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와 죽다 는 반대말(Antonym)이다.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살아 있는 것은 그 어떤 것도 죽음을 피해갈 수 없다.

즉, 살아간다는 것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에 걸쳐 죽어간다는 것과 같은 의미.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꺼지기 전의 촛불이 명멸하듯이, 죽기 전의 생명이 빛난다고 한다.

나의 삶의 과정이 죽음으로 향하는 하나의 여정이라면...

그저 촛불처럼 가늘고 오래... 하지만 포근한 빛으로, 그 촛불을 의지하는 단 한 사람을 위해서 타고 싶다.


하지만 빛이 되어주고 싶은 사람이 없다.
by hislove 2005. 6. 24. 00:59
해당 날짜가 지났으니 포스팅을 수정해서...

어제는 잘 놀았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써루악군과 터널옹 정말 반가웠고, 번개 때마다 나와 주는 은언냐도 너무 반가웠어요.

지난번과 이번 두번 연속 보는 달꿈언냐도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땀을 뻘뻘 흘리며 달려와서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준 병각군, 잠깐 와서 얼굴만 보고 갔을 뿐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짬을 내서 만나러 온 마음 씀씀이가 너무 반갑고 고마웠어. :)

모임 중간에 전화로 안부 전해온 루나언니와, 또 전화로 축하해 준 수연이도, 모두모두 고마웠어요-

원래 기념일 같은 거, 그렇게까지 큰 의미를 두지 않아 왔지만,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고맙군요. 매년 애용(?)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나로 인해서 내 주위의 누구 한 사람이라도 어제 제가 느꼈던 것 같은 좋은 기분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by hislove 2005. 6. 21. 09:44
이영도씨 단편 신작 - 봄이 왔다.

컬러님 블로그 天體觀測에 트랙백합니다.

영도님의 단편입니다. 덕분에 대 패닉.

써루악군 필독. (어째서?)
by hislove 2005. 6. 18. 11:55
지금 내 정신상태에 대해 어떻게 정의내려야 할지조차 난감하다.
by hislove 2005. 6. 17. 20:35
당신도 할 수 있다! 뒷탈없는 강간을 위한 15계명

황금숲토끼 님의 블로그 로위이나와 재클린의 나가리 군부일지에 트랙백합니다.

얼마 전에, 아주 괴악한 이런 사건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꼭 저 사건이 아니더라도 이 나라에 만연한 괴악한 정서를 한탄하고 있는 저 15계명은, 대한민(?)국의 헛점 투성이 법률안과, 미치고 자빠진 뒤에 개념을 아이리버랑 같이 뒷산에 파묻은 판사 잡놈들, 그리고 그거랑 전혀 다를 바 없는 수사관 잡배들에 대한 "대안 있는" 비판입니다.

----------------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나는 커멘트들을 달아보겠습니다. 번호는 위에 트랙백한 원문에서 그대로 가져왔으며, 따라서 비교는 원문을 같이 띄워놓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1. 2. 금치산과 한정치산에 대한 개념을 포괄적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알콜이나 약물중독으로 온전한 판단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한 경우 그 상황에 처한 원인제공을 누가 했는지를 밝혀 오히려 가중처벌을 할 수 있는 강력한 법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3. 마찬가지입니다. 이 경우는 오히려 공갈협박과 살인미수 혐의를 합쳐 가중처벌해야 합니다.

4. 5. 3번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이딴 헛소리를 지껄이면 법정모독죄를 물어 가중처벌해야 합니다.

문제는 저딴 유아적인 헛소리를 지껄이는 걸 용납할 뿐더러 오히려 두둔해 주는, 머릿속에 허여멀건 쌀뜨물만 가득찬 판사놈이겠지요. OTL

6. 여기선 그냥 한마디 외쳐주겠습니다. "닝기리 씹숑 -_-" 이건 사회통념에 관계된 문제라 당장 대안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게 서글프기만 합니다.

7. 후우.

8. 이건 4번 5번과 마찬가지. 그들에게 가족이 없다면 이 나라가, 이 사회가, 우리가 가족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젠장. 약자의 가족이 되어줄 수 없는 나라 따위. 엿이나 바꿔 먹으라지.

9. 6번과 마찬가지.

10. 오오. 위대한 군중심리. 집단범죄 가중처벌법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매우 절실하게.

11. 당신의 자녀가 소중하다면 남의 자녀도 소중합니다. 그리고 잘못을 덮어주는 건 결코 당신의 자녀를 소중하게 여기는 행위가 아닙니다. 오히려 당신의 자녀를 망치는 행위입니다. 죄를 짓고도 처벌받지 않고 넘어간 경험을 한 사람이, 또 죄를 짓지 않을 거 같습니까?

마찬가지로 치부에만 급급한 학교 교육청 기타 상급교육기관 이 닝기리 씹ㅤㅆㅛㅇ 마피아들아. 더 이상 교육계 물 썩게 만들지 말고 다 꺼져버리란 말이다.

12. 여기에는 몇 가지 복합적인 대안이 필요합니다.

궁극적으로 수사 과정에서 최우선으로 지켜주어야 할 것은 피해자의 인권입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최대한 쾌적한 환경에서 최대한 마음 편히 증언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첫째, 이런 사건의 심리 과정에서는 공인 자격증이 있는 카운셀러나 심리학 박사, 혹은 정신과 의사... 아무튼 이 방면의 전문가를 국선 변호사처럼 피해자와 연결시켜 주어야 합니다. (이하 카운셀러로 통일) 카운셀러의 역할은 심리 과정에서 최대한 피해자의 인권과 심리상태를 보호하고, 더 큰 트라우마를 입지 않도록 지켜 주는 일입니다.

둘째, 피해자가 가장 편한 방법으로 증언할 수 있도록 제반 법안을 개정해야 합니다.
우선, 녹취 증언의 증거력을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특히 성폭력 피해자의 경우 심한 정신적 상처로 장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고, 우리나라에는 좋은 정신치료 기관이 없어 외국에서 치료를 받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런데 현행법상 심리 과정에서 반드시 피해자가 직접 경찰이나 검찰에 출두해서 증언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체위는 둘째치고 "가해자가 어떤 자세로, 몇 도 각도로 삽입했나요?" 같은 것까지 물어본다는 건 이미 유명하죠. (Kill Mother-fucking Assholes.) 특히 피해자가 10대 미만의 유소아일 경우는 정말 대책없습니다. 이 경우 카운셀러를 대동한 상태에서 피해자가 녹취 증언을 남기고, 그것을 수사기관에서 증거물로 인정해 준다면 피해자의 인권 보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녹취 증언의 증거력을 인정해준다는 것은,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직접 출두하지 않아도 심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즉, 이 부분의 법도 개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것이 둘째입니다.

13. 피해자가 "평소 아는 사이라서 오히려 꼼짝도 못하고 당했다" 라고 주장할 수 있고, 오히려 그것이 받아들여지는 것이 정상입니다. 젠장. 역시 판사가 개념을 챙겨야죠.

14. 여자가 방안에 남자를 들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라. 그래 이유가 있습니다. 그냥 아는 사람이니까 차 한잔 하라고 들였을 수도 있는 겁니다.

