선우가 죽을 쑤다가 조금씩 감을 살리고 있고, 니퍼트는 명불허전. 프록터는 세이브머신.

이혜천이 몸값을 못 하고 있긴 하지만 다른 투수들은 거의 다 잘 한다.


타선에서는 요즘 김동주 대신 윤석민이 지타로 나오고 있고 최준석 대신 오재원이 1루를 지키고 있으며, 손시헌 고영민 정수빈 등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선수들이 들어와서 잘 하고 있는 것도 같다.


양의지는 어린 나이의 군필 포수로 제 몫은 하고 있으며, 윤석민이 지타로 뛰고 있기에 3루는 이원석이 맡아 잘 하고 있다.

(그 전에는 윤석민과 이원석을 동시에 쓰긴 어려웠고...)


타선에선 특출나게 잘하는 선수는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합쳐 놓고 보니 매우 정교하게 돌아가는 도깨비같은 팀이 두산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 두산에 부족한 점은 딱 하나. 임ㅅ을 방출하지 않고 있다는 점. 두산이 못해서가 아니라 삼성이 더 잘해서 이 순위를 유지한다는 느낌?


3. 롯데 자이언츠

묘하게 호구같은 팀이다. (......)


선발진은 완전 폭삭 주저앉았다. 지금 선발진은 유먼이 대들보를 세우고 이용훈이 서까래를 맡았으며 나머지는 없다- 는 상태이다. 고원준은 슬커질하다 속구 스피드까지 잃어 자멸했고, 사도스키는 4이닝짜리 투수로 전락했다. 송승준은 원래 롤코기질이 다분하고.


그런데 작년과 확연히 다른 계투진이 팀 ERA 2위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두산에서 데려온 김성배가 없었다면 이 팀은 어떻게 되었을까...

돌아온 좌완 이명우는 강영식 이승호가 못 하고 있는 좌완 원 포인트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

최대성은 아직도 공이 가볍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속구의 스피드 하나는 일품이고, 피홈런이 많다는 점을 제외하면 잘 던지는 편이다.

김사율은 마무리 투수로서는 아주 특이한 스타일의 투수이지만 그래도 딱 기대한 만큼의 역할은 하고 있다.

진명호는 가끔 선발알바도 뛰면서 보이지 않게 기여하고 있으며,

김수완은 추격조 혹은 큰 점수차의 경기를 매조지하는 롱 릴리프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중이다.

그리고 정대현이 돌아왔다. 김사율과"도" 다른 매우 특이한 스타일의 클로저.


타선은 이거 참 어떻게 해야 되나 싶다. 이 황당한 타선으로 팀타율 1위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전준우는 올해가 풀타임 2년차라는 걸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고(소포모어 징크스...)

김주찬은 뜬금없고 손아섭은 손페베네 모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으며 홍성흔은 어느새 3할이라는 기묘한 스탯관리 본능을 자랑한다.

조성환은 나이 때문인지 요즘 들어 자주 쉬고 있다. 백업인 정훈과 손용석은 둘이 합치면 완전체가 될 것 같은 기묘함을 자랑한다.

(정훈은 속구에 완전 약한 대신 경이적인 장타율을 보여주고 있다. 손용석은 속구에 강한 대신 변화구에 약하고...

정훈은 2루와 유격, 손용석은 2루와 3루의 수비가 가능하다. 정훈+손용석=박준서...?)

박준서는 올해 들어 뒤늦게 포텐이 터졌다. 그런데 81년생이야...(김주찬 박기혁과 동갑이다 -_-)

문규현은 작년 7-8월은 훼이트였다 이 병신들아! 모드이고...... ㅇ<-<

황재균? 말을 말자. (한숨)

요즘 김주찬이 1루 정훈/손용석 2루 일 때 좌익수로 출장하는 이승화는... 작년보단 낫지만 그래도 외야수로서는 처참한 수준의 타율.

그래도 LG의 큰 이병규의 전성기를 보는 듯한 외야 수비만큼은 일품이라 다행이다.

박종윤은 어디 갔니 ㅠㅠ 시즌 초의 미친 듯한 화력은 점점 내리막을 걷더니 요즘은 급기야 플래툰을 도는 듯 하여 안타깝다.

강민호 백업하라고 용덕한 데려왔더니 용덕한이 부상이야 -_- 김사훈이라도 다시 1군 올려야 하는 거 아닌가 싶지만 뭐...


이 팀에 부족한 거? ......강민호 백업할 포수. 전준우를 밀어낼 주전 외야수. 그리고 박종윤의 기량 회복 ㅠㅠ

일단 내가 롯데 팬이라 롯데 분량이 좀 많다. 이해해 주시라.


4. SK 와이번스

이 팀은 그냥 한 마디로 정리하자.

감독이 X맨. 끝.


5. KIA 타이거스

......한때 강정호 한 사람보다도 적은 팀 홈런을 기록하던 팀. 지금도 장타율은 완전 실종.

기아의 구멍이 한둘이랴마는... 부상선수들이 다 복귀한다는 가정 하에 말한다면

이 팀의 가장 큰 구멍은 외야. 사람(!)이 이용규 김원섭밖에 없고 그나마 김원섭은 만성간염이라 풀타임은 힘들다.

김상현은 이범호 때문에 외야로 밀려난 것 치고는 준수한 좌익 수비를 보여주지만, 어디까지나 "치고는" 이지. -_-

선동열 감독이 신종길을 믿고 이종범을 은퇴시킨 것 같은데 믿을 놈을 믿어야지. -_- 김다원은 신종길보다 더한놈이고 -_-

거기다 이 팀의 유격수는 "강습타구나 땅볼엔 그럭저럭 대응하지만 플라이만 뜨면 어버버하는" 바로 그 김선빈이다. -_-

좌중간 바가지안타가 뜰 확률이 매우 높은 것.


차일목은 바이오리듬을 타고 김상훈은 예전같지 않고 송산은 기량이 올라오려면 멀었다는 점에서 포수도 구멍이긴 한데,

포수 문제 없는 팀이 두산이랑 SK말고 어디 있나? (...)


투수에 대해서는 앤서니 소사가 원투펀치를 제대로 하고 있고 서재응은 어쨌든 제 몫은 하고 있으며

김진우 윤석민도 이름값만큼은 아니지만 그럭저럭은 하고 있으니 선발진은 나름 괜찮은데... 그런데......


6. 넥센 히어로즈

전반기 돌풍의 핵심. 하지만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던가.

정말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는 팀이다. 그리고 이 팀의 추락에는 이 팀에 1군 백업급 선수가 거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박병호 외에는 1군 주전급 선수들이 다 체력방전으로 퍼져 있는 상태. 박병호가 1군 풀타임 첫 시즌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대단한 일이다.

발느린분 김민성씨 혼자서 내야 공백을 다 메꾸는 건 불가능하다. 그나마 서건창이라도 발굴하지 않았다면 정말 답이 없었다.


나이트와 벤 헤켄은 자기 몫은 충분히 하고 있으며(단지 요즘 언론에서 벤 헤켄이 마음이 떠난 듯한 보도가 나오는 것이 불안하다.)

다른 선발들도 그럭저럭은 한다. 손승락은 여전히 괜찮은 클로저이다.


이 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1군 주전급 선수들의 충분한 휴식과 그 후의 파이팅이다.

다행히 파이팅 측면에서는 팀 최고참 선수인 송지만이 돌아왔다. 개인적으로는 넥센 히어로즈의 4강 진입을 매우 바란다.


7. LG 트윈스

정말로 LG is Destined To Descend인가. 5할본능이 무너지더니 급기야 7위까지 급전직하.

선수층이 얇은 것도 아닌데...


이 팀은 두 마디로 정리한다.

수비 에러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감독이 X맨(2).


8. 한화 이글스

............김태균과 박찬호.

이 둘이 아니었으면 지금쯤 승률 0.2 정도에서 버버버하고 있을듯.

(물론 그 0.2라도 올린다는 건 류현진이 있으니까... 라기엔 류현진 올해 승수 올라가는 거 보니 장담하기 힘들 듯 -_-)


이 팀에 필요한 것은... 그냥 시즌 포기하고 리빌딩하자. -_- 정말 구멍 아닌 데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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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가면 갈수록 글이 짧아진다. 뭐 어쩔 수 없지 않나. 문제점이 크면 클수록 오히려 처방은 단순해지는 법이다.

by hislove 2012. 8. 13. 14:26

[바디 체인지는 분명  ○체를 최적의 상태로 재○성해 주는 기○ 같은 현○임은 분명○다.

하지만, ○적이 꼭 ○선인 것은 아○라는 ○을 기○○라.

바디 체인지를 겪은 사람은 누구든지 ○의 극에 도○○ 수 ○는 최○의 ○체○ 얻게 되○○만, 대신 ○○을 ○○ 수 ○는 ○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세상을 지배하는 등가 교환의 원칙일지도 모른다.


- 아츠네 T. 오프미[각주:1].


--- 연원을 알 수 없는 고대 던전에서 발굴된 서적인 <바디 체인지> 후기 중에서. 안타깝게도 일부 글자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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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뜨지 않았지만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 밤.


아족 성 동문 근처 작은 집 이층에 있는 한 침실에 한 사내가 아무 것도 입지 않은 채 편안한 자세로 누워 있다.


