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 피하는 것(수정)

다운군의 이글루 새벽기사의 기이한 공방에서 트랙백합니다.

대체로 좋은 내용들을 지적하고 있어서, 저도 몇 가지 내용을 덧붙여놓고자 합니다.

hislove의 추천 - 악습을 버리자!

1. 대화는 가능하면 구어체(묘사나 설명은 문어체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특히 대화는 입으로 직접 대사를 쳐 보자. 글로 쓸 땐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입으로 쳐 보면 뭔가 말도 안되는 문장일 경우가 정말로 많다.
(대사를 친다는 말은 보통은 연극판에서 사용하는 말인데, 여기서는 입으로 직접 상황에 맞춰 말하며 연기해보는 걸 의미한다.)

2. 일반적인 언어생활에서의 악습은 글에서도 악습이다.

-인 것 같다. 요즘 너도나도 이 말버릇을 남발한다. 정말 안 좋은 습관이다.
고치기 정말 힘든 습관 중 하나이니 항상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

번역체. 특히 영어식 번역체보다 일어식 번역체가 훨씬 많이 사용되며, 훨씬 더 알아보기 힘들다.
이중겸양이나 '틀려!'-이건 '아니야!'라고 하는 게 바른 표현이다- 등 의외로 많다.

3. 너무 짧은 문장을 구사하는 경우 글의 호흡이 끊어질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긴 문장 때문에 독자의 집중력이 흐려지는 것보다는 문장이 짧아지는 쪽이 백 배 이상 낫다. 따라서 적당한 문장의 길이를 가늠할 수 없다면 차라리 최대한 짧게 끊어쓸 것을 권장한다.

(만연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줄 알았던 러시아의 소설가 고골-대표작으로 단편소설 <코>, <외투>, <초상화>, 장편소설 <죽은 혼>, 그리고 희곡 <검찰관>이 있다-은 만연체의 특징을 잘 살린린 글을 썼지만, 그의 기법은 아무나 구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별히 만연체의 매력을 연구하고 싶다면 고골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4. 묘사나 서술에서는 의문형 종결은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 좋다.

예시>
겨울에는 날씨가 건조해서 비염으로 고생하기 일쑤잖아? (x)
겨울에는 날씨가 건조해서 비염으로 고생하기 일쑤다.

5. 뿌쉬낀의 3문체 이론 변형(가제)

한 문장 안에서는 서로 수준(?)이 어울리는 단어들을 묶어 사용한다.
하나의 문단 안에서는 서로 수준(?)이 어울리는 문장들을 묶어 사용한다.
하나의 글 안에서는 서로 수준(?)이 어울리는 문단들을 묶어 사용한다.
한 인물의 성격에 따라, 그 인물이 현재 처한 상황에 따라 그 인물이 사용하는 언어가 결정되는 것을 생각해 보자.

예시>
아래턱뼈는 의학 논문에서는 하악골, 깡패들 대화에서는 턱주가리라고 부르는 게 자연스럽다.

6. (문예창작에 한정해서) 등장인물의 스테레오타입은 최대한 명확히-설정이 많다면 최대한 시시콜콜하게 자세히- 지정해두자.
입체적인 인간형을 온전히 제어하기 위해서는 글을 정말 많이 써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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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 본 겁니다. 나중에 더 추가할 일이 있겠지요 :)


by hislove 2005. 4. 23. 0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