수사관들에게 "당신(수사관이 남자라고 가정합시다)이 아는 여자를 방에 초대하는 이유는 같이 떡치자는 것 밖에 없습니까? 이 씨발로마야?"라고 반문하고 싶은거죠.

15. 이건 지방자치제가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울시의 집단 이기주의를 박살내고, 사법기구만이라도 대전 쯤으로 옮겨가야 합니다. 이런 사건 법원 가면 거의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대법원 가게 됩니다. (사건심리가 길어질수록 피고인한테 유리하거든요 -_-) 제주도 쯤에서 이런 사건 하나 터지면 사건 해결될 때까지 한 5년 정도 고등법원 대법원 왔다갔다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12번의 대안을 채택한다고 치더라도 여전히 거리의 문제는 남습니다.

물론 이게 대안은 못됩니다만, 심리적인 거리라는 거,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전국 모든 국민들이 수도권과 동일한 사법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면 그게 최고입니다.

----------------------------

생각 나는대로 몇 가지 적어 봤습니다. 그리고 또 생각나는대로 추가하겠습니다. 또한 이 열 다섯가지 분노가 전부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꼭 이 15항목과 상관 없더라도 이 나라에서 성폭력 범죄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는 개선방안이 생각난다면 생각나는대로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by hislove 2005. 6. 12. 18:11
...블로그를 통해 보는 나는?

새벽기사의 괴아한 공방에 트랙백합니다.

여전히 무기력증에 허우적 거리다가 하나 던져놓고 또 잠적합니다. 이번 잠적은 좀더 길지도 모르겠습니다. -_-

잠적에서 돌아온 뒤에 마음에 꽂히는(마음에 드는과는 좀 의미가 다릅니다) 댓글이 있으면 삼가 스승으로 모시겠...이 아니라, 수도권 거주하시는 분일 경우 다음 전대인 모임에 초빙하여 술과 노래방을 공짜로 모시겠습니다(응?)

그러니까...

1. 블로그를 통해 본 저와 잘 어울리는 '색'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2. 블로그를 통해 본 저와 잘 어울리는 '단어'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3. 블로그를 통해 본 저는 '커뮤니케이션 하기 편한 블로거'입니까?

각 문항마다 듣고 싶은 대답과 예상하는 대답이 모두 정해져 있지만, 일단 비밀로 해 두겠습니다 :)

그럼 저는 또 아수라장 너머 어딘가로 침잠합니다...
by hislove 2005. 6. 9. 10:26
한 열흘 가까이 집에 쳐박혀서 아무짓도 안하고 (당연히 학교도 째고) 완전 폐인모드로 지냈네요.
부모님이 시골 가 계셔서 가능한 짓이기는 했습니다만 (긁적)

어제 저녁때는 기운을 좀 내서 나다녀볼까 했는데, 갑자기 누군가의 방문연락을 받아서 또 집을 지키고 앉아있다가 (중간생략) 해서 결국 저녁 때 전대인 모임에 나가서 엘센옹과 달꿈언니, 은언니와 아루바옹, 이렇게 다섯이서 밥먹고 보드카페에서 Apples to Apples 좀 돌리고 술도 좀 마시고...

대충 정신 차렸습니다. 전화기에는 급문자가 쌓여 있고, 해야 하는 일들은 산더미네요.
(미안하다 친구야 -_-)

오늘은 일어나고 나니 이 시간이라서, 대충 일부터 해놓고 밀린 연락은 내일 다 해치워야겠군요. 후우-

어딘가 먼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기도 하지만, 그럴 여건은 되지 않고(정확히는 돈이 없고-_-), 우울하고 우울한 나날에 어느 정도 기분전환은 되었습니다. 무기력증도 이정도면 병인데...
by hislove 2005. 6. 6. 22:05
SK라는 회사 자체를 매우 의심하고 있는 저인지라 백업이 완료되는 순간 추억 많았던 이글루스를 완전히 떠납니다.

고은이랑 둘이서 떠날 겁니다...

덧. 저는 이글루스의 운영진들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SK 그 빌어먹을 잡것들이 그분들의 뒷통수를 확실하게 갈길 것도 절대로 의심하지 않습니다.
by hislove 2005. 6. 6. 05:51
KT&하나로, 담합.

내가 저놈들 싫어서 하나로 전화 가설했고, 저놈들 싫어서 KT 전화 안쓸라고 발버둥치는 중이고, 저놈들 싫어서 조만간 KTF 휴대전화도 다른 회사로 옮길까 생각중인데...

이젠 따라다니면서 괴롭히냐? -_-
by hislove 2005. 5. 28. 19:22
[펌] 함께 웃어요 :-D (수정! 추가!!!)

▶ZAKURER™의 건담 뒷마당◀에 트랙백합니다.

우선 저 위의 멋진 원문을 꼭 다 읽어보고 오세요!



저걸 보고 생각난 건, 위대한 다윈상에 빛나는 한 폭탄 테러리스트였습니다.

그 사람은 요금 부족으로 반송된 소포를 뜯다가 폭사해서 자신의 바보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지 않은 공로를 인정받아서 다윈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지요 (...)

덧. 127.0.0.1은 내부적으로 무조건 자신의 네트워크 어댑터를 가리키는 상대 IP 주소입니다.

전 세계 어떤 컴퓨터에서도 127.0.0.1을 입력하면 무조건 자기 컴퓨터로 신호가 돌아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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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slove 2005. 5. 28. 02:56
노래방바톤터치

노래방바톤터치

전대인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노래방. 아 좋다. ;ㅅ;

1. 노래방을 얼마나 자주 가시나요?
7000원에 한 시간, 그리고 그 이후 지쳐 쓰러질 때까지 서비스가 들어오는 신림 9동의 모 노래방 덕분에 그래도 한달에 한 번 이상은 가주는 편입니다.

요새는 집 근처에서 한곡에 300원 하는 코인 노래방 기계(그것도 태진 질러넷! 에다가 매달 꼼꼼히 업데이트가! ;ㅅ;)가 있는 게임센터를 발견해서 애용하는 중입니다. 이틀에 한 번 꼴로 가서 두 곡 정도 가볍게 불러주네요.

2. 애용하는 노래방 기계는?
누가 뭐래도 태진 질러넷.

3. 노래방에서 불렀던 노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들은?

너무 많은데... 일단 꼽자면

써루악군과 태순이(빰니마 -ㅅ-)랑 셋이 불렀던 <빙> - 최고의 캐스팅이었심 ;ㅅ;

윤종신의 팥빙수를 개사해서 부른 <보신탕>

<まほろDEマンボ> 1인 모창

아 노래방에 이 노래도 있었구나! < Que Sera Sera >

일단 선곡하면 모두가 불타오르는 < Emerald Sword >

평소에는 사이가 안 좋았던 친형님이랑 둘이서 거의 완벽하게 호흡을 맞췄던 <꿈의 대화> (대학가요제 입상곡으로 남자 듀엣곡입니다)

Steel Heart의 < She's Gone >도 기억에 남고...