체격도 호리호리하고 키도 작은 그의 실루엣만 봐서는 성별을 알 수 없었다.


가슴이 평평한 여자도 얼마든지 있고, 얼굴이 남자 기준으로도 우락부락하고 못생긴 여자도 분명 있지만,


(물론 동정이 갈 정도로 작기는 하지만) 두 다리 사이의 저것이 달린 여자는 없을 것이다.


맨바닥에 아무 것도 깔지 않은 상태로, 아무 것도 입지 않은 사내가 누워 있는 것이 이상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내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그런 기행에 가까운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내가 원한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갑자기 사내의 몸이 허공으로 어른 허리 높이까지 떠오른 것이다.


더욱 놀라운 일이 연이어 벌어졌다.


사내의 몸에서 우두둑 소리가 나면서 신체가 붕궤되기 시작하더니 다시 재구성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바디 체인지.


이름 모를 한 던전에서 발굴된 책은 그 내용이 허무맹랑한 것은 둘째치고 중간중간 글자가 훼손된 부분이 너무 많아 오히려 세간에 널리 퍼질 수 있었고, 우연히 필사본을 얻은 사내는 소설 읽듯이 이 책을 읽다가 깨달음을 얻어 수련을 시작했다.


그리고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세월이 흐른 지금, 10년 간의 수련 결과가 나타나고 있었다.


재구성의 시간은 길어 해가 뜨기 시작할 무렵에 간신히 끝났다.


결과는 경이적이었다.


160cm 초반의 작은 키는 180cm까지 커졌고, 여자라고 착각할 정도로 가늘었던 골격은 다부지게 굵어졌다.


몸에는 신체기능을 위해 꼭 필요한 근육만이 보기 좋게 발달해 있었다.


사내는 눈을 떴다.


"드디어... 성공했어!"


사내는 자기 몸 여기저기를 확인했다. 그리고 확신했다.


"이렇게 이상적인 신체가 되다니... 솔로로 살아 온 30년의 세월도 이제 끝났어! 나도 이제 연애를 할 수 있을 거야!"


사내는 벽면에 있는 전신거울(왜 이런 게 사내 방에 있는지는 묻지 말자)을 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피부도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해졌고, 얼굴에 잔뜩 있던 곰보자국도 깨끗하게 없어졌어... 이젠 적어도 여자들이 피하지는 않을 거야...

그리고 몸이 이렇게 좋아졌으니까 콩알만했던 내... 아아아아악!!!! 뭐야 이게!!!!!!!"


감격의 눈물을 흘리던 사내는 갑자기 피눈물(비유지만 이보다 더 적절한 단어를 찾을 수 없다)을 흘리기 시작했다.


...없다!


정말 콩알만했지만 그래도 있었던 남성의 상징!


바디 체인지를 하면 이상적인 신체를 얻는다기에 10년을 참고 수련을 거듭해 온 사내였다.


당연히 소물 컴플렉스를 갖고 있던 사내는 대물이 되고 싶었다.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그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다른 부분은 모두 완벽해졌다. 하지만 그것이 없어진 지금, 사내의 10년 공부는 말짱 헛일이 되었다.


결국 사내는 발작 끝에 실신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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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 따위 업ㅋ엉ㅋ (그냥 떠오른 개드립을 실현해 본 것 뿐입니다.)

  1. 아츠네 T 오프미 는 알파벳으로 쓰면 Azne T opmi 가 된다. 뒤집어 읽어보자. [본문으로]
by hislove 2012. 5. 25. 00:38
자기 이메일도 블로그도 하다못해 트위터 같은 것도 안 밝히고 익명으로 싸지르는 걸 보면

세상에 정신질환자는 참 많다. 

덧. 내가 "그" 덧글을 지워버렸다는 이유로 뒷담화를 깔 것도 눈에 선한데,
화면 왼쪽에 떡하니 있는 공지사항도 안 읽어봤다는 스스로의 바보인증이겠지.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명시하지 않은 논쟁을 목적으로 하는 덧글은 무통보 삭제가 가능하다는 건 공지에 명시되어 있다.) 
by hislove 2012. 1. 30. 17:02
아는 분들은 다 아시는 추억의 영어학습 동영상 Home English Home.

 
 
by hislove 2011. 10. 29. 16:42

이 그림에서 제일 처음 발견한 네 개의 단어가 당신을 묘사하는 단어라고 합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1. HAPPY
2. PATIENT
3. ELEGANT
4. WITTY

...... 뭔가 나랑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 같은데......

네리아리 님 블로그의 이 글에 트랙백. 
by hislove 2011. 10. 22. 19:25
가벼운 이야기/공놀이 이야기무거운 이야기/야구 이야기 카테고리를 신설합니다.

요즘은 야구를 봅니다. 1990년 LG야구를 보기 시작해서 2002년에 LG야구를 끊은 것이 내 야구팬질 1세대라면,
2011년 롯데야구를 보기 시작한 것이 내 야구팬질 2세대라고 할 만합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롯데야구를 보긴 했지만, 그건 팬질이라기보다는 그냥 첫 외국인감독에 대한 호기심이었고,
스스로 팬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이 처음이니까 내 야구팬질 2세대는 2011년부터가 맞습니다.

그런데 야구 관련 포스팅을 한 적은 없네요. 페북이나 네이버 덧글에서 간단한 이야기들을 써본 적은 있지만, 블로그에 포스팅을 한 적은 없습니다. 뭐 애초에 블로그에 포스팅 자체를 거의 안하니까요.

하지만 써보고 싶은 이야기가 좀 있어서, 그동안 열심히 눈팅질하면서 가끔 덧글을 달았던 꼴리건 X 님 블로그의 글에 트랙백하며 첫 이야기의 테이프를 끊습니다.

단상: 징검다리 감독과 왕조로의 길 - 위에서 말한 대로 꼴리건 X 님 블로그의 글에 트랙백합니다. 이하 존칭은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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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2011년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취득하는 선수들을 보자.

1. 조성환 - 2011년 연봉 1.8억
올해 활약을 보면 이분은 갑자기 한 10년은 늙어버린 것 같다. 2010년의 "그" 조성환이 아니다.
씁쓸한 이야기이지만, 어쩌면 2010년의 조성환은 화광반조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롯팬들이 원하던 그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2010년 조성환이라면 3.6억 + 보상선수 1명으로 충분히 데려올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이다.
한화가 김민재 FA로 꽤 쏠쏠한 재미를 보았던 것을 기억하자.

그런데 2011년 조성환이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이적이 아닌 은퇴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서글픈 모습.
괜히 보고만 있어도 의지가 되던 그 주장님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있는 쓸쓸함.

하지만 뭐, 사실 조성환이라는 선수가 롯데라는 팀에 느끼는 감정을 생각해본다면, 그는 FA권리를 행사하더라도 롯데에 남을 가능성이 꽤 크다. 롯데구단이라면 조성환의 연봉을 더 후려치려고 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FA권리를 행사하긴 하겠지만.
적어도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조성환이 롯데에서 맡은 역할을 생각한다면 롯데구단이 그를 홀대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롯데가 그런 예의를 차릴 줄 아는 구단이었으면 적어도 로이스터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을 것을 "그 따위 방법으로 통보하지는" 않았겠지. 사정상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하더라도 예의를 차릴 수 있는 방법은 많으니까.

이적할 경우 대체 가능한 선수 : 양종민[각주:1], 정훈, 손용석, 정보명[각주:2]

2. 이대호 - 2011년 연봉 6.3억
2010년의 임팩트는 많이 줄었다. 하지만 발목부상에도 불구하고 이대호는 여전히 경이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타율 1위 타점 1위 홈런 2위. 이대호는 여전히 KBO를 대표하는 4번타자이다. 그리고 향후 몇 년간은 이대호의 아성을 위협할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김태균이 복귀하더라도 이대호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줄 것 같지는 않으니까...

이대호가 FA시장에 나올 경우 노릴 만한 팀이 한둘이 아니다. 이대호는 현재 KBO에 본의아니게(?) 희귀해진 우타 거포 자원이며, 발목부상만 완치된다면 1루 수비도 수준급이다. 이대호의 수비 가지고 까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같은 팀의 박종윤에 비해 좀 떨어질 뿐(그리고 박종윤과 비교한다면 1루 수비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수비수는 KBO 내에는 사실상 없다 -_-) 이대호의 1루 수비는 상당한 수준이다. 타구 판단, 라인드라이브에 대한 대처, 번트 등에 대한 대비 등도 무난함 이상이며, 포구 역시 큰 덩치와(이대호의 체격은 KBO에서 제일 크다) 그 덩치에 맞지 않는 유연함으로 진짜 웬만큼 대충 날아오는 송구도 다 잡아낸다. 수비 범위가 좁지만 1루수에게는 크게 문제되는 항목은 아니다. 문제는 낮은 타구에 대한 대처가 좋지 않다는 것이지만, 그것도 사실 1루수로서 아주 못써먹을 정도는 아니니까.
(사실 3루수를 볼 때도 이대호는 수비범위가 좁은 것과 낮은 타구에 대한 대처 외에는 모두 괜찮았지만 3루수는 수비 범위도 넓어야 하는 포지션이라 문제가 되었던 것 뿐이다.)