그 외에도 꽤 많습니다. 위의 곡들은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냥 "기억에 남습니다".

4. 이 노래는 꼭! 노래방에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노래들은?

DC Talk 의 < Free at Last >, < Colored People >, < So Help me God >, < Jesusfreak >, < Wanna Be Loved >, < Supernatural > (가망없는 거 안다 ;ㅅ;)
Jars of Clay의 < Liquid > , < Flood > (역시 가망없는 거 잘 안다)
Astrud Gilberto의 < Girl from Ipanema >
Basia의 < Astrud > (이 노래는 Basia가 Astrud Gilberto에게 헌정한 곡이다)
카우보이 비밥 OST 3에 있는 희대의 명곡 < the Real Folk Blues >
Wolf's Rain OST 1에 있는 < Could you Bite the Hand? >
Noir OST에 있는 ALi Project의 <코펠리아의 관>과 <적과 흑>
Tales of Eternia - The Animation OP / ED인 <하늘로 통하는 다리>, < I'd like you to touch me >
Simon & Garfunkel의 < Kathy's Song >, < America >

이 외에도 자안~ 뜩 있지만... 대부분 가망없는 거 안다 ;ㅅ;

5. 바톤을 넘겨줄 사람은

사실 아루바옹이 이거 해주시면 정말 재미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제 사견일 뿐, 언제나 강요는 아닙니다. 아빠와 (*심의삭제*)는 정말 명곡이었거든요 ;ㅅ;

요즘 함께 노래방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by hislove 2005. 5. 28. 00:20
전 바톤을 받지 않겠습니다.

seena의 잡기장 - seena 님의 블로그에 트랙백합니다.

네. 사실 저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seena 님 말고도 훨씬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도 저 글에 담긴 기본적인 생각에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블로그는 자율적인 공간이며,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은 자기 블로그에서 자기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기를 원할 겁니다.

내가 원해서 개설하고, 내가 원해서 운영하는 블로그라는 공간에서조차 어떤 포스팅을 강제당한다면 그건 절대로 안 될 일이겠지요.

그런데 저는 저 바톤 넘기기를 받아서 이미 포스팅을 두 개 걸었고, 아주 자연스럽게 제 주위 분들에게 바톤을 넘겼습니다. 어째서?

저는 저 두 개의 주제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자발적으로" 받아들여서 포스팅을 남겼고, 제게 바톤을 받으시는 다른 분들에게도 "무언가 재미있는 꺼리"를 "단순히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그걸 받는 사람이 그걸 그냥 무시하든, 재미없다고 생각하든, 아니면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그 바톤을 받아서 또 하나의 포스팅을 생산하든 관계없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받는 사람의 입장이 다 저 같은 건 아니네요.

커뮤니케이션은 화자보다 청자를 중시해야 하며, 그렇기에 청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대부분의 경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제 입장을 밝혀두겠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바톤 같은 거 넘어오는 거에 전혀 부담 같은 거 갖지 않습니다. 원하시는 대로, 얼마든지 넘기세요. 하지만!

받은 바톤 가지고 뭘 하든 그건 제 맘입니다.

하기 싫으면 안합니다. 그리고 안한다는 언급도 안하고 넘어갑니다. 그거에 대해서 뭐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자신이 넘긴 바톤이 강제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 제발 꿈 깨십시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최소한 저는 마음에 담은 이야기를 풀어놓기 위해 블로깅을 합니다. 그런데 거기에서까지 타인의 의지에 휘둘리는 건 질색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바톤에 대해 저런 입장을 견지한다는 의미는, 다른 분들께도 제가 무언가의 포스팅을 강제할 의도가 전혀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건 제 의도를 오해하시는 것이며, 저는 제가 당하기 싫은 만큼 다른 사람도 제게 그런 걸 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seena님의 저 포스팅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겁니다.

어찌 보면 별 내용 아니지만, 갑자기 이런 글이 쓰고 싶어져서...
by hislove 2005. 5. 27. 21:30
아마 하이텔 쫑나고 소모임들이 박살나기 시작하던 때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때 정말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을 지금은 거의 만나지 못하고 있네요.

그래서 새로 준비한 카테고리, Real Peoples' Blues 입니다. (카우보이 비밥의 Real Folk Blues에서 음차)



마법교육기관 유그드라실 소모임, 노문이슬반 연극집단 РТ-СУС(러시아 극장이 정신나가 버렸다-라는 의미의 러시아어 약어), 모 2618동(...), 화엠동, 그리고... 그리고...

특히 요즘 들어 유그동 사람들이 더욱 생각나는군요. 그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지금 열심히 드림워커와 유조아에 마법교육기관 유그드라실 언리미티드를 연재중이신 라그님, 매주 한 번 유그OR을 통해서 만나는 스크러양과 라디네님, 그래도 가끔 이글루스를 통해서나마 근황을 알 수 있는 마족님, 그리고 역시 이글루스에 블로그를 갖고 있지만 포스팅이 거의 없어서 거의 근황을 알기 어려운 에린님과 병각군...은 그래도 가끔 살아 있다는 흔적을 알 수 있긴 하네요 :)

아흑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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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slove 2005. 5. 27. 20:56
이번엔, 영화바톤 받기

다운군의 요청에 의하야-

1. 갖고 있는 영화 갯수.
-Singing in the rain(국내명 "사랑은 비를 타고"), the Phantom of the Opera(국내명 "오페라의 유령"), the Sound of Music, 이렇게 DVD 소유. VCD도 몇개 있는데 기억이 잘 안나고, 디빅 파일로 구워서 갖고있는 건 뺍시다.

2. 최근에 산 영화.
- the Sound of Music. 7700원이길래, 원래 갖고 싶었기에, 아무 미련없이 샀다.

3. 최근에 본 영화.
- 영화관에서 가장 최근에 본 영화가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이라면 말 다했죠? -_-
빌려다 본 영화로 세렌디피티가 그나마 가장 최근에 본 영화로군요.

4. 즐겨보는 영화 혹은 사연이 얽힌 영화 5편은?

쇼생크 탈출 : 팀 로빈스의 열정보다 모건 프리먼의 잔잔함이 더 깊이 마음에 와닿았답니다.
제 인생 최고의 영화라고 할만하죠.

벤 허 : 정녕 이 영화가 1950년대 영화가 맞단 말인가! 쇼생크 탈출 전까지 제 인생 최고의 영화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걸출한 괴작입니다.

트루먼 쇼 : 혼자 영화관 가서 보면서 울었습니다. 인간이 인간인 이유에 대해서 좀더 깊이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지요.

데드 얼라이브 : 살점이 튀고 팔다리가 분리되어 날아다니고 피가 한꺼번에 2톤이 쏟아져내리는 상황에서 배꼽을 잡고 구를 수 있다면 당신은 믿을 수 있습니까?

고어 영화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은 걸출한 괴작 B급 영화입니다.

이거 감독이 피터 잭슨(누군지 모르신다고요?)이라면 과연 몇명이나 믿을런지...