이대호를 모셔(!)오기 위해서는 이대호에게 지급할 계약금과 연봉 외에도 롯데구단에 12.6억원의 보상금과 보상선수 한 명이 필요하다. 만만치 않은 금액이지만, 이대호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그 정도는 충분히 할 만 하다고 생각된다.

이대호가 해외진출을 하지 않는 이상 롯데에 잔류하겠다고 말했지만, 롯데구단이 이대호를 대하는 태도를 생각할 때 이대호가 아니라 부처님 가운데토막이라도 롯데구단에 등 돌리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라서 어떻게 될지 난 모르겠다. 기왕이면 해외진출해서 지명타자로서 좋은 활동을 보여주었으면 싶은 생각이지만, 롯데의 우승을 보고 해외진출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소망도 있다.

그것을 위해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역시 올해 롯데가 코시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최동원 영정에 롯데 우승이라는 선물을 올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고, 그렇게 가장 큰 소원을 이룬다면 홀가분하게 해외진출도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준거플은 일단 반드시 성공해야 할 것이다. -_-

이적할 경우 대체 가능한 선수 : 박종윤[각주:3]

3. 김주찬 - 2011년 연봉 1.7억
2010년 김주찬은, 화력과 주루 능력은 좋지만 수비력과 주루 센스는 떨어지는, 전형적인 "좋은 하드웨어에 안 좋은 소프트웨어" 형 선수다. 2011년의 김주찬에게도 사실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의외의 요소 덕분에 김주찬의 가치는 부쩍 오르게 되는데...

조원우느님 외야수비 전담코치 덕분에 김주찬이 사람됐다!

한때 화약고 평가를 받기도 하던 롯데 외야진이 부쩍 안정된 이유는 역시 조원우 코치의 수비코칭이 효과를 보며 손아섭과 김주찬의 수비 스킬이 사람 수준이 되었다는 점인데, 손아섭 김주찬이 둘다 공격력에서는 인정받던 선수들이다보니 수비력의 업그레이드는 매우 큰 효과를 보게 되었고, (아직 FA까지 한참 남은 손아섭과는 달리) 김주찬은 이번 시즌 끝나면 FA다. 이거 알 수 없는 상황...

시즌 초까지만 해도 김주캇 보라스찬이 강영식처럼 FA를 포기하는 대신 연봉을 더 많이 받는 선택을 하지 않겠느냐는 우스갯소리가 돌았었는데, 지금 김주찬의 모습을 보면 FA 선언하면 몸값이 적어도 두 배[각주:4]는 오를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이적할 경우 대체 가능한 선수 : 김문호[각주:5], 이인구[각주:6], 이승화[각주:7], 황성용[각주:8]

4. 장원준 - 2011년 연봉 2억
물론 장원준은 FA 자격을 획득하긴 하지만 바로 군대... ㅇ<-<
롯데의 유일한 좌완 선발자원인 장원준은 어쨌든 2012년에는 볼 수 없다.
그리고 돌아오는 2014 시즌에는 타팀으로 이적할지도 모른다.
6년 연속 100K 이상, 4년 연속 10승 이상, 그리고 매년 150이닝 이상은 먹어주는 꾸준한 이닝이팅 능력까지 갖춘 좌완 선발 자원. 거기다 연봉도 2억밖에(?) 안 된다! 당연히 타팀에서 노릴만 하다. 위험하다.

거기다 대체 가능한 선수도 없다[각주:9]! (............) 팀내 보이는 다른 좌완(허준혁, 이명우, 강영식)은 죄다 불펜요원이고 -_-

5. 임경완 - 2011년 연봉 1.05억
우선 이분은 1975년생이시다. 하지만 2011년 팀 공헌도를 생각할 때 타팀에서 1~2년 보고 입질을 해볼만 하다. 몸값이 싸거든. -_-
마무리 아닌 계투로 1이닝만 던지게 하고 투구 수 관리만 해 준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
또한 올해 활약을 보면 몸관리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적할 경우 대체 가능한 선수 : 배장호[각주:10], 이재곤[각주: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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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저 선수들이 하나도 남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라인업을 구성한다면 어떻게 될까.

포수 : 강민호
1루수 : 박종윤
2루수 : 손용석
3루수 : 황재균
유격수 : 문규현
좌익수 : 김문호/이인구/황성용 중 한명?
중견수 : 전준우
우익수 : 손아섭
지명타자 : 홍성흔

개인적인 취향이 다분 반영된 타선

1. 손아섭[각주:12]
2. 황재균[각주:13]
3. 김문호/이인구/황성용 중 한 명
4. 박종윤[각주:14]
5. 홍성흔[각주:15]
6. 전준우
7. 강민호[각주:16]
8. 손용석
9. 문규현

백업야수 : 장성우[각주:17]/변용선/양종민/정훈/박준서/이승화/좌익수자원 중 남는 두 명/정보명

선발 : 사도스키[각주:18]/송승준/고원준[각주:19]/외국인투수2[각주:20]/......

불펜[각주:21][각주:22] : 강영식/이명우/허준혁(좌)/허준혁(우)/배장호/이재곤/김수완[각주:23]/이용훈[각주:24]/김사율

......써놓고 보니 뭔가 많이 이상하다. -_-

이렇게 써놓고 보니 다음 시즌 롯데가 보강해야 할 위치들이 보인다.

첫째가 믿을 만한 좌완선발
둘째가 출루율 높고 주루센스 있는 리드오프
셋째가 안정적인 4번타자
넷째가 홀드 생산 능력이 출중한 불펜투수
다섯째가 백업 1루수...

... 뭐야 결국 다 구해야 되네? -_-

...랄까 믿을만한 좌완 선발만큼은 정말 시급해 보인다.

......후우. 내가 야구 전문가도 아니고, 무엇보다 사심이 잔뜩 들어간 글이지만, 어쨌건간에 결론은 좌완선발 없어요 징징징 이네. -_-



  1. 양종민은 일단 2루 수비가 가능해서 적었지만, 사실상 유격수 백업요원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양종민을 여기에 적은 건 크게 의미는 없다. [본문으로]
  2. 일단. [본문으로]
  3. 물론 수비 한정. 장타 생산 능력은 좋은 편이지만 특유의 타격폼과 그렇게 좋지 않은 선구안 때문에 타율이 그렇게 좋지 않다. 다만 붙박이 선발출장을 하게 된다면 또 모른다. [본문으로]
  4. 물론 두 배라고 해도 3.4억이다. 지금 김주찬이라면 FA 선언하면 그 정도는 받을만 하다는 게 내 개인적 생각. 이것은 시즌 초에 김주찬을 어떻게든 타팀에 팔아야 하지 않겠냐고 주장하던 내 자신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긁적) [본문으로]
  5. 1987년생으로, 대체 가능한 선수들 중 가장 젊다. 향후 롯데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선수이기도 하다. [본문으로]
  6. 81년생인 김주찬보다 오히려 한 살 많다. 한 살 차이는 뭐 도찐개찐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비슷한 나이대라서 대체재라고 말하기도 민망하다. 그나마 이승화보다는 타격에서 좀더 나은 모습을 보여서 다행이다. [본문으로]
  7. 82년생. 김주찬보다 한 살 적다. 수비만큼은 대단하다. 그런데 타격 어쩔거야. 2군에서는 본즈놀이를 한다는 것, 순위 결정되고 나면 날아다닌다는 것을 감안하면 멘탈 문제라고밖에 볼 수가 없다...... 그리고 이대호랑 입단동기라는 걸 감안하면 이미 이승화의 타격적 개화는 글렀을지도 모른다. 다만 대수비요원이나 대주자로서의 가치만큼은 아직 좋은 편이니까... [본문으로]
  8. 83년생. 역시 나이가 꽤 많다. 다른 대체 선수들과는 달리 우타라는 점에서 차별화가 되는 것도 같지만, 이 롯데라는 팀은 원래 우타가 많아서-_- 그게 차별화인지 잉여성-_-인지 감을 잡기가 어려운 게 문제. 그리고 이영민 타격상의 저-_-주 역시... [본문으로]
  9. 하준호? 과연 하준호를 장원준 대체자원으로 볼 수 있는 걸까? -_- [본문으로]
  10. 잘 모르겠다. 일단 스타일은 비슷하지만. -_- [본문으로]
  11. ......일단 사이드암(언더) 계열이라 적어는 보는데...... [본문으로]
  12. 전준우는 리드오프로 쓰기엔 출루율이 너무 떨어지고, 기실 다리도 별로 안빠르고 주루센스도 그리 좋진 않다. 대신 중장거리 펀치력이 있으니 6번 정도 타순이 좋지 않을까 한다. 강민호를 7번으로 내리는 효과도 있고. [본문으로]
  13. 스타일에 따라, 좌익수 주전이 2번 황재균이 3번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문으로]
  14. 물론 무게감이 좀 많이 떨어지긴 하지만, 홍성흔에게 4번은 그리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박종윤이 타율만 좀 끌어올린다면 4번에 꽤나 잘 어울린다고도 생각하고. [본문으로]
  15. 스프링캠프에서 체격 좀 키워서 2010 모드로 컴백하기를 기대하며 여기에 넣어봤다. [본문으로]
  16. 포수가 아무리 타격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6번은 좀 부담이 아닌가 싶다. 가뜩이나 수비부담도 큰 포지션인데... [본문으로]
  17. 개인적으로 올해 장성우를 보고 있자니, 얼른 군대(경찰청이든 상무든)보내고 당분간 변용선을 백업으로 활용하는 게 어떨까 한다. 변용선이 아닌 장성우를 위해서 말이지. 아니면 최기문 코치가 플레잉코치로 오든지. (히어로즈 김동수 코치나 LG 김정민 스카우터가 그랬던 것처럼 -_-) [본문으로]
  18. 사도스키도 잔류를 희망하고 있고, 롯데구단도 잡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니 일단 넣어둔다. [본문으로]
  19. 요즘 좋지 않은 건 시즌 초반 혹사의 영향이라고 믿어보겠다. 흠흠... 그리고 고원준을 선발슬롯 하나에 박더라도 지금 5선발 자리가 빈다. -_- [본문으로]
  20. 부첵 말고. 시즌 초반 코리 정도만 돼도 괜찮을 것 같다. 시즌 후반 양승호 정도의 운용만 해 줘도 코리 정도 선수라면 충분히 제 몫은 해줄 수 있었으리라고 본다. [본문으로]
  21. 이 중 몇 명은 2군 가겠지만. [본문으로]
  22. 이왕기는 어떻게 될까... 어쩐지 전혀 기대가 안 된다. -_- [본문으로]
  23. 살 좀 찌우고 제구 좀 잡으면 선발감인데... 과연...? [본문으로]
  24. 선발 경험이 있으니 5선발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것도 어떨까 한다. 나이가 많은 게 좀 걸리지만 그거야 투구수 관리해주면 될 일이고... 그리고 그놈의 성질 좀 죽이고 -_- [본문으로]
by hislove 2011. 9. 26. 14:59
  1. 모든 일반스탯은 인과율과 캐릭터의 행동에 따라서만 증감된다.
  2. 특수 스탯 두 가지는 레벨업 시 주어지는 스탯 포인트를 투자해서 증가시키며, 다른 증가 방법은 없다.
  3. 한 번 투자한 스탯 포인트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되돌릴 수 없으며, 스탯 포인트를 되돌리는 아이템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4. 두 특수스탯은 "스킬 슬롯"과 "스킬 성장 한계치"이다.
  5. "스킬 슬롯"은 배울 수 있는 스킬의 갯수에 영향을 끼친다.
    스킬에 따라 슬롯을 차지하지 않는 스킬도 있으며 둘 이상의 슬롯을 차지하는 스킬도 존재한다. 
  6. "스킬 성장 한계치"는 스킬 습득 제한 및 배운 스킬의 성장 한계치를 결정한다.
     스킬에 따라 최소 한계치 및 레벨 당 요구하는 성장 한계치가 다르다.

    예시) 스킬 A는 최소 한계치가 1이며, 스킬 슬롯 두 칸을 차지하고, 스킬 성장 한계치 스탯 1 당 5 레벨의 한계치를 갖는다.
    스킬 B는 최소 한계치가 2이며, 슬롯 한 칸을 차지하고, 스킬 성장 한계치 스탯 1 당 2 레벨의 한계치를 갖는다.
    => 스킬 슬롯 5, 스킬 성장 한계치 2인 캐릭터의 경우 스킬 A를 10레벨까지 성장시킬 수 있으며, 잔여 스킬 슬롯은 3이 된다.
    이 캐릭터는 스킬 B를 습득할 자격은 되지만, 최소 한계치가 2이기 때문에 성장 한계 레벨은 4가 아닌 2이다.
    이를 공식화하면 아래와 같다.
    스킬 성장 한계 레벨 = (캐릭터 스킬 성장 한계치 스탯 - 스킬 제한 최소 한계치 + 1) * 스탯 1 당 한계 레벨치
     
  7. 고급 및 심화 스킬의 경우 슬롯 외에 기타 다른 스킬을 요구할 수 있다.

    예시) 소드 배쉬 스킬의 습득을 위해서 소드 마스터리 5레벨, 스킬 성장 한계치 2, 스킬 슬롯 1을 요구할 수 있다.
    프리즈매틱 스피어 스킬의 습득을 위해서 매직 마스터리 12레벨, 어보케이션 학파 9레벨, 라이트 마스터리 10레벨, 파이어 마스터리 10레벨, 워터&아이스 마스터리 10레벨, 어스 마스터리 10레벨, 플레인 마스터리 10레벨, 포이즌 마스터리 10레벨, 윈드 마스터리 10레벨, 스킬 성장 한계치 100, 스킬 슬롯 50 을 요구할 수 있다. (이런 고급 스킬의 경우 한계치 스탯 10당 1 레벨의 한계치를 부여하는 식으로 설정하는 것도 가능)
     
  8. 향후 추가 가능
by hislove 2011. 7. 21. 16:52
뭐... 그렇다고요.

'개인창작[불펌] > 막장 겜판소 설정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탯과 스킬 설정  (0) 2011.07.21
by hislove 2011. 7. 21. 16:31
2.

"ㄱ, 가, 같이 가! 기다려! 기다리라고!"

누가 보면 수백 미터는 뛰어온 사람처럼 헐떡이며 간신히 따라온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직 오십 미터도 이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열심히 달려 온 여자아이의 등에 얹혀 있는 거대한 짐을 생각한다면 저렇게 숨 넘어갈 듯이 헐떡이는 것이 엄살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이해해 주는 것과, 실제 그 정도 체력으로 한 달이나 걸릴 여행을 계속하는 것은 정말로 힘들고 난처한 일일 터이다.

하지만 우디도 난처하긴 마찬가지이다. 가뜩이나 작은 체구에 부피가 큰 짐을 지고 이동 중이어서 이동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는데, 덩치만 컸지 약골인데다 울보이기까지 한-아이린이 실제로 약골에 울보는 아니지만, 적어도 우디의 선입견 속 아이린은 그런 모습이었고, 이는 충분히 난감해할 만한 상황이다- 아이린이 이번 여정에 따라온다는 건 난감하기 그지없는 일이고, 방금 전 보여 준 모습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여 준 후에도 여전히 따라오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우디 입장에서는 더 이상 아이린을 떼어 낼 명분이 없는 것이다.

"아이 너..."
"누가... 하악... 누가 뭐라고 해도 난 따라갈 거니까... 더... 하아... 더 이상 뭐라고 하지 마!"
"나더러, 지금, 아직 우리 마을도 못 떠났는데 그렇게까지 지쳐버린 애를 데리고 여행을 하라고? 내가 무슨 프런티어도 보이저도 아닌데."
"... 싫어..."
"뭐?"
"... 싫어어어어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리고 아이린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

"어, 아, 아, 아, 아아아아아이! 알았어! 알았으니까! 일단 일어나! 사람들 다 깨겠다!"
"아아아앙! 으아아... 훌쩍... 나, 훌쩍, 따라가도 되는 거지? 그럼?"
"알았으니까! 알았으니까 일단 일어나라고!!!"
"훌쩍... 알았어... 헤헤헤헤..."

아이린은 일어나서 우디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그 옷자락에 힘껏 코를 풀었다.

"아이!"
"헤헤헤헤... 나 울린 벌이다 뭐. 흥!"
"...쳇. 따라오기나 해. 못 따라오면 냅두고 간다!"
"...응!"

말은 매정하게 했지만, 그래도 우디는 아까보다도 훨씬 더 느릿한 걸음으로 마을 서쪽...이 아닌 중앙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을 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는 개천에 도착하자 배낭은 옆에 벗어둔 채 둔치 쪽으로 뛰어내려가서 웃옷을 벗어 빨기 시작했다.

아무리 여름이라지만,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산중턱 도시의 새벽이다.

"우디! 춥잖아!"
"... 아까 날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
"... 아......"

옷을 대충 빨고 꾸욱 짜서 다시 걸친 우디는 이번엔 천천히 배낭을 벗어 둔 쪽으로 걸어 올라왔다. 그리고 우디의 상반신 전체에서 모락모락 아지랑이 비슷한 것이 피어올랐다. 우디가 다시 배낭을 짊어질 때에는 이미 웃옷은 보송보송하게 말라 있었다.

"머리만 그런 게 아니라고... 나..."
"... 그렇구나... 그런데 왜 말 안했어?"
"너 때문이다. 이 바보야."

라고 하면서 우디는 주먹을 가볍게 말아쥐고 아이린의 머리를 툭 치...려다가 멋적은 듯이 다시 손을 내렸다. 자기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여자아이한테 꿀밤을 먹이자니 주먹이 간신히 닿을 것 같은데, 폼이 안 나잖아. 하아.

"...나...때문?"
"그래. 너 이거 무서워하잖아."

말을 이으며 우디는 주먹에서 집게손가락만 펼치고 아이린의 눈 앞에서 흔들었다. 아무 것도 없던 집게손가락 끝에 작은 불덩어리가 매달려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눈 앞에 있는 불이 겨우 구슬 크기만한 작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린은 무릎 부분을 부들부들 떨면서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으려는 것을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불은 다시 픽 소리도 없이 사라졌고, 아이린은 눈에 띄게 안도한 표정이 되었다. 여전히 무릎은 떨었지만.

"...왜 그런 체질...인지 뭔지 된거야?"
"뻔하잖아. 미안하지만... 대화재 이후일 거야. 어차피 그 이전엔 기억도 없고, 자연스럽게 이렇게 된 거니까."