쇼킹 아시아 : 기독교 서점 가서 얻은 공짜표 두장을 들고, 샤다이랑 둘이 가서 이 영화를 봤습니다. 그저 무념입니다. 이런 것도 사연이라면 사연이겠지요? (...)

5. 바톤을 이어받을 5분은

솔직히 말해서, 전 강권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싫으면 안하셔도 됩니다.

그런 의미를 마음에 담아서, seena님, 써루악님, sHiro님, 달꿈님, 그리고 파란오이님.

(평소 쓰는 호칭이 아닌, 이글루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으로 표기했음을 양해 바랍니다.)
by hislove 2005. 5. 24. 01:28
이야기의 개연성에 대한 변명. (그리고 아마 다운군의 의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변이지만, 트랙백은 없습니다. 당연히 존칭생략)



이야기의 자체 정합성과 개연성은 조금 다른 개념이지만, 나는 종종 이 두 가지를 같은 뜻으로 사용한다.

내가 이야기의 정합성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예시는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다리가 없는 사람이 공중에 떠서 이동하는 건 괜찮지만, 다리가 없는 사람이 두 다리로 걸어다닌다면 문제가 있다."

물론 현실세계에서 사람이 공중에 떠다니는 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최소한 이야기에 모순은 없다. 작가가 이에 대한 설명을 준비해 놓았고, 그것이 납득이 가는 수준의 이야기라면 더욱 문제될 것이 없겠다.

그런데 다리가 없는 사람이 두 다리로 걷는다니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있지도 않은 다리를 사용한다니.

그런데, 실제로 저렇게 눈에 띌 정도로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써갈기는 자칭 작가들도 많다는 게 문제다.

조금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볼까.

돈이 없는 사람이 가게에서 물건을 공짜로 얻는 건 괜찮지만, 돈이 없는 사람이 가게에서 "돈을 내고" 물건을 산다면 심각한 오류라고 할 수 있다.

기계치가 자동차를 타고 간다면 상관없지만 기계치가 자동차를 운전한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이야기의 개연성, 혹은 자체정합성은 "스스로 모순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첫 번째 미덕이다.

무슨 당연한 소리냐 라고 할지 모르지만, 수많은 독자들의 부당한 비난 가운데는 저런 것이 꽤 많이 섞여 있다.

그리고, 난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의 첫 번째 재능이 바로 "본능 수준에서 정합성을 갖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제발 이야기 자체의 설정이나 조건을 무시하고 자기 머릿속에 들어있는 상식(혹은 고정관념)만 가지고 이야기가 말도 안 된다고 타박하지 말라고. 이런 빌어쳐먹을 새끼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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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slove 2005. 5. 22. 19:11
-----------<오리지널>-----------

1. 유니스 팔레이텐과 유니스 에르프멧슈, 그리고 유니스 로드.

같은 이름의 유니스, 그리고 같은 종족에 같은 머리색에...

2. 오리하르콘을 분비하는 드래곤

거의 첫부분에 등장하는 이 녀석. 오리하르콘은 무슨 역할을 하는가?

3. 선글라스 미소녀의 첫 등장

중간에 전격 기용할 히로인의 등장 방식으로 매우 모범적.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그 존재를 각인시키고, 자연스럽게 전면에 부각시키려면 이 방법이 최고.

4. 죽음의 천사 세이시우스

이건 솔직히 좀 억지스러운 감도 있지만... 죽음의 천사와 링크된 마족 아가씨. 이름에 어느 정도의 공통점이 있는 건 당연할까.

5. 질풍의 도적단 단장

대체 질풍의 도적단은 뭐였을까. 도적단의 단장이 실력 있는 마법사라는 설정이 이상하지 않으려면?

6. 고신병기의 계승과 슈피엘 윈체스터

슈피엘... 그녀에 대해서 설명하기를 원하는가? 이 부분은 직접 읽으시라.

-----------< Unlimited >----------

7. 디도스 골드블링거의 비틀린 혈계

아무렇지도 않게 원래 그런 것인 양 어떤 현상을 보여주고, 그 현상이 사실은 심오한 이유를 담고 있다는 것을 나중에 부각시키는 장치. 유지훈님이 주로 사용하는 복선전개 방식.

엘레트론은 짝수, 그리고 현신한 엘레트론은 단 하나. 그것이 과연 정상일까.

8. 노트를 변조한 디도스에게 발송된 협박편지

이것까지 복선일 줄이야 -_-

------------------------------------------

사용하지 않을 복선이라도 깔아두자. 나중에 멋지게 사용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이 마법교육기관 유그드라실에 보내는 내 최대한의 경의와 찬사.
by hislove 2005. 5. 22. 12:57
드디어 저도 바통을 받았습니다.

아어 다운군(...) 이 원한(?)은 잊지 않겠어요(응?)

1. 컴퓨터에 있는 음악파일의 크기?



2. 최근에 산 음악 CD

최근이라기엔 너무나도 오래된 서영은 3집(...)

3. 지금 듣고 있는 노래는?

지금은 음악 플레이어가 꺼져 있군요. 윈앰 플레이리스트에는 비밥 OST와 JAM 프로젝트 베스트가 들어가 있군요.

4. 즐겨듣는 노래 혹은 사연이 얽힌 노래 5곡은?

Supernatural - 잘 모르시는 분도 많겠지만, DC Talk 노래입니다. 심오한 가사와 가벼운 보컬, 그런데 묵직한 곡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고나 할까요.

Que Sera Sera - 노래방에 케 세라 세라가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 정말 많이 불렀지요.

그리고 노래방에서 아무 망설임 없이 여성보컬 곡을 넣게 된 계기가 이 곡입니다.

プラチナ - 역시 노래방에서 이거 불렀다가 MP3로 모 자료실에 올라가는 바람에 OTL

ラフメイカ - 멋쟁이 밴드 Bump of Chicken을 알게 된 첫 노래.

그리고 이거

Rain - Steve Conte 하면 Rain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카우보이 비밥 OST 1번

5. 바톤을 넘길 다섯 분은...

써루악군, 엘센옹, 은언냐, 달쿰언니, 그리고 아드언냐입니다.

아드언냐는 휴가 나와서 심심하면 한번 적어주세용 :)
by hislove 2005. 5. 21. 14:49
천년의 불

트랙백입니다. 원문은 직접 가서 읽어보시고...

그래도 우리 기획자는 저런거 절대 용납 안할 사람이라서 다행입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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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것들  (4) 2005.05.05
by hislove 2005. 5. 21. 11:24
눈물을 마시는 새 - 전4권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나의 점수 : ★★★★★

<눈물을 마시는 새>의 서사구조 비평입니다. <눈물을 마시는 새> 본작을 안 읽으신 분은 절대 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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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1. 고대 아라짓 어의 구성은 고대 한글의 음차로 이루어져 있다. 언어는 한때 변화했지만, 천 년 넘는 세월동안 언어가 고정되어 있었다는 시우쇠의 폭로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고대 아라짓 어의 시스템은 단순히 서술의 질료로서 언어를 이용하는 것을 벗어나 "한글의 특징"을 적극적으로 글에 이용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도 있다. 물론 다른 모든 소재들과 마찬가지로 그냥 갖고 있는 걸 갖다 쓴 것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실제 고대 한글을 완벽하게 표기하는 것도 가능하기는 했겠지만, 그가 의도한 만큼의 효과를 내는 데는 음차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는 절대 결벽주의자가 아니다. ) [본문으로]
  2. 주2. 사실 "정형화된 환타지"라는 말 자체가 모순된 선언이다. 환타지는 말 그대로 환상문학을 의미하며, 환상에는 어떤 정해진 형태가 없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정형화된 환타지"라는 표현 자체가 정형화된 채 정착된 지금 시점에서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을 찾기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이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다. [본문으로]
  3. 주3. <피를 마시는 새>에서 이라세오날을 향해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오만하게 걸었던 레콘 지멘이 길잡이, 이라세오날을 향해 가는 길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무차별 학살"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진 레콘 히베리가 대적자, 그리고 어이없을 정도로 단순하게 "다시 올려보내지."라고 말하며 이라세오날을 먼 하늘 보이지 않는 곳으로 날려버리는 레콘 쵸지가 요술쟁이였던 구도에서 착안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본문으로]
  4. 주4. 장생이라는 이름의 자살패에 대해서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장생은 일반적인 패와 달리 팻감 없이 서로 무한정으로 상대방의 사석을 늘리는 게 가능한 기이한 구조로, 어느 한 쪽이 패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바둑이 무한정 계속된다. 그 과정에서 사석은 엄청나게 쌓이지만, 바둑 자체는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 500조 이상의 사람이 죽어나가도 세상은 망하지 않는다는 역설적 희망에 매우 잘 부합하는 상황이다. (바둑 대국에서 장생이 발생할 경우 한국 바둑 규칙에서는 바로 무승부 처리된다.) [본문으로]
by hislove 2005. 5. 19. 19:35
좋아하는 것 50문답

트랙백을 죽 따라가다가 얼큰이님 블로그에서 멈추고 트랙백합니다.

제가 이런 걸 놓칠 리 없(...)
by hislove 2005. 5. 18. 10:59
태어난 달로 알아보는 성격

JUNE 6월


Thinks far with vision 목표를 높게 잡는다.
Easily influenced by kindness 친절에 쉽게 감동한다.
Polite and soft-spoken 정중하고, 부드럽게 말한다.
Having lots of ideas 아이디어가 풍부하다.
Sensitive 예민하다.
Active mind 활동적인(개방적인) 마음.
Hesitating 결단을 망설인다.
Tends to delay 지연하는(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Choosy and always wants the best 항상 최고를 원하고, 고른다.
Temperamental 변덕스럽다.
Funny and humorous 재미있고 유머감각이 있다.
Loves to joke 농담을 좋아한다.
Good debating skills 토론 능력이 좋다.
Talkative 말이 많다. (말하기를 좋아한다)
Daydreamer 몽상가.
Friendly 친밀하다.
Knows how to make friends 어떻게 친구를 만드는 지 알고 있다.
Abiding 변치 않는다.
Able to show character 개성을 잘 표출한다.
Easily hurt 쉽게 상처받는다.
Prone to getting colds 감기에 잘 걸리는 경향이다.
Loves to dress up 옷을 갈아입는 것을 좋아한다.
Easily bored 쉽게 지겨워한다.
Fussy 까다롭다.
Seldom shows emotions 좀처럼 감정을 내보이지 않는다.
Takes time to recover when hurt 상처입었을 때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Brand conscious 강한 흔적을 주는 의식.
Executive 실천적이다.
Stubborn 고집이 세다.

몇개 빼고 대충 맞네(...)
by hislove 2005. 5. 15. 16:23
the Upset - 언령 시스템

언령 시스템은 '언어의 떨림'에 지식이 와서 휘감기는 식으로 구현된다고 했다.

이것은 그 언어를 전혀 모르더라도 그 의미에 해당되는 떨림을 구사하면 그 떨림에 해당되는 지식이 따라오게 된다는 의미이다.

즉, 언령에 사용되는 언어를 전혀 몰라도 어떤 특정한 문장을 말할 수 있다면 그 부분에 해당되는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몇 시지?" 같은 간단한 문장을 예로 들 수 있다.

이것을 이용하면, 언령에 대한 정보를 통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애초에 저런 몇 가지의 문장을 "특별한 마법의 시동어"로 세간에 알려지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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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slove 2005. 5. 14. 16:54
비난은, 위를 향해서만 이루어진다.

제가 이글루스에 자리를 잡은 이유가 크게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멋진 지인들이 대부분 이글루스의 유저들입니다.

매냑님이라든지 아드님, 다운군, 달꿈님, 페디군, 써루악군... 등 제게는 각별한 인연인 H 전대 분들이 대표적이겠군요. 이 외에도 멋진 지인은 많지만 넘어갑시다 :) (그러니까 제가 꼽지 않았더라도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진 마세요 :) 제프님이나 광열님, 신나님, 왈츠님, 천유님, 군대간 핌군, 현지님, 마족님, 병각군, (송)수연이, 아루바옹, 쥴양... 등등 모두 멋진 지인이에요.)

그리고 이글루스의 철학이 상당히 마음에 들더군요. 한 마디로 정리하기는 힘들지만 살가우면서도 합리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매우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글루스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그럼에도 이 블로그는 반쯤은 폐쇄적인 공간입니다. 저는 저를 알고 계시는 분들만을 고려해서 글을 쓰고, 가끔은 그분들조차 고려하지 않고 그냥 쓰고 싶은 걸 마구 갈겨댑니다.

저는 제 글을 통해 누군가 변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냥 함께 웃어주고, 함께 울어주고, 함께 즐거워해줄 수 있는 주변 분들만 있으면 됩니다.



그런데, 밸리 타고 와서 제 글을 읽는 분들이 생각 외로 꽤 계시는 듯 합니다.

와 주셔서 글 읽어 주시는 건 감사한 일입니다. (아니 그건 제 멋진 지인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

하지만, 제 블로그의 속성은 처음 개설 당시나 지금이나 나 자신을 위한 공간이자 내가 아는 사람들만을 고려하는 공간입니다. 매우 사적이며 매우 편향적이며 매우 왜곡된 공간입니다.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 속성은 변태에 가깝습니다. 에로게를 좋아하는 극렬 원리 보수주의 크리스챤이라는 말에서 모순을 느끼지 않는다면 당신도 저랑 동류(변태라는 점에 한정해서)입니다. 저는 저 자신을 저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 블로그에서 공리를 기대하시는 건 오아시스에서 베료자(시베리아 산 자작나무)를 기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모든 글은 제 사견이며, 제가 아는 사람, 그리고 저를 아는 사람을 위해서 기록될 뿐입니다. 혹은 저 자신만을 위해서.