대화재 때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화염에 휘말린 단 한 명의 피해자는 기적적으로 아무 상처 없이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 화염을 지켜본 다른 한 명의 이야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 그리고 그 여자아이는,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가 화염에 휩싸인 모습을 보았고, 결국 불을 무서워하게 되었다. 온 몸이 화염에 싸인 우디의 모습은 기억 깊은 곳에 봉인되었지만, 공포심은 남아서 끈질기게 아이린을 괴롭혔다.

... 그리고 화염에 휘말린 단 한 명의 피해자는, 그 사건 이후 자기 몸 속에 있는 이질적인 기운을 각성하게 되었지만, 그 기운이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의 근원적 공포 그 자체였기 때문에 좌절하고 말았다.

하지만 우디는 그 이야기를 아이린에게 할 수는 없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의식적인 제어가 가능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았고, 겨우 알사탕 하나만한 불덩어리 하나에도 걷지도 못할 만큼 충격을 받는 아이린 앞에서는 도저히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없었다. 가장 좋아하는 아이에게 그런 괴로움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런 몸으로 아이린의 곁에 있을 수는 없다. 그리고 우연히 국립연구원의 자연과학부에서 가르치는 원소학이라는 전공과목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우디는 결심했다. 확실히 공부해서 자신의 몸 속에 살아(!) 있는 이 이질적인 기운에 대해 더 확실히 알게 된다면 어쩌면 이 힘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만약 성공하면 다시 돌아와서... 실패는 생각하지 말자.

...그런 우디의 다짐은 첫날부터 이상하게 꼬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배배 꼬이는 상황이 우디는 싫지 않았다.
애초의 생각과는 달리, 아이린은 불을 보고 무서워하면서도 그의 뒤를 따라왔다.
죽을 만큼 무서웠을 텐데... 불 때문에 부엌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전기등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방에 불도 못 피우고 캄캄한 방 안이 무서워서 울면서 덜덜 떨면서도 끝까지 호롱불 하나 피우지 못하던 아이인데...

...하지만 우디는 몰랐다.
아이린이 불을 무서워하게 된 "진짜" 이유를.
그리고 그 이유는 아이린 혼자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다. 아마도 죽는 날까지...

아이린은 그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말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디의 그 체질을 알게 된 지금은 "그" 사실을 마음 속으로 저주했다. 아이린이 불을 무서워하는 것은 결국 자업자득이지만, 아이린의 그 실수 하나 때문에 죽을 뻔했다가 간신히 살아남은 우디는 아이린을 원망-사실을 모르니 원망할 리도 없지만, 아이린은 우디가 그 사실을 알아도 자기를 원망하지는 않으리라고 확신했고, 그 때문에 아이린은 더욱 괴로워할 수밖에 없었다-하기는커녕 오히려 자학에 가까운 감정을 계속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린 때문에 그런 체질이 되어버렸는데, 그걸로 모자라서 아이린 때문에 그걸 꼭꼭 감추고는 내색하지도 못한 채 속으로 삭이며 괴로워했을 터였다. 아이린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우디는, 겉으로는 시니컬해 보여도 속으로는 괴로움을 자기 혼자 짊어지고 내색하지도 않는 그런 아이였다.

=============================================================================================

복선?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 우걱우걱.
올레샤 닷컴에서는 처음부터 독자들에게 다 까발리고 시작합니다. 우하하하하. 

그리고 일단 저는 비축분 같은 건 키우지 않습니다. 한 편 정도 분량이 모이면 그냥 한번에 다 털어서 올리는 거죠. 끌끌끌.

설정집 같은 것도 있긴 한데, 일단은 비공개.
제목 원소학자 는, 아는 분은 아실지도 모르는 D&D 3rd의 서플리먼트 북인 Tome & Blood의 프레스티지 클래스인 Elemental Savant 에서 모티프를 따왔습니다. 다만, 이 세계는 이능에 대해 무지하고 마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정이기 때문에 따온 것은 어디까지나 모티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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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slove 2011. 7. 21. 16:06

...우리는 괴물이 아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 의지와는 아무 상관없이 자연의 의지에 선택받은 인간일 뿐이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듯이 우리도 자연의 일부로 살아간다. 다만, 그 자연의 일부를 인간보다 좀더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보트카" 자르 바터스만 저, <우리는 인간이다> 서문 중


1.

새벽 세 시, 모두가 잠들어있을 시간이지만 그 시간 레이크사이드 시티에 잠들어있지 않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열 네 살쯤 되어 보이는 한 소년이 자기 방에서 묵묵히 가방을 챙기고 있었다. 거의 자기 몸뚱이만한 야영용 배낭에, 적어도 한 달은 먹을 수 있을 만큼 무지막지한 양의 육포를 꾸려 넣고, 작은 가죽 칼집에 담겨 있는 접이식 손칼을 배낭 오른쪽 포켓에 넣었다. 배낭 왼쪽에는 적당한 크기의 가죽 물주머니가 달려있고, 깨끗하게 무두질한 가죽으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침낭이 꼼꼼하게 꾸려져 배낭 옆에 놓여 있다. 지금은 여름이고, 그래서 깃털과 솜털로 꼼꼼하게 채운 침낭까지는 필요없을 것 같지만, 아마 한겨울이라고 해도 소년은 겨울용 침낭을 챙기지는 않았을 것 같다.

도저히 이유를 짐작할 수도 없지만, 소년의 머리카락은 완전히 곤두서 있고, 마치 횃불처럼 이글거리고 있다. 방 안에 있는 전기등이 꺼져 있음에도 방 안이 밝은 이유는 이것 때문이다.

소년은 꼼꼼히 짐을 챙겨넣은 후에 침대 위에 펼쳐놓은 가죽 허리띠를 허리에 둘렀다. 허리띠에는 다섯 개의 가죽 칼집이 붙어 있고, 칼집마다 작은 단검이 꽂혀 있다. 나무로 된 투박한 단검 손잡이는 얼마나 손이 많이 갔는지 손때로 반질반질 윤기가 흐른다. 다섯 개의 칼집 옆에는 손바닥만한 가죽 포켓이 붙어 있고, 가죽 끈으로 여미는 덮개가 달려 있다.

소년은 가죽끈을 풀어 덮개를 열고 손을 넣어 그 안에 있는 것을 꺼낸다. 5000З[각주:1]라고 씌어 있는 지폐 세 장, 1000З 지폐 네 장, 500З 지폐 한 장, 그리고 100З 지폐 다섯 장을 헤아린 뒤에 다시 주머니에 넣고 덮개의 가죽끈을 여민다. 20000겔프(Gelb).

마지막으로 소년은 큰 맘 먹고 구입한 회중시계를 탁자 위에서 들어서 바지 주머니에 넣고 끈은 허리띠에 꼼꼼하게 매달았다.

원래대로라면 한 달(육포의 분량으로 짐작하건대) 가량의 여행을 위해 준비할 것이 저 정도로 끝날 리가 없다. 하지만 소년은 자신의 체질과 능력을 고려하여 이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고 판단했고, 실제로 소년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배낭을 등에 짊어진 소년은 문가로 다가갔다. 방 안은 다시 깜깜해졌다.

문은 거의 소리를 내지 않고 부드럽게 열렸다. 약간 삐걱거리는 소리만이 문이 열렸음을 짐작하게 해 준다. 전날 밤에 저녁 먹을 때 돼지 비계 한 조각을 몰래 숨겨서 경첩에 녹여넣은 보람이 있다고 생각하며 소년은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현관을 열었다.

소년은 집 안의 식구들이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문을 나섰다.

"이 시간에 어디 가니. 우디?"

모두가 잠들어있을 시간이지만 그 시간 레이크사이드 시티에 잠들어있지 않은 사람이 두 명 있었다.
우디라 불린 소년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 앞에는 자기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사람이 한 명 서 있었다.
길게 길러서 단정하게 묶은 머리와 높은 톤의 목소리가 아니었다면 여자라는 사실을 알 수 없었겠지만, 그 두 가지 때문에 여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사람.

여자는 우디가 지고 있는 것과 거의 똑같은 크기의 배낭을 지고 있었다. 여자의 배낭이 더 작아 보이지만, 착시현상일 뿐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여자 쪽이 우디보다 키가 머리 하나는 더 크고 심지어는 체격도 더 크다. 

"아, 아, 아, 아이. 어떻게?"

아이 라는 것이 여자의 이름인 것처럼 들리지만, 여자의 본명은 '아이린', 아이린 노이. 우디의 본명은 '우드락'이지만, 여러 가지 의미에서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라 그와 친한 사람들은 그를 모두 '우디'라는 애칭으로 부름에 반해, 아이린의 애칭 '아이'를 부르는 사람은 이 마을에 아이린의 부모님을 제외하면 우디 뿐이다. 심지어 우디의 부모님조차도 아이린은 아이린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아이린이라는 이름도 충분히 어감이 좋은 데다가 '아이'라고 하면 어쩐지 작고 귀여운 것이 생각나는데 전술했듯이 또래 남자아이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여자아이(...)에게 사용할 만한 애칭은 아니라는 게 주위 사람들의 평가이다.