저를 모르는 사람의 저작에 대한 비평문이 간혹 실리거나 실릴 예정이긴 합니다만, 그 경우는 그저 제 지적 허영심을 만족하기 위한 것으로, 누군가에게 제 비평기준을 강요하기 위한 건 절대 아닙니다. 보고 맘에 들어하는 분이 계시든, 보고서 이게 무슨 허섭스레기냐 라고 매도하는 분이 계시든 신경 안씁니다. 그게 제가 신봉(?)하는 구조주의 비평 이론의 기초이고, 독자가 100명이라면 100가지의 새로운 작품이 나오는 법이라는 게 제 지론이니까요.

글이 장황해졌습니다. 아마도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유일한 포스팅이 될 이 글은 제 블로그에 대한 변명입니다. 제 블로그에서 뭘 가져가시든지, 어떤 감정을 얻으시든지, 그건 가져가시고 얻어가시는 분에게 귀속될 겁니다. 하지만, 그걸 가지고 저를 탓하지는 말아 주세요. 물론 그 취지에 대해서, 제 포스팅이 제가 원래 의도했던 취지에 어긋나는 경우라면야 어떤 충고든 감사히 먹겠습니다. :)
by hislove 2005. 5. 14. 13:42
[!@#!!@%^@^#$@]

수정으로 추가합니다. 이 글은 절대적인 사견이며, 또한 이 글에서 사용하는 비난이라는 말의 의미는 사전적인 의미와는 약간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의 목적은 트랙백 되어 있는 위의 글에 대한 자극적 첨언이며, 그 외의 사람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말입니다. 즉, 이 글은 제 개인의 사상세계에만 결부된 내용임으로, 제 머릿속을 자기 입맛대로 뜯어고쳐놓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진 분이 아니라면 생각을 고쳐먹으라는 식의 정중한 비판은 사양하겠습니다. 물론 욕설은 무통보 삭제합니다.

또 수정으로 추가합니다. 댓글 막습니다. 서로의 의견이 평행선이라는 것을 확인했고, 의견조종의 필요성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어느 한 쪽의 의견이 옳은가에 대한 결정조차 무의미합니다. 따라서 댓글 막습니다.
(이해할 의사가 없이 비판-?-을 강행하는 사람에게 이 글의 특수성을 들어 이해를 부탁한다는 것 자체가 벌써부터 귀찮습니다)



과연 트랙백이 필요한가... 라고 말씀하신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생각난 게 있어서요.

비난은 원래 자신보다 우월한 무언가를 깔아뭉개기 위한 네거티브 에너지입니다. 열등감의 부정적인 표현이지요.

그리고 비난은 자신이 하등하다는 걸 광고하는 짓거리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기를 귀찮아하지만 멸시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가볍게 손바닥으로 때려잡고 말지요.

그런 하찮은 것들 따위, 그냥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내버려두는 게 좋습니다.
by hislove 2005. 5. 14. 10:03
어째 요새 계속 업셋 관련 게시물만 올리는 듯 하네요. 역시 반응이 있으면(그게 비록 두분 뿐이더라도) 신이 나는 게 인지상정인가 봅니다(퍽).

이전 글에서도 말했지만, 언령 시스템을 구상한 건 제가 풀 메탈 패닉이라는 작품을 접하기 전이기 때문에, 위스퍼드의 위스퍼링이랑 비슷해 보인다고 해서 뭐라고 하시면 제가 슬퍼집니다(...)

그럼, 들어가볼까요.


by hislove 2005. 5. 12. 20:29
1. 평행세계는 같은 모양. 마을의 구조와 건물들의 배치 등이 거의 동일하다. 완전히 같지는 않은데, 인위적인 조작이 가해지는 부분, 생명체-나무라든지, 길가에 핀 잡초, 논밭에서 재배되는 작물 등-에서는 같지 않을 가능성이 꽤 높다. 하지만 대자연급 현상-화산폭발, 지진, 대륙판의 이동 등-은 대부분 거의 비슷한 양상으로 발생.

그런데 평행세계가 겹치는 부분도 여럿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뒷산의 나무는 짝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이들이 소원을 담아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을 새겨넣는 명소(?)로 유명한데, Upset에 존재하는 평행세계 어디에 사는 사람이 새긴 글자도 모두 남아있다. 생명체로서는 매우 특이한 현상.

마이라가 새겨 놓은 Ich liebe Stein. - Emalia von Eisen - 과 김민영 양이 새겨놓은 (심의삭제)가 나란히 늘어서 있는 게 인상적.

당연히 평행세계 간의 간섭을 묘사하는 중요한 거점(?)으로 설정되어 있었으나, 지금 와서야 뭐 :)

2. 평행세계의 사람(데미휴먼, 휴머노이드 포함)들은 모두 이쪽과 저쪽에서 다른 역할로 살아가고 있다. 일대일 대응이지만 연령과 종족은 다를 수 있으며, 이쪽에서 누가 죽으면 바로 이쪽의 다른 누군가에게 전승(?)된다. 그리고, 이쪽과 저쪽의 평균수명이 다를 수 있다. 사실 외모와 겉보기 연령이 완전히 동일한 세라와 마이라의 경우가 독특한 케이스. 그럼에도 조금 닮기는 한다.

그런데 단 한 사람(주인공 제외), 모든 평행세계에서 동일한 인격으로 살아가는 초월자가 있다... 는 설정이 있다.

주인공과 초월자의 차이라면... 주인공이 표류자라면 초월자는 관조자 정도의 위치에 있다. 능력 자체는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지만, 지식 수준이 남다르기 때문에 사실상 능력자나 마찬가지의 존재.

3. 평행세계는 현재 둘 이상이다. 저 당시 둘밖에 설정 못했지만, 몇개고 더 있을 가능성(정확히는 설계가 가능하다는 정도의 수준)이 있다. 당연히 세계가 늘어나면 주인공은 잠들 때마다 헤매는 세계가 늘어날 거고, 세계가 몇 개가 되더라도 초월자는 동일 인격으로 살아간다는 설정.

4. 초월자 씨를 제외하고, 한 인격은 모든 세계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하루 합계 24시간으로 고정된다. 따라서 세계가 더 늘어날 경우 각 세계에서의 주인공의 수면시간은 계속 늘어난다. (아래 글의 시점에서는 주인공이 원래 자신의 세계로 인식하지 못하는 저쪽 세계에서는 하루 여덟시간밖에 활동하지 못하고 있다.)

5. 저쪽 세계는 단 하나의 대륙으로 되어 있다(고 공식적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는 완전히 같은 모양이지만 저쪽 세계에서는 알려진 하나의 대륙이 독특한 마법적 재밍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나갈 수 없다. 정확히는, 나가면 어딘가 랜덤한 곳(나가려고 시도한 포인트로 도로 나올 수도 있지만, 대륙 한복판 어딘가에 있는 화산 분화구 속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재밍 밖으로는 튀어나가지 않는다.)으로 도로 튀어나온다. 불확정성이 심각해서 이제는 그런 독특한 시도를 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

%.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 사실 쓰려고 마음만 먹으면 거의 누구나(특이체질로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사람도 있긴 하다. 주인공도 이 특이체질이다) 원소를 다루는 간단한 마법 정도는 사용할 수 있지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으니까 사용할 수 없는 것. 아는 게 힘이다.

마법과 별도로 언령 비스무레한 것이 존재한다. 마법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면, 언령은 지식을 전달하는 힘. 사실 제대로 알면 세계 전체-링크된 모든 평행세계 전체-가 보듬은 지식을 맘대로 꺼내쓸 수 있는 무시무시한 힘이지만, 언령의 존재 자체를 아는 사람도 거의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실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모든 평행세계를 통틀어 초월자 한 사람. 사실 주인공이 언령을 이용해서 중간고사 만점을 받는 에피소드도 준비되어 있었지만... 거기까지 진행도 못해보고 쫑났다 :)

아, 혹시나 해서 확실히 말해두는데, 이 설정 만들 때는 풀 메탈 패닉을 보기 2년 전이었다. (...)



이 정도 설정이 좀 구체적으로 짜여 있었고, 언어 설정은 좀 지저분하고, 캐릭터 설정도 몇몇 보이긴 하는데 쓸모없다.

역시 이 설정은 워낙 당나귀같이 난폭해서 내가 다루기엔 너무 버겁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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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이야기는... 남자로 살아야 했던 한 소녀가 한 소년을 사랑하게 되면서 자라난 보통 이상의 사랑하는 마음이, 하필이면 표류자로 태어나서 양쪽 세계를 오가며 살던 소년을 한쪽 세계로 끌어당겨 고정시키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로 인해 평행세계 간에 간섭이 시작되는데...
by hislove 2005. 5. 12. 00:26
한참 PC통신 하이텔을 이용하던 시절, 그러니까 4년쯤 전에 훼까닥 해서 썼던 글의 일부입니다. 제 글실력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보여드리는 게 목적이라서 낯뜨거움을 무릅쓰고 한번 올려볼까 합니다.

저때는 지금의 작가관이라든지 창작관 등이 전혀 정립되어 있지 않을 때라서 제가 지금 생각하는 이상적인 글과는 대략 3파섹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이모티콘이 종종 사용되고 있다든지, 말줄임표를 남발한다든지, 문장이 대부분 어색하게 끊어진다든지, 지나치게 주인공의 심리에 몰두하다 보니 꼭 필요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든지, 반대로 사족이 많다든지...

그런데도 보실 거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눈 버리기 딱 좋습니다 -_-

이글루스 가든 - 망상구현집단 H 전대
by hislove 2005. 5. 11. 11:17
자살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큰 상처를 주는 일이니까.

(어느 날의 잡상. 그리고 언젠가 작가 지망생이었을 때 글에 써먹고 싶었던 말.

하지만, 진심이다.)
by hislove 2005. 5. 10. 05:43
인터넷 신문 읽기 - 요미가나 팁-

수야님의 블로그 http://susuhan.egloos.com 에서 트랙백.

굳이 인터넷 신문 읽기가 아니더라도 일본어로 된 사이트를 검색할 때 요미가나가 붙어있지 않으면 좀 갑갑하죠.

요미가나가 친절하게 붙어 있는 일본어 관련 사이트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특히 구글이나 야후 저팬 등에서 일본어로 검색하려고 해도 입력기로 직접 발음을 입력한 뒤에 일일히 한자로 변환해 주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한자의 독음을 모르면 입력을 할 수가 없어서 난처해지지요.

아무래도 일본어를 배우는 초심자의 입장에서는 요미가나가 붙어 있는 글을 많이 읽어서 자주 쓰는 단어의 독음에 익숙해지는 게 가장 좋을 겁니다 :)

그런 분들을 위해! 일본의 모 실력자(?)께서 이런 인터프리터를 공개하셨습니다.

http://trans.hiragana.jp/ruby/

일본어로 되어 있는 사이트를 읽어들여서 본문의 한자에 요미가나를 달아주는 인터프리터입니다. 한자를 히라가나로 바꿔서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한자 상단에 자그마한 요미가나를 붙여서 화면에 뿌려주기 때문에 웹 페이지의 정렬이 약간 어긋날 수도 있기는 하지만, 최대한 원 페이지의 레이아웃을 보존해 주더군요.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서핑하고자 하는 페이지의 주소를 저 위의 주소 뒤에 그냥 갖다붙이기만 하면 됩니다.

ex)
http://trans.hiragana.jp/ruby/http://www.yahoo.co.jp
http://trans.hiragana.jp/ruby/http://www.google.co.jp
http://trans.hiragana.jp/ruby/http://www.getchu.com (응?)
직접 써 보시고 확인하세요 :)

이런 멋진 인터프리터를 제작하신 이름모를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정보를 주신 수야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
이글루스 가든 - 망상구현집단 H 전대
by hislove 2005. 5. 6. 20:54
이 글은 아마 꽤 많은 분들이 보셨을 법한, 재탕에 삼탕을 거듭하고 있는 글입니다. 제가 몇 번인가 썼었던 Double B의 기반이 되는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워낙 오래전에 작성한 글이라서 글이 조금 껄껄할 수는 있지만, 그런 대로 마음에 드는 글이라서 지금은 수정할 생각은 별로 없네요. 나중에 좀 더 나은 형식주의 관련 글을 쓰게 되면 지울지도 모르겠군요.



0. 들어가며 - 문학과 현실의 관계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문학이란 개연성 있는 무언가를 언어를 통해 만들어내는 것이다.”라고 대답하고는 한다. 이 대답은 ‘문학의 수단은 언어’라는 것 외에는 문학의 ‘내용-개연성 있는 무언가’에 대해서만 포함하고 있을 뿐, ‘어떻게?’에 대한 고찰은 빠져 있다. 이전까지의 문학 전통에서 ‘어떻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작가는 독자와는 다른 무언가를 가진 사람이었고, 독자는 그저 작가가 제시하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뿐, ‘어떻게’ 작품을 쓰는가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었고, 가질 수도 없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문학’이 그저 ‘언어를 통해 개연성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언어로 작성된 개연성 있는 무언가’는 모두 ‘문학’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그렇다’라고 대답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법원의 판결문이나 항해 일지, 또는 열 살 먹은 사촌동생의 일기장을 모두 문학이라고 말해야 한다. 하지만, 전술한 것들을 우리는 대개는 문학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문학에는 ‘언어’라는 수단과 ‘개연성’이라는 내용 외의 제 3의 요소가 존재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20세기 초의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이것을 ‘기법’이라고 말한다. 즉, 현실을 문학으로 만드는 요소로서 그들은 ‘기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기법’, 혹은 ‘기교’는 무엇일까?

1. 문학이란, ‘기교의 총화’이다.
전술했듯이, 언어로 씌어진 것을 모두 문학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문학이 문학이게 하는 것’은 언어라는 수단만이 아니다. 빅또르 쉬끌롭스끼(Victor Shklovsky)는 문학을 ‘그것에 사용된 모든 스타일 상의 기교의 총화’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이 극단적인 정의는 ‘문학이 문학이게 하는 것’은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사용된 기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는 형식주의의 입장을 극명히 요약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i) 삶이 당신을 속이더라도 슬픔의 때가 지나면 기쁨의 때가 올 테니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ii) 삶이 당신을 속이더라도 /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 슬픔의 때가 지나가면 / 기쁨의 때가 오리니.
(알렉산드르 뿌쉬낀 - ‘삶이 당신을 속이더라도’ 중)

i)과 ii)는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ii)에는 시적 기법이 사용되어 i)과는 달리 ‘문학’으로 인정된다.