"내가 먼저 물었잖아. 안 그래, 우디?"
"...한 달 후에..."
"응?"
"한 달 후에 국립연구원 초급 연구과정 연구원 모집 전형이 있어."
"...그거랑 지금 가는 거랑... 우디 네가?"
"그래, 아이. 거기 응시할거야."
"...왜?"

하지만 우디는 아무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왜 갑자기 국..."
"...갑자기가 아니야."

납득할 수 없다는 듯 말을 잇던 아이린의 항변을 우디가 잘랐다. 우디는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국립연구원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건 3년 전이다. 실제로 준비하기 시작한 건 2년 전이고. 오늘에 맞춰서 돈을 모았어. 힘들었지만 다행히 목표한 금액을 모아서 오늘 출발하는 거야."
"그럼... 갑자기 엉뚱한 단검던지기 같은 걸 배우고 광대짓을 벌인 게..."

광대짓이란 건 말 그대로 서커스단의 광대 일이었다. 체격은 작지만 몸이 유연하고 재빠른 우디는 2년 동안 광대로 일했고, 특히 단검 던지기에는 일가견이 있어 인기도 많았다. 아이린은 우디가 광대 일을 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했지만, 이 마을을 기반으로 하는 레이크사이드 서커스단은 단 분위기도 좋았고 가혹행위 같은 것도 없어 딱히 반대할 만한 명분이 없었다. 작은 체구에 단검 실력과 입담을 겸비한 우디는 특히 인기단원 중 하나라서 벌이도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 공화력 이전에 잘 나가던 레이크사이드 공작가 시절에라면 모를까, 직업에 귀천이 없고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다는 지금 시대에 광대를 천한 직업이라고 매도했다가는 계급차별주의자로 낙인찍혀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것까지는 과장이 심하지만 이 정도로 말하더라도 그것은 과장일 뿐 헛소리는 아닌 것이다.

"체력을 키우고 돈을 모으기에 그만한 일이 없었으니까. 어느 정도 내 한 몸 지킬 수 있는 실력을 키울 필요도 있고. 내가 제대로 된 장병기를 다루기엔 체격도 근력도 떨어진다는 정도는 너도 알잖아."
"그렇게 된 거구나. 흐음."
"자, 그럼 너도 대답해. 아이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어제 남문 앞 시장통에서 네가 배낭이랑 야영도구를 사는 걸 봤어."
"...네가 왜 남문 앞 시장 근처를 다 가냐? 일부러 알아볼 사람이 없는 그쪽 시장으로 갔는데."
"당연히 집 앞에서부터 널 쫓아... 아."

무심코 말을 잇던 아이린은 순간 당황하여 주춤하며 말을 끊었지만 한 번 나온 말은 주워담을 수 없는 법이다.

"...뭐?"
"아, 아무 것도 아니야. 그냥 우연. 우연이라고. 아하하하하..."
"방금 집 앞에서부터 널 쫓아 어쩌고 했는데... 요즘은 작정하고 미행하는 걸 우연히 만났다고 말하나 봐?"
"...여자애가 그렇다고 말하면 아무 말없이 믿어줘야 하는 거 아냐?"
"...맞는 말인데, 나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여자애가 그렇게 말하면 설득력이 하나도 없다는 건 알아?"
"...내가 크고 싶어서 큰 것도 아닌 걸... 그리고 우디가 너무 작은 거라고! 흥!"
"네에... 네. 그래그래. 그럼 처음으로 돌아가서, 내가 시장에서 야영도구를 사는 거랑 아이 네가 지금 여기에서 그렇게 짐까지 챙겨가지고 날 기다리고 있는 거랑은 무슨 상관인데?"
"...쳇. 그냥 넘어갈 줄 알았더니."
"그냥 넘어갈 일이 따로 있지! 지금 출발 못하면 늦는다고! 내가 늦어서 국립연구원 시험 못보면 아이 네가 책임질거야?"
"그게 아니고..."
"아니면 설마 같이 가려고? 내가 어디 가..."
"따라갈래."

버럭 소리지르고 싶은 걸 억누르는 게 역력한 표정으로 말을 잇던 우디의 말을 자르고 아이린이 대답했다.

"뭐? 따라간다고? 어딜?"
"그냥 가출하는 것도 아니고 국립연구원 초급과정에 응시한다면서? 그럼 나도 같이 가."
"...왜? 나야 거기 꼭 가야 할 이유가 있다지만, 넌 그런 것도 아니잖아? 아니, 그 전에 학비는 있고?"
"...학비? 얼만데?"
"올해 기준으로 1년에 이천 겔프(Gelb)다. 매년 조금씩 오른다고 했으니까 초급 과정 5년을 버티려면 적어도 만 이천 겔프 정도는 있어야 되는데, 나도 이 돈 모으느라 2년을 뼈빠지게 일했다고. 그런데 너한테 그렇게 큰 돈이... 있겠구나. 쳇. 너 염전에 지분 있었지? 지분 한 장당 배당이 작년에만 이만 겔프라고 했으니까..."
"그래. 정확한 돈은 계좌 확인해 봐야 확실히 알겠지만 십이만 겔프 정도는 있다~"
"...불공평해."
"자업자득이라고?"

염전의 지분은 7년 전에 염전 건설에 필요한 돈이 부족할 때 한 장에 1천 겔프씩 딱 1천 장을 팔았다. 아이린은 그 지분을 딱 한 장 가지고 있다. 아이린이 5년치 용돈을 털어서 1천 겔프에 지분 한 장을 샀다고 했을 때 우디는 아이린을 비웃었지만, 염전이 세워진 해부터 매년 수익이 4천만 겔프에 달할 정도로 대박을 쳤고 염전의 주인인 우디의 아버지(!) 레이크사이드 씨는 지분 한 장 당 매년 순 수익의 이천 분의 일에 해당되는 금액을 배당으로 지급했다. 그리고 우디는 그 지분을 사놓지 않은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기 아버지가 하는 일을 성공한다고 확신하지 못한 자기 탓이니까. 그리고 그 땐 너무 어려서 용돈을 모으기보다는 다 써버리던 철부지이기도 했고 말이다.

...본 이야기로 돌아와서, 아이린은 상당히 돈이 많지만, 그 돈을 쓰는 일은 거의 없어서 엄청난 예금을 갖고 있었다.

"그럼 학비는 그렇다 치고, 국립연구원에 가면 어떤 과에 응시할 건데?"
"응? 그러고 보니까... 우디는 뭘 배우고 싶어서 국립연구원에 간다는 건데?"
"이번엔 내가 먼저 물었으니까 먼저 답해줄래?"
"...남자애가 쪼잔하긴."
"아까 전에 아이 네가 한 말을 그대로 돌려준 것 뿐입니다?"
"...쳇. 우디랑 같은 과로, 라고 하면 안될까?"
"안 돼."
"왜?!"
"그야 내가 응시할 과는 자연학과, 그것도 원소학 불 심화전공인데?"
"부, 부부부부불? 어째서! 왜 그런 기분나쁜 걸?!!! 이 아니라, 그거, 지,지,지,진심이야?"
"거 봐. 안 된다고 했잖아. 난 반드시 그걸 배워야 할 이유가 있어."
"아니, 그러니까 왜... 아, 알았어. 그럼 그건 그렇다 치고."
"포기가 빠르구나."
"우디 성격 하루이틀인가 뭐. 그럼 같은 과는 포기하고... 다른 전공은 뭐 있는데?"
"...뭘 배우는 덴지도 모르고 무작정 따라간다고 했던 거냐. 너..."
"상관 없잖아..."
"그러지 말고 그냥 집..."
"싫어."
"돌아가라고."
"내 성격 하루이틀이야? 따라갈거라니까."
"아이 네 성격을 아니까 돌아가라고 하는 거다. 너 짐 어떻게 챙겨왔어?"
"짐? 어디 보자... 침낭이랑 이불이랑 갈아입을 옷이랑..."
"먹을 건?"
"...일주일, 정도?"
"하아... 점화통은 당연히 없지?"
"......그래."
"그럴 줄 알았지. 수도까지 가려면 다음 마을까지 열흘은 걸릴 거야. 난 먹을 거만 한 달치는 챙겼다고. 다음 마을이면 리넨그라트인데 거긴 야영식이 쓸데없이 비싸서 거기서 뭘 사고 싶진 않으니까 말이다."
"...한 달치? 하지만 배낭 크기가 내 거랑 똑같은데? 그럼 다른 짐은?"
"다른 짐? 가죽침낭이랑 물주머니랑 주머니칼. 갈아입을 속옷 몇 장이랑 겉옷 한 벌. 그게 다야."
"...먹을 건 그렇다 치고, 넌 나보다도 옷을 더 얇게 입었잖아? 그리고 점... 그것도 없다고?"
"...아직 얘기 안한 게 있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야기를 건네던 우디의 목소리가 갑자기 진중해졌다. 아이린도 입을 다물었다.

"내 체질. 넌 모르지?"
"체...질? 무슨 소리야?"
"내 체질 말이야. 정말 특이해서 너한테 얘기할 수가 없었어. 심지어는 아버지랑 엄마도 몰라."
"그래 봤자 체질인데 그걸 왜 얘기를 안해?"
"그야... ......니까."
"응? 웅얼웅얼하지 말고 크게 말해봐!"
"아니야. 아무 것도. 하지만 이걸 알면 아이 너 기절할지도 모른다."
"...'그거'랑 관련 있는 거야?"
"그래. 그래도 알고 싶어?"