‘기법’에 주목하는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문학을 언어의 독특한 사용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 ‘독특함’은 실용적 언어에서 동떨어진, 무언가 ‘왜곡된’ 언어 사용으로 간주되었다. 실용적 언어가 일상적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된다면, 문학적 언어는 그저 우리가 사물을 일상과는 다르게 보도록 해 줄 뿐이라고 그들은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의는 ‘시’에나 적용될 뿐, ‘산문’에는 단순히 적용할 수 없다. 대부분의 산문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실용적 언어의 그것과 그다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피해가기 위해서 당시 학자들은 ‘문학성’에 대해 좀더 포괄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문학이 실용적 언어와 구별되는 것은, 문학은 ‘구성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시를 가리켜 ‘언어를 순전히 문학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상징주의자들이 시를 ‘무한한 것’, 혹은 추상적인 어떤 실재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파악한 반면, 쉬끌롭스끼를 비롯한 형식주의자들은 시에 대하여 현실적으로 접근함으로써 시를 ‘시이게’ 하는 작가의 여러 기법을 밝혀내고자 했다.

2. 문학이란 ‘낯설게 하기’이다.
우리는 매일 아침 똑같이 자명종 소리에 맞춰서, 혹은 가족들이 깨워서 잠에서 깨어 학교에 와서 똑같은 시간표에 맞추어 똑같은 강의를 듣는다. 똑같은 필통에서 똑같은 펜을 꺼내어 필기를 하며, 똑같은 선생님의 강의를 듣는다. 일상은 이렇게 ‘자동적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문학을 통해 만나는 사물들은 일상적이지 않다. 무언가 낯설다. <안나 까레니나>에서 안나는 어느 날 남편 까레닌의 귀가 매우 못생겼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불노리>에서 서정적 자아는 저녁놀이 질 무렵 강물을 바라보며 ‘괴상한 웃음’을 느낀다. 일상적인 인식대로라면 매일 보는 남편의 귀가 못생겼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되새길 일도 없었을 것이고, 저녁놀이 질 무렵의 강물을 바라본다고 해서 괴상한 웃음이라는 인식을 갖지는 못했으리라.
쉬끌롭스끼는 이러한 것을 ‘낯설게 하기’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를 비롯한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모든 것을 낯설게 하는’ 감각작용보다는 ‘낯설게 하기’의 효과를 가져오는 ‘기교’의 본질에 더욱 관심을 가졌다.

3. 네러티브 - 스토리(fabula)와 플롯(sjuzet)
<시학>의 여섯 번째 항목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롯을 ‘사건의 배열’이라 정의한다. 플롯은 그것이 기본으로 삼고 있을 줄거리와는 구별된다. 영화 <박하사탕>의 구조는 플롯과 스토리가 어떻게 다른가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좋은 예시이다. 영화는 시간상 가장 마지막에 위치해야 할 김영호의 죽음을 작품 맨 처음에 배치함으로써 작가가 의도한 대로의 메시지 전달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이렇듯, 시간 순서대로 흘러가는 스토리를 작가가 어떤 문학적인 의도로 재배치한 것을 플롯이라고 한다.
스토리와 플롯의 구별은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의 네러티브 이론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들은 플롯만이 문학적이며, 스토리는 단지 작가의 솜씨를 기다리고 있는 재료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에게 있어서 플롯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그것보다 훨씬 더 넓은 범주의 기교를 포함하고 있다.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소설의 형식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주제로부터 간혹 일탈하기도 하며, 인쇄되어 나오는 판형을 이용한 유희를 벌이기도 하고, 작품의 부분을 바꾸어 놓는가 하면, 쓸데없이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기도 하는데, 이런 모든 것들을 ‘플롯’으로 간주했던 것이다. 즉, 그들에게 있어서 ‘플롯’이란, ‘낯설게 하기’의 연장인 것이다.

4. 기교 대신 기능(function)을 - 지배소(dominant)
역사의 흐름에 따라 사상은 변화하고, 사상이 변화함에 따라 문학의 개념 역시 변화해 왔다. 즉, 문학적 기교의 가치와 의미 역시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해 왔다. 이런 변화와 더불어 ‘기교’의 개념 대신 ‘기능’의 개념이 등장했다.
동일한 기교라고 하더라도 다른 작품에서는 다른 심미적 기능을 지니고 있거나 혹은 완전히 자동화될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하오체’의 말투는 사극에서는 현실감을 나타내지만 인터넷에서는 DCinside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나타날 것이다. rhyme은 시에서는 당연히 지켜야 할 규범이지만 일상생활에서 rhyme을 지켜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주 우스꽝스러운 모습일 것이다.
고어적 어법과 같은 어떤 특정한 요소가 ‘소멸’된다면 플롯이나 리듬과 같은 다른 요소들이 그 작품의 시스템에서 지배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로만 야꼽슨(Roman Jacobson)은 이러한 요소를 ‘지배소(dominant)'라고 정의하였다. 지배소는 ‘다른 나머지 요소들을 지배하고 결정하며 변형시키는, 예술 작품의 중심적인 요소’로 정의된다. 지배소는 작품을 작품으로 결정화하는 초점을 제공할 뿐 아니라 작품의 통일성이나 총체적 질서를 가능하게 해 준다. 지배소의 개념이 등장함으로 인해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텍스트에 대한 시각을 ‘기교의 집합’에서 ‘기능적인 시스템’으로 바꾸어 갔다.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문학을 영원 불변의 유일한 가치로 판단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문학사는 오히려 영원한 혁명의 역사였다라고 말하는 편이 정확하다. 지배소의 개념 역시 이런 역동적인 가치관에서 나타난 것이어서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문학사를 설명하는 유용한 방법으로 지배소의 개념을 사용한다. 즉 시적 형식은 제멋대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소의 변화’의 결과에 의해 그렇게 되는 것이다.

5. 맺으며
러시아 형식주의는 사실 기교에 너무 천착한 나머지 다른 것들을 간과한 측면이 많이 있다. 하지만, 기교에 천착함으로 인해 그 동안의 문학비평 이론이 간과했었던 영역들을 발굴(?)할 수 있었다는 역사적 의의를 갖는 비평 이론이기도 하다. 문학을 문학 그 자체로서 바라보자는 주장은 이전의 작가주의 문학관과는 많이 다른 구조주의적 문학관의 시작이기도 하다.
문학이 ‘낯설다’는 것은 독자가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생각들에 빗대어 볼 때 낯설다는 의미이다. 러시아 형식주의 이론에서는 이전까지의 작가주의 문학관과는 달리 독자의 역할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받아들이는 수용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 비추어 작품을 해석하는 능동적인 비평가’의 입장으로 격상된다. 작가는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대화를 제시하고, 독자는 끊임없이 작가에게 질문을 던지는 관계인 것이다.
by hislove 2005. 5. 6. 04:35