아이린은 잠시 고민하다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알고 싶어."
"백문이 불여일견이라지. 직접 봐. 도망가도 뭐라고 안 할게."
"내가 왜 도망을 ㄱ... 꺄악!"

아이린의 눈 앞에서,

우디의 머리카락 전체에,

화르륵 소리도 없이,

붉게 이글거리는 커다란 불이 치솟아올랐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불은 겨우 5초를 넘기지 않고 다시 꺼졌지만 아이린은 이미 바닥에 주저앉아서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내가 말했잖아... 이제 알겠지? 내가 왜 이것만 갖고 여행을 갈 수 있는지. 그리고... 왜 국립연구원에 가려고 하는 건지."

하지만 아이린은 아무 것도 듣지 못했다. 아이린의 정신은 12년 전, 온몸에 불이 붙어 타오르던 한 사람을 바라보며 절규하던 그 때로 돌아가 있었고, 눈을 감고 머리를 쥐어뜯어도 눈 앞에 서 있던 작은 소년의 모습은 사라지지 않았다.

"하아... 이래서 아이한테는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우디는 아이를 내버려둔 채 성문 쪽을 향해 걸어갔다. 아무리 간략하게 꾸렸다지만 그래도 한 달치의 식량을 담아 거대한 배낭을 등에 진 우디의 뒷모습이 묘하게 쓸쓸해 보였다.

-=-=-=-=-=-=-=-=-=-

"...그래서 모른 척 할 수밖에 없었단다. 우디."

우디가 나온 집 2층, 불이 꺼져 어두운 방 창문 앞에 서 있던 푸근한 인상의 중년 여인이 굳은 표정으로 우디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도 설마 아이린까지 쫓아갈 줄은 몰랐지만, 이걸로 된 거겠지..."

'그' 아이린 역시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우디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다 알고 있지만 걱정은 되는구나. 이해하렴, 우디. 그런 게 엄마라는 거니까. 그리고 아이린, 우리 우디를 잘 부탁한다."

들릴 리가 없지만, 우디의 어머니 위디어 레이크사이드 여사는 사랑스러운 아들과 귀여운(!) 이웃집 딸아이를, 꼭 눈 앞에 앉혀 놓고 타이르고 있는 식의 말투로 말했다.

...그래. 새벽 네 시 하고도 20분 가량이 지나 있는 이 때, 모두가 잠들어있을 시간이지만...
그 시간 레이크사이드 시티에 잠들어있지 않는 사람이 세 명 있었다.

...어쩌면 더 있을지도 모른다.

-=-=-=-=-=-=-=-=-=-=-

아이린이 없어진 것을 깨닫고 혼란에 빠진 아이린의 부모님이 정신없이 온 동네를 찾아다닌 것과, 우디가 없어진 것을 뒤늦게 알고서 우디의 아버지가 우디의 어머니를 끌어안고 통곡한 일도 있었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

====================================================================================================================

언제나, 일은 일단 터뜨리고 봐야 하는 법입죠. 
  1. З : 공화국의 화폐 단위는 Gelb(겔프)이지만, 지폐의 표기는 G가 아닌 З이다. 공화국 고대어인 золото의 머릿글자.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냥 З로 쓰고 겔프 라고 읽는다고만 알고 있으면 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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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slove 2011. 7. 21. 16:04
사람의 모습을 한 불덩어리가 내게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며 정신을 잃었다.
무서워...
저게 火魔라는 걸까?

그것은 불의 모습을 한 생명체.
하지만 그것은 화마가 아니었다.
그것은... 순수한 火炎.

----------------------------------------------------------------------------------------- 

그것은... 순수한 화염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것은 세 살쯤으로 보이는 한 인간 남자아이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리고 정신을 잃고 엎어져 있는, 다섯 살쯤으로 보이는 한 인간 여자아이의 옆에 쪼그려앉았다.

...아이...

남자아이는 그대로 여자아이 옆에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주위는 온통 불바다였지만, 아이들의 옆으로는 더 이상 불길이 다가오지 않았다.
불길에 이성이 있어 아이들을 피해가는 것 같은 모습으로 보였다.
물론 그런 생각을 떠올린 사람들은 열이면 열 모두 내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가 자책할 것이지만.

----------------------------------------------------------------------------------------- 

그것은 공화력 5년에 있었던 대화재의 유이한 두 피해자의 이야기이다.
기적일지 저주일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둘은 모두 살아남아 이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간다.

-----------------------------------------------------------------------------------------
 
하지만 역사가의 기록에는 피해자인 동시에 생존자인 한 사람의 이름만이 적혀 있다.

우드락 레이크사이드.

그리고 적히지 않은 아이의 이름은...

========================================================================================== 

프롤로그 끝.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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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slove 2011. 7. 21. 15:52
공지사항 - SATA 케이블 관련 비교 청음회

 이 무슨 앱등교에 이은 신흥 IT(?)종교란 말인가.

그리고 아니나다를까 역시나 광신도 종특까지 발현. 아하하. 
by hislove 2011. 7. 12. 15:45
"왼쪽! 왼쪽! 조금만 더 왼쪽으로!"

"아니아니! 오른쪽! 오른쪽!"

바닷가 모래사장 한 쪽에, 눈에 안대를 한 채 목도를 들고 비틀비틀 움직이는 한 사람과, 주위에서 방향을 맞춰주기 위해, 혹은 방해하기 위해 큰 소리로 외치는 사람들의 무리가 있다.

"그래! 그대로 쭉! 다섯 발짝만 더 가면 돼!"

"아니아니! 오른쪽으로 돌라니까!"

우여곡절 끝에 비틀비틀하면서도 수박 앞에 도착한 남자는, 목도를 수직으로 힘차게 휘둘렀다.

그리고 목도가 수박에 닿는 순간,

수박이,

폭발했다.

 ...... 누구야. 중국산 수박 사온 놈.
by hislove 2011. 5. 27. 13:39
물론 카테고리만 있고 컨텐츠는 하나도 없을 가능성이 농후하니 주의하실 것은 없는 듯 합니다 ㅋㅋㅋ
by hislove 2011. 5. 20. 16:36
아 저런 놈 나한테는 안 들러붙나.

물론 3심 걸려서 대법원까지 가서 판결까지 나려면 대충 빨라야 2년, 길면 3년까지 걸리고,
거기다 무고죄로 맞소송 걸어버리면 거기서 또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저건 저 고소드립치는 병신이 빽이 무슨 안드로메다급이 아닌 이상 100% 내가 이기는 싸움이다.
애초에 고소 소리를 저렇게 가볍게 블로그에다 포스팅한다는 것 자체가 법이 뭔지 모르는 인간이라는 증거다.

정말 법이 뭔지 피상적인 개념이라도 있는 놈이라면 이렇게 했겠지.
정말 모욕을 당했고 고소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저런 식으로 고소 어쩌고 하는 병신포스팅을 할 시간에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자료를 싹 수집하고 자기한테 불리할 만한 포스팅은 싹 지워서 증거인멸을 하고
저런 포스팅을 할 시간에 고소장부터 접수시키는 게 정석 아닌가.

물론 당연히 저쪽 블로그 자료같은 건 싹 이미지로 캡쳐해서 보관해놓고 시작해야겠지요.
그리고 빼도박도 못하게 www.archive.org나 구글캐시에 증거자료가 저장되도록 구글검색 레퍼러를 강제로 넣는다거나 하는 일도 필수.

결론은, 크게 걱정하실 일은 없어 보입니다. 저런 거야말로 그냥 겁먹은 개가 짖는 소리만 요란한 꼴일 뿐.

추신. 누구라고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으니, 이거 보고 고소하겠다고 날뛴다면 역설적으로 자신이 이 글에 해당된다고 증명하는 꼴일 뿐.
"그 분"도 주어를 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혐의처리됐잖아? 
by hislove 2011. 5. 20. 10:10
공연법 일부개정법률안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이 법안 자체가 정당성이 없는 엉터리라는 점은 이전 포스팅에서 이야기한 바 있는데, 법안의 원문이란 걸 읽고 나서는 더 화가 난다.
다른 부분도 엉터리이긴 마찬가지이지만, 날 분노하게 만든 건 특히 이 부분이다.

제41조(벌칙)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1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신 설> 1의2. 제7조의2제1항에 위반하여 상업공연에서 립싱크 또는 핸드싱크를 한 자 

제42조(과태료)
②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5백만원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
<신 설> 1의2. 제7조의2제2항에 위반하여 립싱크 또는 핸드싱크를 하도록 강요한 상업공연의 기획자 또는 책임자
<신 설> 1의3. 제7조의2제3항에 위반하여 립싱크 또는 핸드싱크 공연임을 알리지 아니하고 상업공연을 한 공연책임자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특정 범죄의 시행자보다 교사자가 더 죄질이 나쁜 것 아닌가?
그런데 이 법안은 공연을 강요한 자(즉 교사자)에게는 과태료 부과에 그치면서,
그 강요에 의해 공연을 시행한 자에게는 벌칙(특히 징역형의 경우 전과자가 된다-_-)을 규정하고 있다.

내 단언한다. 이 법안을 제안한 놈은 미쳤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립싱크 금지 법안에 대한 견해 - CASA VERDE 에 트랙백.
by hislove 2011. 5. 17. 10:54
[프로야구]민노당 "엔씨소프트 본사 창원 이전하라" - 네이버 뉴스

그저 병불허전이라고밖에는 할 말이 없다.
by hislove 2011. 5. 16. 21:10
야언좆은 멀티방 들어오지도 마라.
아마추어 이하는 대전방 들어오지 마라.
3차도 못했으면 길팟사냥은 꿈도 꾸지 마라.

이런 걸 법제화하진 않는다. 
by hislove 2011. 5. 16. 16:32
립싱크 금지법, 만세!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문제의 것을 법령으로 규제하겠다는 발상은 파시즘에서나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립싱크 금지법에 환호하는 이들은 아마 같은 논리로 법제화되는 온라인게임 셧다운제에 뒷통수를 맞고 나서야 후회할 것이다.

법령이라는 괴물은 만족을 모른다. 빌미를 주면, 전혀 상관없는 것까지 집어삼켜 몸뚱이를 불리고,
정신을 차리고 보면 나의 자유라는 작은 밥그릇까지 뚝딱 해치우고도 배고픈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거릴 것이다. 
by hislove 2011. 5. 16. 11:01
오타쿠 레벨 측정기

클랴님 블로그에서 보고 재미있어서 해봤습니다.



한글 본명을 한자로 넣고 측정한 결과 이렇게 나오는군요.

해 보시는 곳은 여기입니다. 일본어를 약간이라도 읽을 줄 알아야 재미있습니다.
by hislove 2011. 5. 16. 10:05
리뷰같지도 않은 리뷰들

책 같지도 않은 책들에 리뷰같지도 않은 리뷰들이 붙어 있는 것을 구경하다 보면, 참으로 어이가 없다.
하지만 저런 책에 속아넘어가는 독자가 아주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닌 것이,

저자 넣고 구글링 한 번만 해도 본색이 파악되는 시대이지만,
그 단순한 드래그&페이스트&클릭 한 번이 귀찮은 시대이기도 하다.

현대를 단정하는 단어 중 하나가 미니멀리즘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블로그에 글 한 편을 발행하는 것조차 간소화하여 요즘은 마이크로블로그가 대세라고 하더라.
(난 어쩐지 마이크로블로그는 별로 땡기지 않아서 트위터나 미투는 안한다.
말은 너무 길어도 문제지만 너무 짧아도 오해의 소지가 생기는 녀석이라.)

물론 귀차니즘이라는 한 단어로 저런 쓰레기(!)에 속아넘어가는 사람들이 발생하는 현상을 두루 휘갑치고 넘어갈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귀차니즘(나는 특히 이런 류의 행태를 "무의식적 귀차니즘의 발로"라고 생각한다)이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하나의 작은 퍼즐조각 정도는 된다고 주장하고 싶다.

다른 퍼즐조각들로는 "대학 입시가 종착점인" 전근대적 교육정책이라거나, 아이일 때부터 받아야 하는 "권위에 대한 비판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  강압이라거나 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런 거야 다른 사람들도 많이 이야기한 주제가 아닌가. :-)
by hislove 2011. 5. 13. 17:38
네이버에서 댓글놀이를 하는데, 양승호를 백정호구라고 지칭하는 덧글들이 내가 지우지도 않았는데 싹 지워지는 것을 실시간으로 발견했다.

실험해봤는데, 백/정/호/구 라고 해도 지워지네?

그런데 어떤 사람이, "호9라고 하셈 안지워짐여" 라고 하는 이야기에 착안하여!

양승호가 투수 잡아먹는 백정놈이라는 뉘앙스도 살리면서!

알바의 칼질도 피하자!

그래서 백정호구 => 백정호9

라고 할라고 봤는데 이번엔 또 백정 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될 것 같네?

그래서 백정호 => butcher호9 => 붓쳐호9

앞으로 내가 쓰는 글에서 사용할 양승호의 새로운 별명은 붓쳐호9로 통일.
by hislove 2011. 5. 5. 01:12
내가 뭣 좀 하려고 손을 대면 뭔가가 망한다는 희대의 징크스.

작년에 야구 보니 좀 재밌더라고.

그래서 근 10년만에 다시 야구 팬질을 해볼까 싶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이 많이 팬질하고 있고, 또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야구를 하"던" 팀을 주목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팀은 지금 난데없이 어디선가 굴러온 백정놈이 팀을 아작내고 있다. (한숨)
by hislove 2011. 4. 20. 21:12
국개론의 정체 - 누구나 <대심문관>이기를 원할 뿐

이런 글을 쓴 것이 벌써 2008년 11월이니 2년 하고도 2개월이 지났군요.

그런데 세상은 별로 변한 것 같지 않습니다.

대심문관을 자처하는 D-503들이 잔뜩 돌아다니는 세상은 변한 것이 없군요.

당신은 은혜로우신 분이 아닙니다. D-503, 혹은 O-90일 뿐.
by hislove 2011. 1. 10. 00:05
프로요 업그레이드 계획을 알려드립니다. - LG전자 블로그

위의 글이 2010년 12월 24일 LG전자 공식 블로그에 올라왔고, 이에 따른 논쟁이 뜨겁다.

위의 글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점을 수많은 사용자들이 지적하였고,
나 또한 그 사용자들 중 한 명인 바, 데이터 백업은 알아서 할 테니 일단 업그레이드부터 제공하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리고 2011년 1월 9일 싱크 프로그램을 실행시켰더니 하나의 마이너 업데이트가 준비되어 있었고, 실행시켜 보았다. 그런데...



이 화면을 보니 그저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봐. OS 리비전이 올라가는 수준의 업데이트도 아닌데 데이터 백업을 요청하고 있잖아.
그런데 OS 리비전이 올라가는 업데이트에서 데이터 백업 없이 업그레이드되는 거 어쩌고 운운하니? 지금 소비자들이랑 개그하자는 거야?

이럴 거면 이런 마이너 업데이트는 뭐하러 제공하는 건데? 차라리 프로요 업데이트 이후로 몽땅 미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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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텔레콤 상담원 두고보자  (18) 2008.10.06
by hislove 2011. 1. 8. 20:14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근근히 먹고 살던 때, 어느 정도 저금이 모이기 시작하기가 무섭게 급성 폐렴이 찾아왔다.
한 달간 통원치료를 받으며 사용한 병원비와, 한 달간 일을 쉬면서 사용한 생활비 등으로 저금을 홀랑 헐어먹었다.

개인사업을 하던 시절, 어찌어찌 수익이 생기려던 시점에 장염이 도졌다.
코딱지만큼 모였던 돈은 검사 비용 등으로 소진하고, 그 동안 수익 발생도 그쳐서 오히려 빚만 졌다.

PC방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돈 쓸 일이 없으니 차곡차곡 저금을 모았다.
급성 맹장염이 도져 병원 신세를 지면서 저금도 눈 녹듯이 녹아버렸다.

졸업 후 취직을 했다. 월급이 진짜 코딱지만큼이었기 때문에 저금이 늘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간신히 조금씩 저금이 생겼는데, 또 장염이 도졌다.
병원비는 얼마 들지 않았는데, 두 달 이상 쉬어야 했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두 달간 쉬면서 있는 돈 다 까먹고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신세가 됐다.

그리고 지금 다니는 회사...

상반기에 어느 정도 저금이 모였는데, 이번엔 치질 수술을 했다.
그래도 이번엔 징크스 발생까지는 가지 않나 싶었다. 수술비는 전액 환급받았고, 이번엔 직장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고...

최근 갑자기 멀쩡한 상태에서 걷는 도중 정신차려보면 잠들어 있는 상태가 반복되어 왔다. 심지어는 운전 중에까지 이런 현상이 벌어져 두 번이나 죽을 뻔했다. 그 후로 운전은 자제하고 있지만... 아무튼 이러다 큰 일 생기겠다 싶어 병원을 찾았는데, 집중 수면검사를 하자고 한다. 문제는, 이게 건강보험 비적용 대상 진료라 비용이 무려 108만원이나 청구된다는 사실이다...

돈이 좀 모일까 하면 병원에 가게 돼서 결국 모은 돈을 다 까먹는 징크스는 현재진행형이다.
by hislove 2011. 1. 2. 23:03

무상급식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전면 무상급식 시행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얽혀있는데, 거기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내 의견은 하나다.

교육이 의무라면, 그 교육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국가에서 제공해야 한다.
교육을 위해 일정 시간 학교에 체류하게 된다면, 그 일정 시간에 대한 토털케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의무교육의 완성이라고 생각한다.

그 의무교육에는 세금이 집행된다.
극빈층은 세금을 내지 않고, 차위빈곤층은 세금을 조금 내고, 중산층은 조금 더 내고, 부유층은 세금을 많이 낸다.

즉, 부자한테 무상급식하면 예산낭비 라는 주장은 절대로 사실이 아니다.
결국 부자는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함"으로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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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급식을 통해 식생활이 좀더 부실해진다는 등의 주장은 일리가 있지만, 그것은 제도 시행 상의 비리행위(!) 발생의 문제일 뿐 제도 자체의 문제는 아님으로, 이 글에서 다룰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놈들은 모조리 사형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사견만은 밝혀도 무방할 것으로 생각된다.

by hislove 2010. 12. 28. 1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